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MH, 미국·중국 수요 악화로 예상밖 매출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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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덜 타는 사치품도 중국 등 수요 감소 영향 커져
에르메스에 시가총액 한 때 추월당해

1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LVMH 그룹은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보다 3%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분석가들은 전년대비 증가를 예상해왔다.
와인과 주류 매출이 9% 감소해 가장 크게 줄었다. 이는 지정학적 긴장으로 미국과 중국에서 코냑 수요가 급격히 악화된 영향이 컸다.
또 지난 해 이 회사 이익의 78%를 차지한 핵심 패션 및 가죽 제품 부문 매출도 전년보다 5% 줄어 들었다. LVMH의 매출 증가를 주도해온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일본 제외) 이 11% 급감한데 따른 것이다. 미국 매출은 3% 감소했고 일본은 1% 감소했다. 유럽 지역만 유일하게 2% 매출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사치품 기업 가운데 케링 주가는 2.5% 하락했고 버버리는 4.2%, 리슈몽은 2.26% 하락했다.
LVMH 주가가 하락하면서 15년전 LVMH가 인수하려고 했던 에르메스의 시가총액이 LVMH를 앞지르게 됐다.
에르메스 인터내셔널의 시가총액은 이 날 파리 거래소에서 2,436억 5천만 유로(396조원)에 달해 LVMH 의 2,434억 4,000만 유로를 잠시 넘어섰다. 이에 따라 프랑스 벤치마크 CAC40 지수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도약했다.
씨티은행의 분석가 토마스 쇼베와 마헤쉬 모한쿠마르는 “미국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 LVMH와 고급품 업계 모두 2분기와 3분기 매출 개선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제퍼리스의 분석가들은 LVMH 그룹의 목표 주가를 670유로에서 510유로로 낮췄다.
글로벌 공급망과 미국 소비자 수요의 영향이 큰 사치품 산업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락가락하는 무역 정책으로 수많은 역풍에 직면해있다.
사치품 브랜드는 부유한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일반 소매업체보다 관세의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예상돼 왔다. 그럼에도 분석가들은 관세로 인한 경기 침체 가능성은 수요 전반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