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일 "K뷰티, 트럼프 관세 전쟁에도 끄떡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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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일 더터닝포인트 대표
"관세 부과해도 가격 경쟁력 높아"
구다이 등과 스킨1004 공동 인수
"인디 브랜드 첫 매출 1조 겨냥"

사모펀드(PEF) 운용사 더터닝포인트의 서재일 대표(사진)는 지난 1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주요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최소 30~40달러지만, K뷰티는 대부분 10~15달러대”라며 “관세 10%가 아니라 25%가 붙는다고 해도 가격경쟁력을 지키면서 인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쟁자인 C뷰티(중국산 화장품)도 아직까지는 메이드 인 차이나 ‘딱지’에 대한 거부감이 커 위협이 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서 대표는 IBM컨설팅과 아모레퍼시픽 인수합병(M&A) 및 투자팀을 거쳐 2010년 최지훈 대표와 더터닝포인트를 설립했다. 글로벌 K뷰티 붐이 일기 전인 2016년부터 아미팜, 티르티르, 오호라 등 뷰티 관련 기업에 일찌감치 투자한 전문가다.
더터닝포인트는 지난해 K뷰티산업 ‘빅딜’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구다이글로벌, 미래에쿼티파트너스와 손잡고 ‘스킨1004’ 운영사로 유명한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의 지분 85%를 2456억원에 인수했다. 스킨1004의 2023년 기준 매출이 670억원대였지만 지난해에는 2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미국, 중국 등의 수출 비중은 98%에 달한다.
수많은 K뷰티 브랜드 가운데 스킨1004의 성장세가 특히 두드러지는 이유에 대해 서 대표는 ‘시장 선점’을 꼽았다. 그는 “미국에서 비건 화장품 원료인 ‘센텔라’를 치면 스킨1004만 뜰 정도”라며 “단순히 한두 개 히트 제품에 의존하지 않고, 비건 뷰티에서 확실한 카테고리를 선점했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1~3월 스킨1004의 매출이 전년의 2.5배를 웃도는 만큼 올해 연매출 5000억원은 물론 수년 내 인디 K뷰티 브랜드 최초로 매출 1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지난해 K뷰티 상위 세 곳의 점유율은 10%에 그쳤지만, 향후 5~10년간 활발한 인수합병(M&A)으로 상위 기업들의 점유율이 점점 높아질 것”이라며 “스킨1004처럼 성분 등 확실한 강점이 있는 기업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