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50' 1위, 8번 중 6번 대통령 됐다…보수 대역전극 가능할까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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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윤석열만 예외

15일 한국갤럽 등 여론조사기관에 따르면 오는 6월3일 대선을 50일 앞둔 상황에서 이 전 대표는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11일 한국갤럽의 '장래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선 응답자 중 37%가 이 전 대표를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9%)과 홍준표 전 대구시장(5%),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4%) 등 경쟁자에 비해 큰 폭으로 앞섰다.
갤럽에 따르면 민주화 이후 13대 대선부터 지난 20대 대선까지 총 8차례의 대선 중 현재 시점에서 여론조사 1위 후보가 최종 승리한 경우는 6번이었다. 노태우·김영삼·김대중·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 모두 50여일 전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렸고, 최종적으로 대통령에 선출됐다. 여론조사에서의 지지도와 최종 득표율 간에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경우가 있었지만 대세는 그대로 유지됐다.
13대 대선에선 노태우 후보가 대선 59일 전 얻은 38.8%의 지지율에 근접한 36.6%를 득표해 당선됐다. 14대에선 김영삼 후보가 52일 전 29.3%로 1위를 기록한 후 대선에서 42.0%를 얻어 대통령이 됐다. 40.3%를 득표해 15대 대통령이 된 김대중 후보도 54일 전 34.3%의 지지율로 이미 1위를 기록한 상태였다.
17대에선 이명박 후보가 선거 1년 전부터 다른 후보들을 압도한 끝에 당선됐고, 18대에선 대선 54일 전 37% 지지율을 얻었던 박근혜 후보가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상황을 극복하고 최종 당선됐다. 박 전 대통령 파면 후 치러진 19대 대선에선 문재인 후보가 선거 기간 내내 1위를 달렸다.

윤석열 후보가 당선된 20대 대선은 55일 전인 2022년 1월13일만해도 이재명 후보가 37%로 앞서있었다. 윤 후보는 31%에 그쳤다. 대선 한달 전까지 두 후보의 지지율은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했다. 막판 윤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후 윤 후보의 미세한 우세가 나타났고, 대선에서 최종 승리했다.
21대 대선을 54일 앞둔 지난 11일 발표된 조사에서 1위인 이재명 전 대표(37%)와 2위인 김문수 전 장관(9%)의 선호도 격차는 다른 모든 대선 때보다 큰 차이다. 역대 대선에서 2위가 두자릿수 지지율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는 없었다.
이 때문에 보수 진영이 이런 상황에서 반전을 이뤄내기 위해선 예상을 초월하는 수준의 바람이 불어야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치권 바깥에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