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시간 베란다 갇힌 할머니…'이것' 이용해 SOS 보냈다

보자기와 옷가지를 엮어 베란다 밖으로 길게 늘어뜨린 A씨의 구조 신호. /사진=연합뉴스 (종로경찰서 제공)
보자기와 옷가지를 엮어 베란다 밖으로 길게 늘어뜨린 A씨의 구조 신호. /사진=연합뉴스 (종로경찰서 제공)
서울의 한 고층아파트 베란다에 갇혀 18시간 고립된 독거노인이 '필사의 구조 신호'를 보내 이를 알아챈 경찰관에게 무사히 구조됐다.

15일 종로경찰서는 교남파출소 소속 유재일 경사와 김두태 경장이 지난 12일 오전 10시께 종로구 독립문역 인근 아파트에서 베란다에 갇힌 70대 할머니 A씨를 구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1일 오후 4시께 화분에 물을 주러 베란다로 나갔다가 문이 잠기면서 약 18시간 동안 베란다에 갇혔다.

A씨의 집은 13층 고층인 데다 아파트 앞 도로는 차량 통행이 잦아 A씨의 구조 요청 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12일 새벽에는 눈까지 내려 자칫 저체온증으로 생명이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A씨는 베란다 한편에 쌓아둔 보자기와 옷가지들을 하나씩 묶어 기다란 줄을 만들어 베란다 밖으로 길게 늘어뜨렸다. 누군가 알아봐 주길 바란 A씨의 필사적인 '구조 신호'는 다행히 순찰 중이던 유 경사와 김 경장의 눈에 띄었다.

12일 오전 10시께 독립문역 인근을 순찰 중이던 두 사람은 아파트 단지 내 베란다에 길게 늘어진 천 조각을 발견하고 '무슨 일이 있다'는 것을 직감해 해당 아파트로 이동했다.

A씨 집의 위층으로 올라가 베란다에서 A씨의 상태를 확인한 경찰은 현관문 비밀번호를 파악해 집 안으로 진입, A씨를 무사히 구조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