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달 탐사용 로봇 배송 · 우주 호텔 건설에 한국 참여해야"

제4차 한미 민간우주대화 워싱턴D.C서 열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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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항공우주국(NASA)의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길을 넓히기로 했다. 위성 등 우주의 감시정찰 자산을 토대로 한 양국의 해양 안보 협력도 확대될 전망이다.

우주항공청과 외교부는 14일 미 워싱턴D.C에서 '제4차 한·미 민간우주대화'를 열었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직 시절 이 회의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에선 우주청과 외교부를 비롯해 해양경찰청 농업진흥청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이 참여했다. 미국 측에선 국무부와 상무부, NASA와 함께 해양대기청(NOAA), 해양정보통합국(NMIO), 연방통신위원회(FCC)에서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했다.

양측은 한국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참여 확대와 아르테미스의 하위 프로젝트인 CLPS(클립스:상업용 달 탑재체 운송 서비스) 참여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무인 달 궤도 비행 시험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1호는 2022년 11~12월 이뤄졌다. 우주 비행사가 달 근처를 근접 비행하는 2호, 달에 착륙하는 3호 프로젝트가 각각 2026년, 2027년 예정돼 있다.

CLPS는 지난해 초부터 진행중이다. 달에 우주인 거주지를 마련하기 전 지형 조사와 희귀 광물 탐사 목적으로 로봇과 각종 자재를 보내는 프로젝트다. 탐사용 로봇을 실어 달로 발사한 아스트로보틱, 인튜이티브머신스, 파이어플라이에어로스페이스 등 우주 스타트업들이 CLPS에 참여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도 CLPS 멤버다.

NASA가 계획중인 저궤도 상업 우주정거장(CLD) 프로그램에 한국을 참여시키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CLD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대체할 우주인 거주용 대형 민간 구조물을 말한다. 현재 지구 상공 약 400km를 돌고 있는 ISS는 노후화가 심해 퇴역이 예정돼 있다.

한국이 개발 중인 지역항법시스템(KPS)과 미국의 GPS 간 연동 방안도 논의됐다. KPS는 2035년까지 3조7000억여 원을 들여 정지궤도 위성 3기와 경사궤도 위성 5기를 발사해 GPS 오차를 cm 단위까지 줄일 항법 인프라를 만드는 사업이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상용화 등의 기초 인프라로 꼽힌다.

위성을 활용한 해양 영역 감시정찰이 국가 안보에서 점점 중요해짐에 따라 한국 해경과 미 국가해양정보통합국 간 정보 공유와 협력 방안도 논의됐다.

이번 회의 수석대표는 존 리 우주청 임무본부장과 한민영 외교부 기후환경과학외교국장이 맡았다. 미국 측은 라히마 칸다하리 국무부 과학·기술·우주 담당 부차관보와 카렌 펜드스타인 NASA 국제협력국장이 맡았다. 각각 30여 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우주 정책·탐사·과학·항법 ·상업·규제, 지구 관측 및 우주 기상, 글로벌 협력, 우주를 활용한 해양 감시, 우주 교통 10개 분야에 대해 논의했다. 나아가 한국과 미국, 그리고 일본 3국 간 상업 우주 분야 협력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양국의 우주 정책이 갖는 외교와 안보, 경제적 함의에 대해 포괄적으로 의견을 주고받았다"며 "차기 회의는 2027년 한국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