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에서 수소 뽑아낸다"…현대차 '실험실' 인니로 확장

해외 첫 자원순환형 실증 사업
수소산업 밸류체인 구축 나서
현대자동차그룹이 음식물 쓰레기와 가축 분뇨 등으로 수소를 만드는 ‘자원순환형 수소 솔루션’(Waste-to-Hydrogen·W2H)을 인도네시아에 처음 도입한다. 유기성 폐기물에서 발생한 메탄을 정제해 나온 바이오가스를 수소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현대차그룹은 1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글로벌 수소 생태계 서밋 2025’에서 이런 계획을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정부, 국영 에너지기업 페르타미나홀딩스와 함께 추진 중인 ‘인도네시아 W2H 수소 생태계 조성 프로젝트’를 구체화한 것으로, 현대차그룹의 해외 첫 W2H 실증 사업이다.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 자바주 반둥시 인근 사리묵티 매립지를 활용한다. 이 매립지에선 반둥시에서 매일 발생하는 1500t 안팎의 폐기물 중 80%가 처리된다. 현대차그룹은 우선 사리묵티 매립지를 복토해 자연재해를 예방한 뒤 2027년까지 매립지에서 추출한 바이오가스를 현대로템의 수소 개질기(추출기)를 이용해 청정 수소로 변환할 계획이다. 관련 설비는 연내 착공한다.

사리묵티 매립지를 활용한 이번 사업은 청정 수소 생산 거점 마련뿐만 아니라 쓰레기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또 페르타미나홀딩스가 제공한 부지에 수소 충전소 구축을 완료하고, 수소 운반 및 수소 모빌리티 활용 등 수소 밸류 체인 전 과정에 걸쳐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수소협회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바흐릴 라하달리아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현지 정부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전개 중인 자원 순환형 수소 생산 실증 사업을 해외로 확장한 첫 사례”라며 “인도네시아 정부, 기업과 협력해 수소 생산을 확대하고 수소 사회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국내에선 충북 충주시 음식물 바이오센터의 수소 생산 실증 사업, 청주시 공공하수처리장의 청정 수소 생산 시설 구축 사업 등을 하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