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라티스 공장 인수' 인벤티지랩 "내년부터 비만약 임상 시료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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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증축 후 내년부터 공장 본격 가동
BI 비만약 상용화 시 추가 계약 가능성
동물약 매출 이르면 2028년부터 기대

15일 경기 성남시 삼평동 본사에서 만난 김주희 인벤티지랩 대표는 큐라티스 인수로 대량생산 역량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벤티지랩은 지난 1월 250억원을 투자해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시설을 보유한 큐라티스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해당 공장은 완제의약품(DP) 기준 1년에 5000만 바이알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 시설이다.
큐라티스의 시설은 메신저리보핵산(mRNA) 생산에 특화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벤티지랩은 올해 안에 일차적으로 주사제 생산을 증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개념 설계는 마친 상태로 시스템 구축 및 최적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지질나노입자(LNP) 제조 장비인 '핸디진'을 비롯해 자사의 장비는 모듈형으로 제작돼 있어 수월하게 증설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인벤티지랩은 내년부터 임상 시료를 생산해주는 서비스를 먼저 시작할 계획이다. 유한양행과 공동 개발 중인 장기지속형 비만약이 첫 주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인벤티지랩은 지난해부터 유한양행과 세마글루타이드(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성분), 터제파타이드(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 성분)를 장기지속형으로 개발하고 있다. 또 종근당과 개발 중인 장기지속형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도네페질)도 생산이 계획돼 있다.
증축이 끝나면 곧바로 생산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큐라티스가 공장을 처음 지을 때부터 백신뿐 아니라 케미컬 주사제로도 생산 인증을 받아뒀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큐라티스를 선택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며 "주사제를 생산하는데 전혀 제약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GMP 시설은 3년에 한 번 인증을 갱신해야 하는데 큐라티스는 이 작업을 지난해 마쳐 당장 가동하는 데도 문제가 없다.
김 대표는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큐라티스가 제시한 매출 100억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호주에서 임상 1/2상을 진행 중인 장기지속형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와 호주에서 임상 1상 중인 약물중독 치료제 등을 우선 생산할 것"이라며 "위탁생산(CMO) 요청도 여러 기업에서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BI)과 공동 개발 중인 비만약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김 대표는 "제형을 확정하는 것까지 우선 계약이 돼 있는 상황"이라며 "만약 인벤티지랩의 제조 기술을 활용하게 되면 이 부분은 별도 계약할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큐라티스 공장 내 생산시설을 갖추고 직접 생산하는 방향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벌써 3년째 협업 중인 프랑스 동물용의약품 기업 버박과의 진행 상황도 공유했다. 이들은 공동으로 화학적 거세제 등 반려동물 관련 적응증 약을 개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유럽에서는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 외과적 수술을 지양하는 추세"라며 "지난해에만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낸 약을 장기지속형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약은 최대 3000만 유로 규모로 인벤티지랩은 이르면 2028년부터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