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된 신안산선 공사현장서 하루 1600t씩 지하수 빼내며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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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면 3m 아래에 지하수 흘러
"지하터널 상부 유실 취약 가능성"
2019년 환경영향평가서도
"지하수 유출에 따른 지반 침하 우려" 제기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갑(대전 중구) 의원이 확보한 '신안산선 복선전철(본선 1구간) 민간투자사업 환경영향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에 붕괴 사고가 발생한 제5-2공구 5번 환기구 현장에선 하루 평균 1626t의 지하수가 배출됐다.
같은 공구에 있는 7번 환기구 현장의 경우 최근 측정치인 지난해 1분기 116t의 지하수가 배출됐지만, 같은 기간 5번 환기구 현장에서는 8배가 넘는 946t의 물이 나왔다. 시점에 따라서도 지난해 1분기 946t이었던 지하수는 2분기 1223t, 3분기 1386t으로 점점 늘어나더니 4분기에는 1600t을 넘긴 것이다.
보고서의 현장 설계도면을 보면, 붕괴 지점 주변 지표면의 3m 아래에 지하수가 흐른다. 지하터널 상부에서 다량의 지하수가 유실에 취약한 모래질 토양을 쓸어내 붕괴 원인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해당 사업에 대해 2019년에 실시한 환경영향평가에서도 "본 사업은 도심구간 지하공간에 다수의 시설물 실치를 계획하고 있어 대규모 지하수 유출에 따른 지반침하 등 구조물의 안정성 문제와 인근 지하수 시설에 대한 영향(수위강하 등)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제시돼 있다.
보고서에는 해당 사업에 대한 관계기관의 평가 내용도 들어 있는데 환경부는 "대규모 지하수 유출에 따른 지반 침하 등 구조물 안정성 문제와 인근 지하수 시설에 대한 수위 강하가 우려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 11일 오후 3시 13분께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에서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지하터널 공사 현장과 상부 도로가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50대 작업자 1명이 실종됐다. 그는 지하 35~40m 지점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