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사교육비, 아빠 보다는…" 놀라운 결과 나왔다
입력
수정

9일 한국노동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가구 경제 및 부모 노동시장 특성별 자녀 사교육 격차와 추이’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해당 조사는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활용해 부모가 모두 있는 가구를 대상으로 2009년부터 2023년까지의 추이를 분석한 결과다.
부모의 근로소득을 저소득층, 중소득층, 고소득층의 세 분위로 나누어 자녀 1인당 월평균 실질 사교육비를 조사한 결과, 아버지의 소득에 따른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 사교육비 격차는 2009년 14만7000원에서 2022년 7만5000원으로 되레 줄었다. 반면 어머니 소득에 따른 격차는 같은 기간 12만9000원에서 24만4000원으로 두 배 가까이 벌어졌다. 어머니의 소득 수준이 사교육비 지출에 끼치는 영향이 더 커진 셈이다.
직종 간 사교육비 차이도 아버지보다 어머니들 사이에서 더 컸다. 2023년 기준으로 월평균 사교육비를 많이 지출한 직종은 전문 관리직, 사무직, 서비스직, 생산직 순이었다. 생산직 아버지를 기준으로 할 때 서비스직은 8만2000원, 사무직은 13만4000원, 전문관리직은 20만 3000원을 더 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어머니의 경우 생산직과 서비스직·사무직·전문관리직 간 사교육비 격차는 각각 월 11만6000원, 18만원, 25만 원으로 아버지 보다 더 컸다.
연구를 수행한 전정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원은 “아버지의 노동 시장에서 지위에 따른 사교육비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어머니의 경우 차이가 뚜렷했다”며 “추가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성별 임금격차나 직장 내 차별 등을 겪은 여성들이 노동 시장 안에서 지위에 더 민감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교육의 ‘대물림’에 대한 열망이 크다는 의미다.
한편 2023년 취학 자녀 한 명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009년 대비 16만7000원(43.5%) 오른 55만1000원을 기록했다. 교급에 따른 평균 지출액은 고등학생 78만5000원, 중학생 57만6000원, 초등학생 43만8000원으로 나타났다. ‘주로 이용하는 사교육 유형’도 학원 위주로 재편됐다. ‘학원’이라는 응답은 2009년 61.6%에서 2023년 79.2%로 치솟은 반면 과외는 같은 기간 7.6%에서 3.8%로 비중이 절반 정도 감소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