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덕수에 "미국과 관세 협상 전면 나서지 말라"

대선후보 거론되는 韓대행 견제
민주당 "굳이 서두를 이유 없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15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관세 협상을 벌이는 데 대해 “권한도 책임도 취약한 ‘대행 정부’가 막대한 국익이 걸린 관세 협상의 전면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한 권한대행 체제의 ‘과도 정부’가 독단적으로 협상에 나설 게 아니라 민주당이 다수인 국회와 소통하며 대미 관세 대응을 해야 한다는 취지다. 보수 진영 후보로 한 권한대행이 거론되는 것을 의식해 견제하는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진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미국 정부가 한국을 통상 협상 최우선 대상국으로 꼽았다고 한다”며 “우리의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이런 미국의 의도와 판단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 권한대행은 ‘마지막 소명’이라며 협상을 서두르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또 진 의장은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협상을 서둘러야 할 이유도 크지 않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국가의 상호관세 부과를 유예하고, 특정 품목은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상황 변화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협상을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진 의장은 국회 차원의 통상대책특별위원회 구성을 재차 제안했다. 그러면서 “한 권한대행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성급한 관세 협상이 아니다”며 “대선 출마 입장부터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 나와 “다음 정부에서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더라도 지금은 상대(미국 정부)가 있다”며 “지금 상황에서 국익을 위해 상대방과 협상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본다”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