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韓, AI 인재 순유출국…1년 만에 더 악화됐다"

스탠퍼드대 HAI 보고서

트럼프 정부 다양성 정책 폐기
"인재 유턴시킬 기회로 삼아야"
글로벌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기업의 AI 인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15일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의 ‘AI 인덱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AI 인재 유출입지수는 악화했다. 2023년 -0.30에서 지난해 -0.36으로 하락했다. 마이너스는 특정 국가에 유입된 인재보다 해외로 빠져나간 인재가 더 많다는 의미다.

HAI는 글로벌 채용 플랫폼 링크트인에 등록된 회원 1만 명당 AI 관련 인력 이동 추이를 조사해 매년 결과를 발표한다. AI 인재 순유입국 중에선 정부 주도로 AI산업에 거액을 투자하는 아랍에미리트(UAE)가 1위를 차지했다. 2023년 1.48에서 2024년 4.13으로 급격히 높아졌다. 각각 딥엘, 미스트랄AI 등 글로벌 최고 수준의 AI 기업이 잇달아 나온 독일과 프랑스도 지난해 2.13, 0.34를 기록했다.

AI업계에선 한국 등의 AI 인재를 미국이 빨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진단한다. 이와 관련해 생성형 AI, 대규모언어모델(LLM) 등을 주로 연구하는 윤성로 서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연구실에서 최근 1년 동안 박사 학위를 받은 연구자 12명 중 4명이 미국행을 택했다. 2명은 엔비디아, 2명은 아마존에 취업했다. 윤 교수는 “해외 빅테크는 급여 수준이 높은 데다 고사양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연구 인프라도 충분해 연구 성과를 내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사이에선 최근 미국이 다양성 정책을 폐기해 글로벌 AI 인재의 미국 입국이 어려워진 만큼 AI 인재를 한국으로 ‘유턴’시킬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