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에 구리·플래티넘·은값 급락…"광물시장 불확실성 증대"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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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에 의해 경기 풍향계 역할을 하는 구리 가격이 큰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품목별 관세 제 1타깃이 된 자동차 산업의 동향에 민감한 플래티넘 가격도 급락세다. 주요 광물들이 트럼프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선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광물시장 불확실성 증대

15일 한경에이셀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구리 가격은 t당 9212달러다. 지난달 25일 고점이었던 t당 9982달러에 비해 7.7% 떨어졌다. 트럼프 보편 관세 시행 직후인 지난 7일 8830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 3개월물 구리 가격은 t당 8780달러까지 하락했다가 2시간여 만에 1000달러 가까이 반등하는 등 2009년 이후 최대 일중 변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반적인 가격하락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불확실성이 증대되자 변동성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산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플래티넘 가격은 지난 7일 올들어 처음으로 t당 894달러로 떨어졌다. 14일 948달러까지 회복했지만 1000달러가 넘었던 3월달 가격에는 못미치고 있다. 경기에 민감한 은 역시 지난 7일 29.51달러까지 급락하며 30달러선이 깨졌다.

○경기침체에 자동차, 노트북 안산다

경기동향에 민감한 광물들이 트럼프 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방향으로 가격이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리는 건설, 제조업, 전기차, 전선 등 거의 모든 산업현장에 소재로 사용돼 '닥터 코퍼'라고 불린다. 경기침체가 예상되면 가격 하락이 나타난다. 트럼프 관세정책이 본격화된다면 각종 산업에서 구리를 덜 쓸 것이란 예상이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는 의미다.

플래티넘은 자동차 부품 및 귀금속으로 쓰인다. 특히 자동차 전세계 40% 가량의 플래티넘이 자동차 산업 수요다. 배기가스 정화 장치 등에 사용된다.

자동차 산업은 경기침체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비재다. 경기침체로 소득이 줄어들면 가장 먼저 지출 우선순위를 미루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동차 시장이 직접적으로 트럼프 정부의 타깃이 되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다음달 2일부터 25%의 품목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고 있다. 미국밖에서 생산되는 전세계 자동차는 물론 해외 부품을 쓰는 자국 자동차 산업까지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플래티넘 가격의 급락은 전세계 적으로 자동차 재고 등이 쌓여 플래티넘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시장은 보고 있다는 의미다.

은의 움직임 역시 비슷하게 해석된다. 은은 스마트폰, 노트북 등 전자제품에 많이 사용되는데 모두 경기침체 민감하게 반응하는 품목인데다, 품목별 관세로 가격 상승이 예고돼고 있는 상품들이다. 은은 자산으로서 투기적 수요가 존재하기도 하지만 현재는 부정적인 전망에 기댄 수요 부진이 투기적 수요 증가세를 압도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