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車 기업 도울 것"…현대차그룹株 동반 질주

車 부품 등 관세 완화 시사에
현대차 4.3%·기아 3.3% 상승
성우하이텍·화신 등도 뛰어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 제조업체와 자동차 부품업체의 주가가 15일 동반 상승했다. 미국이 자동차 관련 관세를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이날 4.29% 상승한 18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기아는 3.37% 올라 8만5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부품 기업도 대부분 크게 올랐다. 자동차 범퍼 등을 생산하는 성우하이텍은 7.72%, 조향 장치 제조사 화신은 6.99% 뛰었다. HL만도(6.23%), 에스엘(5.94%), 한온시스템(3.16%)도 상승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관련 품목 관세 완화 조치를 시사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자동차 기업을 도울 방법을 모색 중”이라며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옮기려는 기업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일부터 국가별 상호관세 조치와 별도로 수입 자동차에 관세 25%를 부과하고 있다. 다음달 3일부터는 엔진, 변속기 등 자동차 핵심 부품에도 25% 관세를 매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완화 여부가 국내 완성차·부품 기업 실적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와 차량 부품은 한국의 최대 대미 수출 품목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한 완성차 413만 대 중 273만 대가 해외에서 팔렸다. 이 중 절반 이상인 143만 대는 미국을 향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관세 25%를 그대로 적용하면 국내 완성차 기업의 영업이익이 연간 최대 10조원가량 쪼그라들 것으로 본다. 관세를 반영해 현지 가격을 올리면 그만큼 수요가 줄고,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면 마진을 희생해야 한다. 작년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 171만 대 중 미국 내 생산량은 42%인 71만 대에 그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