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트럼프 딜레마…60달러 초반이 이상적 레벨"-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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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증권사 전유진 연구원은 "중국과 서로 물러설 곳 없는 관세전쟁이 시작된 현 시점에서 물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선 원유 가격 하향 안정화가 필요하다"면서도 "유가가 무작정 낮아질 경우 미국 에너지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어 반발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걸프전으로 유가가 일시적으로 급등했던 1991년을 제외하면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4~18달러 내외에서 유지됐다"며 "이를 명목 WTI 기준으로 환산해서 보면 대략 45~57달러 수준이고 트럼프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유가 역시 해당 수준이 아닐까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에너지 기업 입장에선 40~50달러대 유가는 반갑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들은 유가가 높을수록 우호적인데 지난 10년간 손익분기점이 낮아졌다고 하더라도 최근 3~4년간 강조해 온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주주친화정책을 이어가기 위해선 높은 수준의 유가가 유지돼야 한다"고 짚었다.
또 "올해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까지 고려했을 때 엑손모빌, BP 등 메이저 업체들에 요구되는 유가는 80~90달러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며 "그러나 현실적으로 주주환원을 고려한 유가가 시추활동의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긴 어려운 만큼 유가 하단은 손익분기점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짚었다.
미국 에너지 기업들 중 일부 업체는 유가 45달러에서도 신규 시추를 통한 수익 확보가 가능하고 평균 60~62달러선에 그치고 있어 사실상 셰일 업체들 시추 활동이 유지될 수 있는 유가는 60달러 초반대로 예상된다는 게 전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는 "바이든 정부에서 각종 규제로 미국 에너지 업체들은 지난 4년간 DUC(시추 후 미완결) 유정을 우선적으로 활용함에 따라 현재 DUC 유정 수는 역사적 저점까지 내려왔는데 트럼프가 원하는 물가 안정화와 에너지 자립을 위해선 신규 시추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는 최소 60달러 이상 유가가 유지돼야 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