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회생 애플,또다시"中관세로 삼성 유리해져"로비 먹혔나?

트럼프 상호관세 발표 직후부터 로비해와
아이폰 87% 중국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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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대중 관세 145%로 지옥에 갈 뻔했던 애플이 스마트폰 등 관세 적용 예외 조치로 기사회생했다. 애플은 14일(현지시간) 미국증시 개장전 거래에서 6.4% 급등한 21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14일 CNBC에 따르면, 키뱅크 캐피털 마켓은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에서 ‘동일비중’으로 올렸다. 그러나 하향 조정한 목표주가 170달러는 그대로 유지했다. 이는 지난 주말 종가 대비 14.2% 하락을 의미한다. 여전히 애플에 대한 불확실성이 많다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키뱅크는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을 상호관세에서 제외한다는 트럼프의 금요일 지침이 애플이 직면했던 초유의 위기를 해소했다고 지적했다.

이 회사의 분석가 브랜든 니스펠은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스마트폰 관세 예외 조치는 애플에 대한 최상의 시나리오”라며 큰 위험이 제거됐다고 밝혔다. 관세 관련 위험으로 인해 애플 주가는 이 달 들어서만 10.5% 이상 하락했다.

그럼에도 분석가는 애플이 아직 완전히 위기를 벗어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분석가는 경기 둔화로 소비 지출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은데, 2026 회계연도까지 시장에서 보는 성장률 전망치가 여전히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분석가는 또 애플이 현재 진행중인 구글의 반독점 소송 위험도 크며 경쟁사에 비해 인공지능 전략에 대한 의구심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가 분석가들 48명 가운데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은 강력매수가 11명, 매수가 21명으로 여전히 매수 의견이 3분의1 가까이 차지한다. 평균 목표주가는 239달러이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애플은 트럼프가 중국산 수입품에 1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코로나 19 이후 최대 공급망 위기를 맞았다.

애플은 연간 약 2억 2,000만대~2억 3,000만대의 아이폰을 중국 등 아시아국가에서 생산해 그 중 약 3분의 1을 미국으로 수출한다. 모건스탠리의 추산에 따르면 아이폰의 약 87%가 중국에서 생산된다. 아이패드는 80%, 맥북의 60%도 중국에서 생산된다.

애플은 아이패드 매출의 약 38%는 미국에서, 맥과 애플워치· 에어팟 매출의 약 절반은 미국에서 발생한다. 그만큼 관세 영향이 절대적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4월 2일 트럼프가 상호 관세를 발표한 이후, 애플과 기술 회사의 로비스트들은 백악관에 면제를 요구해왔다. 애플은 트럼프1기때도 중국에 대한 관세에서 아이폰을 면제해주지 않으면 중국 의존도가 낮은 삼성전자가 우위를 점하게 된다며 트럼프 정부를 설득했었다.

애플을 비롯한 기업들은 트럼프정부에 미국내 투자를 늘릴 계획은 있어도 최종 조립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강조해왔다. 대신 미국은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다시 유치하고 반도체 생산 등에 대한 투자를 장려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수십 년간 애플의 제조 허브였던 중국과의 완전한 분리는 어려울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애플이 미국내에서 아이폰을 생산하라고 압박했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내 엔지니어링 및 제조 인력 부족으로 단기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