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우영우' 노리는 KT "콘텐츠 제작 전과정에 AI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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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미디어 사업 방향 전환
인프라·제작·유통 전반에 'AI' 도입

김채희 KT 미디어부문장(전무)은 16일 서울 강남구 안다즈 호텔에서 열린 'KT그룹 미디어토크'를 통해 'KT 미디어 뉴웨이' 전략을 설명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KT 미디어 뉴웨이는 미디어 콘텐츠 사업 전반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이용자들의 플랫폼 경험을 혁신하기 위한 KT의 전략이다.
올해 KT의 미디어 사업 전략의 키워드는 '인공지능(AI)'이다. 미디어 인프라 환경부터 콘텐츠 제작 전 과정에 AI를 적극 도입한다.
미디어 인프라 측면에선 IPTV 플랫폼 '지니 TV'에 AI 에이전트를 상반기부터 단계적으로 탑재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한 결과물로 GPT-4o 기반 커스텀 모델로 구현할 예정이다. 한국적 AI 특성이 반영돼, 일례로 "시원한 국물"을 물리적으로 차가운 온도가 아닌 뜨거운 온도라는 '맥락'까지 이해하는 거대언어모델(LLM)이 서비스된다.
김 전무는 기존 지니 TV의 LLM 서비스 품질이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기술 수준 향상을 공언했다. 김 전무는 "기존 IPTV 플랫폼에 탑재된 AI는 대화형 검색 서비스가 잘 되지 않아 실질적으로 관련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이 적었다"면서 "이번에는 향상된 AI 서비스로 고객 편의성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3년부터 내세운 미디어 사업 부문 매출 '5조원' 목표에 관해선 구처젝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11개 그룹사 전 매출이 5조원이 된다기보다는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건 맞다"면서 "지금 시점에서 더 중요한 건 매출 5조원 달성보다 'AI로 사업 방향 전환을 잘 해낼 것인가'라는 점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KT는 콘텐츠 제작 전 과정에도 AI를 접목한다. 이를 위해 KT 미디어 부문과 KT스튜디오지니, KT ENA 등 그룹 역량을 결집해 미디어 콘텐츠 인공지능 전환(AX) 전문 조직인 'AI 스튜디오 랩'을 신설했다.
특히 AI로 숏폼 영상을 제작하는 등 AI 기술을 통해 콘텐츠 제작에 효율성을 높이고 고도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영상 편집을 넘어 AI 보조작가, AI 투자심사관을 활용하고 AI로 영상 자체를 만들 계획이다.
정근욱 KT스튜디오지니 대표는 "AI로 롱폼 영상을 제작하는 건 아직 어렵지만 숏폼 영상을 AI로 제작하는 등 AI 활용을 적극적으로 할 것"이라며 "지난 7일부터 KT의 오리지널 콘텐츠 '신병3' 마케팅에 AI가 제작한 숏폼을 만나볼 수 있다"고 말했다.
PPL(간접광고)을 AI를 통해 넣는 등 재가공 과정에서도 AI를 활용한다. 더불어 하나의 포맷으로 만들어진 콘텐츠를 영화 등 다양하게 활용해 지식재산권(IP)을 확장한다는 계획도 있다. AI를 콘텐츠 제작부터 편집, 재가공, 확장 전 과정에 도입한다는 복안이다.
KT가 기존에 추진했던 폐쇄적 미디어 밸류체인 전략 역시 개방형으로 변화한다. 신종수 KT 미디어전략본부장(상무)은 "기존에는 그룹 내에서 선순환 구조를 그리는 밸류체인 전략을 추진했다면 이번에는 기존 오리지널 콘텐츠를 외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에 개방하는 등 더 오픈된 방식으로 AI와 IP를 통해 외부 업체들과 더 넓은 생태계를 만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숏폼도 매력적 콘텐츠로 봤다. 정 대표는 "숏폼 드라마 시장에 본격 진출할 생각"이라며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스튜디오 지니가 보유한 IP에 기반해 글로벌 핵심 플레이어들과 공동 제작할 수 있도록 현재 해외 업체들과 논의 중"이라고 부연했다.
콘텐츠 투자 규모는 변동 없이 유지된다. 신 상무는 "내년까지 KT 미디어 부문에 5000억원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라며 "스튜디오 지니의 계획에 맞춰 투자 볼륨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