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들 "중고교 통합하고 수능 여러번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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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수회, 교육개혁안 발표
"초등 6년-중등 6년 학제 개편안"
"수능 연 3~4회 응시 허용"
"인구감소·사교육 문제 해결 위해 근본적 변화 필요"

서울대 교수회가 이날 발표한 '대한민국 교육개혁 제안'에는 현행 중·고등학교 체제를 '중등학교 6년제'로 통합하는 학제 개편안이 담겼다. 교수회는 1952년부터 유지되어 온 '초등 6년-중등 3년-고등 3년' 체제를 '초등 6년-중등 6년'으로 재구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교수회는 "성격과 인성이 형성되는 초등 6년 과정에선 소양 교육을 중등 6년 과정은 기초 교육과 적성 탐색을 위한 커리큘럼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령 인구 감소에 대응하며 청소년기에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한 적성탐색을 위한 방안이란 설명이다.
대입 과정 관련해서도 혁신적인 개선안을 제시했다. 교수회는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1년에 수능 시험을 3∼4회씩 보고 최고 점수 혹은 점수의 평균치를 입시에 반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수능 과목을 최대한 다양화해 수험생들이 본인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 응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아직 적성을 파악하지 못한 학생을 위해 무전공(자유전공) 입학 확대도 제안했다. 특히 학과 단위보다 넓은 계열 단위로 학생을 선발한 뒤 전공을 고르게 하는 '광역 선발'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교육부가 각 대학에 모집 단위 결정 자율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내용도 추가했다. 지난해 서울대는 무전공 입학 인원을 전체 입학정원의 약 15%(400명)까지 확대하려 했으나 연기된 바 있다.
교수회는 이번 개혁안을 토대로 교육부, 각 시도 교육청과 정책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각 정당의 대선 주자들에게도 전달해 공약으로 논의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서울대 교수회에는 서울대 교수 2300여명 전원이 소속돼있다. 교수회가 교육 개혁 방안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수회는 "인구소멸 문제, 양극화, 사교육 문제는 단편적인 대책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교육체계를 근본부터 다시 세우도록 정부와 국민에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