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덕수 탄핵…고심하는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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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규·함상훈 재판관 지명 위헌"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카드를 다시 검토하고 있다. 한 권한대행의 이완규·함상훈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이 위헌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권한대행의 대선 차출론이 이어지자 그를 견제하기 위한 카드로 탄핵을 고민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선 차출론에 견제구 분석도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원내지도부 소속 일부 의원은 15일 의원총회가 비공개로 전환된 직후 한 권한대행을 탄핵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한 권한대행이 여야 양해 없이 대정부질문에 출석하지 않았고,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김우영 등 일부 의원도 한 권한대행의 탄핵에 동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민희 의원 등은 민주당 의원들의 SNS 단체대화방에서 한 권한대행 탄핵을 주장했다고 한다.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권한대행은 국민의힘에서 (대선 후보) 추대설이 솔솔 나오니 제대로 ‘난가병’에 걸려 국회를 무시하기로 한 것이냐”며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고, 국회도 무시하는 행태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원내지도부가 한 권한대행 탄핵이 필요하다고 보는 상황이어서 탄핵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무소속 후보로 출마해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현재까지는 이재명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율에서 크게 앞서고 있지만, 한 권한대행이 나설 경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재선 의원은 한경과의 통화에서 “생각보다 많은 의원이 한 권한대행 출마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며 “한 권한대행을 탄핵해 그 가능성을 더 줄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한 권한대행 탄핵을 시도할 경우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 권한대행에게 출마 명분을 줄 수 있다는 반론 또한 나온다.
한 의원은 통화에서 “미국과 관세협상을 앞둔 중차대한 시기에 민주당이 한 권한대행을 탄핵하면 ‘반미(反美)’ 프레임에 걸려들기 좋다”며 “오히려 한 권한대행이 탄핵안 처리 직전 자진 사퇴하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16일 한 권한대행 탄핵 소추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만약 탄핵하기로 결정하면 17일 본회의에서 표결할 가능성이 크다.
최형창/한재영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