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년대 서울 모습 본다"…국내 첫 사진 전문 공립미술관 개관

서울시립사진미술관
준비 10년만에 도봉구 창동에서 개관

과거 서울 모습·예술인 사진 등
작품 2만여 점 이상 소장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전경. /사진=서울시립미술관, 정지현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전경. /사진=서울시립미술관, 정지현
국내 첫 사진 전문 공립미술관이 내달 서울 도봉구 창동에서 문을 연다. 1929년 한국인 최초 개인사진전을 연 정해창의 사진부터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발레리나 강수진 등 명사들의 사진을 포함해 2만여 점의 소장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서울시는 내달 29일 ‘서울시립사진미술관’을 개관한다고 밝혔다. 2015년부터 서울 동북권에 미술관을 유치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한 지 10년 만이다.

서울시립사진미술관은 연면적 7048㎡,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의 건물로, 서울시립미술관의 분관으로 운영된다.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전경. /사진=서울시립미술관, 정지현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전경. /사진=서울시립미술관, 정지현
오스트리아의 건축가인 믈라덴 야드리치와 한국의 윤근주 건축가가 협업해 사진의 ‘픽셀’을 형상화한 독창적인 외관을 설계했다. 한장 한장의 사진 인화지가 미끄러지는 듯한 역동적인 느낌의 외형이다. 사진이 ‘빛으로 그린 그림’이라는 점에 착안해 공간 구성에서도 빛과 색을 강조했다.

서울시는 현재까지 각종 사진, 필름 등 1만3000여 점의 작품과 국내 유수의 사진작가 26명의 작품 7000개 이상을 수집했다. 1950~80년대를 중심으로 당시 시대상을 볼 수 있는 풍경·인물 사진 등이 주를 이룬다.

시는 한국 기록사진의 개척자로 여겨지는 성두경 작가가 촬영한 1950~60년대 서울의 경관, 유품 일체를 기증받았다. 또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발레리나 강수진, 백건우와 같이 문화예술계 인사의 인물 사진을 촬영한 이은주 사진가의 작품들도 포함됐다.

개관과 더불어 특별전을 진행한다. 특별전에서는 ‘광(光)적인 시선’이라는 대주제로 사진이라는 매체의 본질과 예술성을 세 개의 전시를 통해 집중 조명한다.

먼저 ‘스토리지 스토리’ 전시는 사진미술관 건립에 얽힌 작가들의 기억과 해석을 담아낸다. 다음으로 ‘광채: 시작의 순간들’에서는 한국 예술사진의 태동기부터 거장들의 대표작을 소개한다. 마지막 특별전은 오는 12월 공개 예정이다.

전시 외에도 시민 참여형 교육 프로그램과 사진 관련 전문 자료 열람이 가능한 포토 라이브러리, 포토 북카페, 암실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마련된다. 미술관 내 교육실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 일반인 대상의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지난 11일 촬영된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전경. /사진=서울시립미술관, 정지현
관람은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가능하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주말·공휴일은 계절에 따라 일정이 유동적이다.

모든 전시는 무료 개방된다. 전시 정보는 인스타그램, 엑스, 유튜브, 페이스북 등 서울시립미술관 소셜미디어(SNS)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서울시립사진미술관은 사진을 예술적 매체로 접근해 작가와 시민이 함께 소통하고 연구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사진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고, 한국 사진예술 연구의 허브로서 공공미술관의 새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