美수출길 막히자…韓에 '초저가 가전' 쏟아내는 中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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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39만원 스마트폰 출시‘39만원짜리 게이밍폰, 67만원 양문형 냉장고….’
TCL은 냉장고·TV 가격 확 낮춰

샤오미코리아는 최근 서브 브랜드 ‘포코’를 한국에 선보였다. 대표 모델은 게임용 고사양 스마트폰인 ‘포코 X6프로’다.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의 가성비 모델인 ‘팬에디션’(90만원대)과 비슷한 하드웨어 성능을 갖췄지만, 가격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39만9000원으로 책정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와 64메가픽셀 카메라, 5000mAh 배터리 등을 적용했다. 프리미엄폰에 들어가는 ‘돌비 애트모스’ 스피커도 내장했다. 샤오미는 기존 제품 할인폭도 확대했다. 샤오미 스마트폰 중 가장 저렴한 ‘레드미 14C’ 128기가바이트(GB) 제품 가격을 15만원에서 12만원대로 낮췄다.
2023년 한국에 법인을 설립한 TCL도 가격 인하에 들어갔다. 70만원대에 팔던 600L급 양문형 냉장고를 60만원대로 낮췄고, 56인치 QLED 스마트TV 가격을 69만원에서 46만원대로 30% 내렸다.
중국이 초저가 공세에 나선 것은 미·중 관세전쟁으로 미국 판매가 줄어든 만큼 이 물량을 소화해줄 시장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IT 제품을 사용하면 개인 정보가 중국에 넘어갈 수 있다’는 보안 이슈로 국내에서도 중국산 제품 판매량은 주춤한 상황이다.
중국이 국내에서 가장 눈독을 들이는 시장은 1인 가구다. 삼성전자, LG전자가 상대적으로 덜 신경 쓰는 시장이어서다. 로보락은 지난달 20일 올인원 세탁건조기 ‘H1 라이트’를 한국 시장에 선보였다. 세탁과 건조 용량이 각각 10㎏, 6㎏으로 혼자 사는 자취방이나 오피스텔에 적합한 크기다. 가격은 169만원으로, 이보다 용량이 40% 정도 큰 한국 제품의 절반 수준이다. 10만원대 소형 냉장고도 온라인몰을 점령하고 있다. 중국 가전업체 미디어가 15만원에 내놓은 87L 냉장고는 온라인몰에서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