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뛰어넘었다"…연세대에 '20억 쾌척' 61학번 회장님 [이미경의 옹기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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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중 크로바케미칼 회장
모교 연세대에 20억원 기부
"경제적 어려움 겪는 학생 돕고피"
"자신만의 경쟁력으로 블루오션 만들어야"
'극일(克日)' 가슴에 품고 '한 우물 파기'
아시아 최대 정밀화학물 포장용기 업체로 '우뚝'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환경을 극복하고 자신만의 블루오션을 개척해 나가길 바랍니다.”

정밀화학물 포장용기업체인 크로바케미칼의 창업주인 강 회장은 이날 연세대에 20억원을 기부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61학번인 그는 가난했던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이 희망을 꿈꿀 수 있는 씨앗을 심어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강 회장을 ‘블루오션 개척자’로 평가한다. 그가 회사를 설립하던 1976년엔 위험물질을 담는 특수 용기를 제조하는 업체가 국내에 전무했다. 강 회장은 국내 정밀화학 산업이 발전하려면 화학제품을 담는 특수 용기도 한국에서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해 이 시장에 뛰어 들었다.
사업 초기 165㎡ 남짓의 공장에서 시작했던 크로바케미칼은 이제 매출 1460억원의 아시아 최대 정밀화학물 포장용기 업체로 우뚝 섰다. 강 회장은 “사실 우리가 진출한 산업은 이미 일본과 독일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던 치열한 시장이었다”며 “독자적인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치열한 레드오션을 우리만의 블루오션으로 바꾼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지금까지도 위험물질 용기 제조업에만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사업이 번창하면서 부동산 투자나 다른 분야로의 사업 확장을 권유받는 일이 많았지만 제조업이야말로 대한민국 경제의 근간이라는 신념으로 ‘한 우물 파기 전략’을 고수해왔다. 그는 창업을 꿈꾸는 젊은 세대에게도 “한 가지 일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경쟁력을 확보하라”고 조언했다.
실패와 고난 앞에서도 좌절하지 말 것도 당부했다. 그는 “뼈저린 가난이란 말은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상상도 못한다”며 “하지만 그 생활 속에서도 희망을 갖고 정진했던 것이 지금의 나와 우리 회사를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회사를 경영하면서 오일 쇼크, 외환 위기 등 수많은 시련을 겪었다”며 “절망의 시기에도 다시 일어설 용기만 있다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건 좌절의 순간에도 다시 일어설 용기를 잃지 않는 것”이라고 청년들을 격려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