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 배운지 5개월 만에 바이올리니스트? 클래식에 전한 진심 [본캐부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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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본캐와 부캐를 동시에 만나는 시간
걸그룹에서 배우, 바이올린까지
피아니스트 꿈꾸던 소녀
"어릴 때 배운 바이올린
5개월 전부터 새롭게 시작"
미소의 주인공인 그룹 소녀시대 출신으로 연기자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서현(본명 서주현)이다. 서현은 오는 3월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개최되는 '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제8회 정기연주회'에 특별 협연자로 나선다. 서현은 이번 공연에서 강렬한 리듬과 애절한 선율이 교차하는 비토리오 몬티의 명곡 '차르다시'를 연주할 예정이다. 연주회를 위해 배우와 가수로서 모든 일정은 멈추고 몇달째 연습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그였다.
서현이 클래식 애호가인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피아노 선생님이었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쳤고, 자연스럽게 피아니스트를 꿈꿨다. "다양한 경험이 될 수 있다"며 부모님의 권유로 초등학교 2학년 때 SM엔터테인먼트 오디션을 봤지만, 아는 가요가 없어서 애국가를 불러 합격한 서현의 이야기는 지금까지 전설로 이어지는 일화다. 연예계에 빼앗긴 클래식 인재였던 셈이다.
소녀시대 데뷔 후에도 가장 좋아하는 만화는 음대 오케스트라를 배경으로 한 '노다메 칸다빌레'라 말하고, 피아노 건반 무늬 에코백을 즐겨 들고 다닐 만큼 "클래식이 좋다"던 서현이었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피아노를 모티브로 한 열쇠고리를 흔들며 보였다.
서현에게 "피아노를 버리고 바이올린을 시작한 거냐"며, "5개월을 배워 '차르다시'를 완곡하는 거면, 바이올린 천재였던 거 아니냐"고 농담을 담아 물었다. 그러자 "절대 천재가 아니다"고 손을 흔들며 "사실 어릴 때 4년에서 5년 정도 바이올린을 배웠는데, 20년 동안 안 하다 성인이 돼 다시 배웠다. 그래서 5개월이라고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올린이 너무 재밌다"며 "피아노가 첫사랑이라면, 바이올린은 끝사랑이다. 둘다 '찐' 사랑이다"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서현은 "이루지 못한 꿈이었고, 취미생이라 마냥 재밌어서 무식하게 쳤다"면서 "제대로 배워보니, 제가 지금까지 한 건 그냥 두드린 거였다. 신세계를 맛보게 됐다"면서 전문 연주자들에게 존경심을 드러내며 자신을 철저히 낮추는 모습이었다. 그러면서 "손가락에 무리가 와서 추천을 받은 악기가 바이올린이었다"고 했다.
집 방 한 칸에 방음 장치를 설치해 그랜드 피아노에 내주고, 밥 먹는 것도, 화장실 가는 것도 잊고 하루에 10시간 넘게 연습하는 모습은 전문 연주자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아 보였다.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우리 아가"라고 칭할 정도지만, 서현은 "취미생이라 그렇다"며 "누가 시키면 그렇게 못 한다"면서 또다시 겸손하게 답했다.
이어 "3개월쯤 배웠을 때 선생님에게 저와 같이, 프로가 아닌 클래식을 좋아하는 분들이 모인 오케스트라가 있다고 들었다"면서 협연 제안을 받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처음엔 겁도 났지만, 반가웠어요. 제 주변에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같이 얘기할 사람이 없었거든요. 그분들과 함께 좋아하는 클래식 얘기를 할 수 있겠다 싶었죠. 감사하게도 타이밍도 딱 맞았고요. 연습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됐습니다. 그분들의 파티에 참여하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좋은데, 결정하고 나니 파티 장소가 너무 좋은 곳인 거예요.(웃음) 제가 바이올린을 배우면서 최종 목표가 '차르다시'였는데, 지금 너무 어려워서 고생 중입니다."
이탈리아 작곡가 비토리오 몬티의 명곡으로 꼽히는 '차르다시'는 헝가리 민속무곡을 바탕으로 1904년 작곡됐다. 원래 만돌린을 위한 곡으로 쓰였지만,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 곡으로 편곡됐다. 짧지만 다채로운 감정과 빠른 멜로디 전환, 극적인 전개가 특징이다. 서현은 "'차르다시'는 짧지만 임팩트 있고, 다이내믹하다"며 "초반엔 애수 어린 마음이었다가 행복해지고, 정열적이다가 기쁨과 환희가 다 있다"고 소개했다.
서현은 연주회를 위해 한 곡만 곱씹으며 연습하는 게 지루할 법하지만 그 과정까지 "너무 재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습하지 않을 땐 양인모, 고소현 님의 '차르다시' 연주를 듣는다"며 "귀는 더 고급이 돼 연습할 때 괴롭지만, '음 틀렸네', '소리가 나갔네' 하면서 감점하는 그런 연주회는 아니니까, 그저 '사랑하고 좋아하면 도전할 수 있는 거다'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연주회 소식이 알려진 후 공개돼 화제가 된 사진에 대해 "전문 연주자 같았다"는 반응을 보이자, "그건 배우 모드로 찍은 것"이라며 "선생님이 안내문에 들어갈 사진이 필요하다고 찍어 오라고 하셔서 '난 최고의 연주자다', '바이올린 천재다' 자기최면을 하며 찍은 사진"이라면서 웃었다.
"클래식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에요. 악기를 한다는 게 얼마나 큰 책임감인지, 하면 할수록 느끼게 돼요. '이런 음악을 하려면 어떤 세월을 보낸 걸까' 싶기도 하고요. 제가 안 해본 영역이라 더 대단해 보이고, 그래서 더 꿈을 꾸게 되는 거 같아요. 전 엘리트 코스를 밟는 게 아니니, 그저 이렇게 즐기고 싶어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