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부터 시켰는데 이럴 줄은"…조기 사교육 결과에 '화들짝'

교육부, 조기 사교육 관련 직원 교육
주제는 '영유아기 사교육, 정말 필요한가?'
언어·문제해결 능력 향상 없어
오히려 자존감 저하 우려
초등학교 진학 후에도
학업 성취도 향상 효과 미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4세 고시', '7세 고시'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영유아기 사교육이 과열되는 가운데, 이러한 조기 사교육이 아이들의 발달과 학업 능력에 실질적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히려 과도한 사교육은 아이들의 놀이와 휴식 시간을 빼앗아 전인적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교육부는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영유아기 사교육, 정말 필요한가?'를 주제로 직원 교육을 실시했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김은영 육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발표한 '영유아기 사교육 경험과 발달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영유아 사교육의 실질적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영유아기 사교육 경험은 단기적으로 아이들의 언어능력이나 어휘력 향상과 상관관계가 없었다. 문제해결 능력 발달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사교육에 경험이 많은 아이일수록 자존감도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는 점이다. 성실성, 개방성, 타인 이해 등 정서·행동 특성과도 사교육 경험은 의미 있는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장기적 관점에서 살펴본 결과도 비슷하다. 영유아기에 받은 사교육은 초등학교에 초등학교 진학 후 학업 수행 능력에도 큰 효과를 미치지 않았다. 자아존중감이나 삶의 만족도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영향은 없거나 일부 부정적 효과가 관찰됐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아동의 지능지수와 가구 소득, 부모 학력 수준 등 여러 변수를 통제했음에도 사교육의 독립적 효과는 미미했다"며 "이는 사교육 효과가 과대 평가됐을 가능성과 함께 아동 발달에 사교육 외 다른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영유아 발달에 적합한 양육·교육 방법 등에 관해 전문적이고 정확한 정보 제공을 위한 온라인 콘텐츠 제작·송출 등으로 영유아 사교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해 나가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