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속았수다'에 '야당'까지…박해준은 다 잘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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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빠죄아' 박해준의 변신은 계속
"워낙 다른 색깔의 작품, 관객 반응 궁금해요"

"사랑에 빠진 건 죄가 아니잖아." 드라마 '부부의 세계' 속 대사로 '국민 욕받이'에 등극한 배우 박해준이 '폭싹 속았수다'를 통해 '국민 남편'으로 등극하더니 이번엔 집요한 형사로 분했다. 오는 16일 개봉되는 영화 '야당'(감독 황병국)을 통해서다.
15일 만난 박해준은 '폭싹 속았수다'와 '야당'을 연달아 선보이게 된 소감에 대해 "드라마면 드라마대로 여운이 있어서 계속 '관식'으로 유지하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야당'을 위해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해준은 연극 무대로 연기를 시작해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전천후 활약을 하고 있다. '독전'에선 포마드 머리에 화려한 슈트를 입고 중간 보스 박선창 역을 연기해 대중을 놀라게 하더니 '부부의 세계'에선 희대의 불륜남 이태오를 연기했다.
여기에 '서울의 봄'에선 노태우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노태건 역을 맡아 천만 배우에 등극했고, '폭싹 속았수다'에선 애순(문소리)만 바라보는 한결같은 남편 관식으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아냈다.최근엔 '중년 아이돌'이라는 수식어가 생길 정도로 큰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meta_1}}/
"정말 좋아해 주시는 것 같은데 너무 감사하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중년 아이돌'처럼 사는 방법을 제시해 주시면 좋겠어요. 우리 회사(소속사)에 그런 것에 익숙한 사람도 없고, 방법을 몰라요. 아이돌로 한동안 살아보는 것도 좋지 않나 싶은데 방법을 몰라서 이대로 살려고요. (웃음)"
박해준 아내는 "오빠는 관식이랑 가까운 면이 너무 많아"라고 평가했다고. 그런 그가 '야당'에선 한번 물면 절대로 놓치지 않는 집념의 마약수사대 형사 오상재 역을 맡았다. 그는 마약범들을 공포에 떨게 만드는 일명 '옥황상제'로 불린다.
박해준은 '야당' 개봉을 앞두고 "요즘 영화가 귀해서 기대되고 관객들이 어떻게 볼지 궁금하다"며 "이 영화는 너무나 재밌고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다. 그래서 잘 될 것 같기도 하고,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나의 결혼 원정기'를 연출하고 '부당거래', '베테랑', '내부자들', '서울의 봄' 등에 조단역으로 출연한 황병국 감독의 작품이다. 박해준은 '서울의 봄' 촬영장에서 황 감독을 만난 기억을 떠올렸다.

박해준은 황 감독이 '야당'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고 했다. 그는 "오랫동안 연출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지 정말 디테일 하셨다"며 "생각한 게 있으면 집요하게 얻어내려고 하시고 후반작업도 길었다. 그래서 완성도가 높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야당'으로 다른 이미지의 캐릭터를 연기한 것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한 캐릭터에 머무르는 것 보다 빨리 전환해서 '이런 면도 있었네'를 보여줄 수 있게 되어 개인적으로 '야당'은 고마운 작품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한 작품의 특정 캐릭터로 기억해 주는 분도 고맙지만, 여러 가지 역할을 잘해 낼 수 있는 배우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게 배우로서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어렸을 때 주변에서 잘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는데 요즘에 들으니 부끄럽습니다. 사실 속은 촌스러워요. '된장'같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좀 들뜨기도 했지만, 촬영에 들어가면서 차분하게 마음을 가다듬고 있죠. 인기를 누리고 있냐고요? 나이가 좀 더 들어서 '노년 아이돌'이 될 때는 인생의 막판이니까 준비해 보려고 해요. 아이돌 수업은 그때 들어볼게요."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