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한 알에 1만원 '훌쩍'…산불에 '황금사과' 되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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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가 주로 나는 경북 북부 지역이 대형 산불로 피해를 보면서 사과값이 급등해 '금사과' 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에 산불 피해를 본 안동·청송·의성·영양·영덕 5개 시·군 사과 재배면적은 전국 사과 재배면적(3만3000㏊)의 28%가량(9362㏊)을 차지한다.

청송군은 인접 시군에 비해 해발 고도가 높고 일교차가 커 사과 주산지로 유명하다. 청송사과는 지난해 7만5000t 생산되면서 전국 사과 생산량의 14%를 차지했다. 이 지역 농민과 유통업 종사자는 오는 10월 추석을 앞두고 사과값이 전년 대비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봤다.

사과나무에서 꽃이 필 시기지만 산불 열기로 나무 속이 말라버려 개화 자체를 못 하거나, 개화하더라도 영양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사과로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일대 농민들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이 농민은 현재는 상인들이 보관하고 있는 사과가 시장에 풀리고 있지만 오는 7월부터는 이마저도 줄어들 게 될 것이라면서 개당 가격이 30%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 사과 1개당 1만원씩에 팔려 금사과라는 말이 있었는데 올해는 '황금사과'가 될 것이란 얘기다.

청송사과를 유통하는 업계에서도 사과값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을 했다. 청송농협 농산물 산지유통센터에 따르면 산불 이후 당장 사과값이 크게 오르지 않았지만 청송과 안동이 산불 피해를 봤기 때문에 추석을 앞두고 가격이 지금보다 더 뛸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운영하는 농산물유통 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4월 중순 기준 전국도매시장 1㎏당 사과 가격은 6912원으로 평년 같은 시기 대비 2879원(71%) 상승했다. 4월 중순 기준 소매 평균 가격(10개 기준) 또한 2만8483원으로 평년 같은 시기 대비 3508원(14%) 오른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판매됐다.

안동지역 사과 농민들도 사과값이 오를 것이란 전망을 했다. 일부 사과나무는 개화했지만, 재배할 정도로 성장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경북도는 이번 산불로 인한 사과 재배지 피해 면적(14일 18시 기준)을 안동시 791㏊, 의성군 408㏊, 청송군 297㏊, 영양군 36㏊, 영덕군 71㏊로 집계했다. 하반기 사과값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북도 산불 피해가 없는 다른 지역의 사과 작황 상황 등을 고려해야 해서 예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