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의 제니·리사, 떼창 터진 엔하이픈…美 코첼라 달군 K팝

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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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첼라, 이 순간만 기다렸잖아. 가자!"

그룹 블랙핑크 제니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대형 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서 '라이크 제니' 무대를 시작하기에 앞서 이같이 소리쳤다.

제니는 첫 솔로 정규앨범 '루비'가 바로 떠오르는 붉은 색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가죽 재킷에 커다란 벨트를 더한 파격적인 쇼트 팬츠, 카우보이모자, 선글라스, 롱부츠까지 마치 한 편의 서부 영화를 보는 듯한 강렬한 인상을 주며 '필터'로 공연을 시작했다.

제니의 코첼라 공연은 이번이 세 번째였다. 앞서 2019년과 2023년 블랙핑크로 코첼라 무대를 밟았었다. 솔로로 공연하는 건 처음이다. 정규 1집 '루비'로 본인에 대한 뛰어난 이해도와 곡 소화력을 입증해냈던 만큼 솔로 코첼라 무대에 팬들의 기대감이 높았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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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보란 듯이 충족시킨 제니였다. 파격적인 콘셉트를 앞세워 단순히 보여지는 것에만 집중하는 게 아닌, 음악과 무대 자체를 빛나게 하는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만트라', '핸들바스', '젠', 'F.T.S'까지 다채로운 퍼포먼스와 보컬적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풍성한 무대를 선보였다. 그의 라이브는 또렷하게 귀에 꽂혔고, 댄서들과 퍼포먼스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분위기를 달궜다. 관객들과 소통하며 무대를 즐기는 제니의 애티튜드는 가장 빛났다.

'라이크 제니'에서는 폭발적인 에너지를 쏟아냈다. 자신감 넘치는 표정과 무대 매너 하나하나에 어느새 K팝 아이돌이라는 이미지는 사라지고 팝스타 제니만이 무대에 남았다. 거친 랩을 내뱉는 모습에 '멋지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무대가 끝나자 관객들은 제니의 이름을 연호했다. '댐 라이트' 무대에서는 피처링으로 참여한 팝스타 칼리 우치스가 깜짝 등장해 함께 호흡하기도 했다.

제니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일지 몰랐다. 정말 많은 사람이 왔다. 오늘 밤 제 무대에 찾아와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사진=코첼라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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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에 앞서 블랙핑크 멤버 리사도 '코첼라'를 달궜다. 대형 스크린 가득 웅장한 영상이 플레이됐고, SF 콘셉트가 현장의 분위기를 확 바꿨다. 리프트 위에서 등장한 리사는 몸에 딱 붙는 은색 보디 슈트를 입고 '썬더'를 불렀다. 거침없이 무대를 누비며 노래했고, 댄서들과 합을 맞춘 퍼포먼스에도 빈틈이 없었다.

의상을 수시로 교체해 무려 4벌의 스타일을 선보였다. '락스타', '뉴우먼', '퍽업 더 월드', '칠', '라리사'까지 단독 콘서트를 보는 듯 알차게 구성한 무대로 관객들을 열광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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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그룹 엔하이픈 무대에서는 떼창이 터져 나왔다. '블록버스터'로 공연을 시작한 엔하이픈은 밴드 사운드 위에서 강렬한 랩과 보컬을 쏟아냈고, 특유의 '칼군무' 퍼포먼스까지 선보여 눈과 귀를 동시에 즐겁게 했다. '블레스드-커즈드', '파라독스 인베이전', 'XO', '데이드림', '문스트럭', '바이트 미' 등 다채로운 장르의 곡으로 폭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했다.

약 45분간 13곡의 라이브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공연 내내 떼창과 함성이 중계 영상을 뚫고 나왔고, 공연 종료 후에도 관객들이 "엔하이픈"을 연호했다. 엔하이픈은 "첫 코첼라 무대여서 너무 흥분된다. 오늘 밤은 확실히 역사에 남을 날이 될 것"이라며 감격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