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만든 문학이 서울숲에서 흘러나온다 ... SKT, 창사 41주년 맞아 정원 기부

서울숲 벤치에 앉아 옆에 놓인 QR코드를 찍자 봄 날씨와 딱 맞는 소설이 영상을 통해 흘러나온다. 바로 옆 다른 벤치에서는 시나 에세이를 감상할 수 있다. 서울숲 한켠, 잠깐 책과 함께 쉬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이 정원은 SK텔레콤이 지난달 말 조성해 기부한 '책 잇는 숲'이다. 서울숲 북쪽 구역 450㎡공간을 SKT만의 컨셉을 반영한 친환경 공원으로 꾸몄다.

SKT가 창사 41주년을 기념해 만든 이 정원은 유영상 SKT 최고경영자(CEO)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창사 40주년을 맞아 환경정화활동을 위해 서울숲을 찾았다 정원 조성에 대힌 아이디어를 얻었다. SKT 고객을 비롯한 다양한 이용자들에게 일상 속 휴식을 제공해 사회적 가치를 환원하기 위해서다. SKT는 즉시 설계도를 제작해 서울시와 기부심사위원회를 열기 위한 협의에 돌입했다.
책 잇는 숲은 SKT가 운영 중인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에이닷'을 활용해 조성됐다. 휴대폰으로 정원 곳곳에 놓인 QR코드를 촬영하면 에이닷이 만든 작품 영상으로 접속된다. 계절에 맞춰 AI가 제작한 작품도 변경할 예정이다. 해당 영상은 외부에서 접속이 불가능하다. 현장감을 높이기 위해서다. 정원을 직접 찾아 QR코드를 접속해야만 감상할 수 있다.

AI를 활용한 정원 아이디어는 지난 주주총회서 공개한 새로운 ESG 비전 ‘DO THE GOOD AI’를 실천하기 위해서 추진됐다. AI와 ESG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AI 사업 성장에 기여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AI로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겠다는 포부다.

정원에서 SKT는 자사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한 콘텐츠도 선보인다. QR을 통해 AI 챗봇으로 연결돼 '서울숲에서 읽기 좋은 책' 등을 추천받는다. 이용자가 후속 질문을 계속할 수도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봄맞이 나들이를 위해 서울숲을 찾은 시민들이 벤치에 앉아 휴대폰을 통해 작품을 듣거나 찾아보고 있었다. 영상 후반부 AI가 제작한 작품이라는 이야기가 들리자 놀라는 반응을 보이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이번 정원 조성을 통해 SKT는 자생종 보존에도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나무를 비롯한 식물 3400여주를 심으며 국내에서 생태계보존종으로 알려진 흑산도비비추, 미선나무 등의 보존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원 개장 당일 유 CEO를 포함한 100여 명의 SKT 임직원은 서울숲 곳곳의 낙엽을 정리하는 환경정화활동에 나섰다. 유영상 CEO는 "이번에 조성한 ‘책 잇는 숲’이 시민들의 편안한 쉼터가 되길 바란다"며 "SKT는 고객과 사회로부터 받아온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ESG 활동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