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명예훼손' 진혜원 검사 2심도 무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가 헌법재판소 파면 선고 후 7일만인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를 떠나고 있다. /사진 최혁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가 헌법재판소 파면 선고 후 7일만인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를 떠나고 있다. /사진 최혁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조롱한 혐의로 기소된 진혜원 부산지검 부부장 검사가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2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받았다.

재판부는 국가공무원법·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글 게시 행위나 댓글에 감정 버튼을 누른 행위, '대댓글'을 단 행위가 특정 후보자 당선이나 낙선을 도모하기 위한 의사에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도 "제출된 증거만으로 피해자가 '쥴리'라는 취지의 허위 내용을 담은 글을 게시했다는 공소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앞서 진 검사는 2022년 9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여사의 과거 사진을 올리며 "쥴리 스펠링은 아는지 모르겠네요"라며 김 여사를 조롱하는 듯한 글을 올린 혐의로 기소됐다. 글 말미엔 '매춘부'(Prostitute)를 연상케 하는 영어 단어 'Prosetitute'를 올리기도 했다.

또 진 검사는 2021년 3~4월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부지 특혜 의혹과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의 조형물 납품 의혹 등을 연상케 하는 글을 올리고, 댓글 등을 통해 특정 정당에 대한 투표를 독려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작년 9월 "피해자가 '쥴리’라는 사실을 직접적으로 적시하지 않았다"며 진 검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에 대해서도 "사회 현상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을 게시해 왔을 뿐 특정 후보자의 당락을 도모하거나 투표를 권유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진 검사는 무죄 판결을 받은 뒤 "1심에 이어서 2심에서도 헌법이 보장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넓게 인정하는 판결을 내려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선거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 징역 1년과 자격정지 1년,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6개월을 각각 구형했다.
진혜원 검사가 2020년 7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의 사진 (출처=진 검사 페이스북)
진혜원 검사가 2020년 7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의 사진 (출처=진 검사 페이스북)
진 검사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했다는 이유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서 정직 1개월의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진 검사는 2020년 7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논란이 불거진 직후 페이스북에 박 전 시장과 나란히 팔짱을 낀 사진을 올리며 '자수한다. 팔짱을 끼는 방법으로 성인 남성을 추행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2차 가해 논란을 빚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