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MIT처럼…연세대의 파격, 국내 최초 박사과정 전원에 장학금
입력
수정
지면A25
경제적 부담에 학위 취득 줄자연세대가 국내 대학 최초로 박사과정 대학원생 전원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 경제적 부담으로 학업 중단을 고민하는 박사과정생의 이탈을 방지하고 대학의 연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놨다.
2학기부터 선발절차 없이 지원

이번 제도 신설은 국내 박사 인력의 위기와 관련이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2023년 국내 박사학위 취득자는 1만7673명으로 전년(1만7760명) 대비 0.49% 감소했다. 2000년대 들어 매년 증가하던 박사학위 취득자가 줄어든 건 이때가 처음이다.
박사학위 취득자 감소의 원인으로는 경제적 부담이 지목된다. 연세대 대학원생의 연간 평균 등록금은 약 1260만원에 달한다. 생활비까지 포함하면 연간 2400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 주요 대학 공과대 교수 역시 “박사과정 진학을 고민하는 학생들을 상담할 때 가정 형편이 여유롭지 않으면 진학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취업 한파로 박사학위 소지자의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어 박사과정 선호도 역시 크지 않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발표한 ‘2024년 국내 신규 박사학위 취득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박사학위 취득자 중 미취업 상태로 구직 중이거나 당분간 구직 계획이 없다고 답한 비율이 29.6%나 됐다.
해외 유수 대학은 이미 박사과정생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하버드대는 박사과정생에게 연간 4만달러(약 5700만원)의 장학금과 생활비를 지원한다. MIT와 스탠퍼드대도 비슷한 수준으로 장학금과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
윤동섭 연세대 총장은 “우수한 인재가 연구와 학문에 몰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은 대학의 본질적인 역할”이라며 “이번 장학금은 연세대가 미래 학문 생태계를 선도하기 위한 투자이자 약속”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