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베이징 공장 전경. 사진=AFP·연합뉴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베이징 공장 전경. 사진=AFP·연합뉴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지난 3분기 실적이 메모리 슈퍼사이클을 타고 1년 만에 일곱 배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CXMT는 최근 차세대 기술을 적용한 서버용 D램 신제품의 연내 출시를 예고하는 등 K반도체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AI) 메모리 공급난에 주요 고객사인 빅테크도 중국산 메모리 도입을 검토하면서 중국 반도체 굴기가 한층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CXMT는 올해 3분기 매출이 1147억~1197억위안(약 23조~24조원)으로 추산된다고 지난 17일 공시했다. 166억4600만위안(약 3조3000억원)을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89~619% 급증한 규모다.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3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534억~549억위안(약 10조7000억~11조원)이다. 전년 동기 29억4800만위안(약 6000억원) 순손실을 낸 데서 흑자 전환했다.

올해 기준으로 보면 실적 개선세가 더 두드러진다. CXMT는 1~3분기 매출이 2650억~2700억위안(약 53조~54조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321억위안)보다 725~741%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전년 동기 53억위안(약 1조원) 순손실에서 올해 1310억~1325억위안(약 26조2000억~26조5000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CXMT는 “인공지능(AI) 연산 수요가 급증하며 글로벌 D램 업황이 개선됐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며 “생산능력 확충과 공정 기술 향상으로 웨이퍼당 생산량이 늘었고 가동률도 올랐다”고 설명했다.

CXMT는 최근 차세대 D램 기술인 ‘포에프스퀘어(4F²)’를 적용한 서버용 DDR5 D램을 연내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4F²는 메모리에서 데이터를 저장하는 공간인 셀의 면적을 줄이는 기술이다. 이렇게 하면 같은 크기의 칩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개발 중이다.

반도체업계에서는 CXMT가 신제품을 공개하더라도 실제 양산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어 실질적인 위협이 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CXMT를 비롯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고 있는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추격을 경계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온다.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부담이 커진 빅테크가 중국산 반도체 도입을 검토하면서 중국의 추격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X(옛 트위터)에서 메모리 품귀 현상에 대한 불만과 함께 중국의 증산 가능성을 잇달아 언급했다.

그는 15일 “중국은 2028년 엄청난 양의 메모리를 생산할 것”이라고 썼다. 앞서 13일에는 “마이크론은 향후 메모리 가격에 대해 합리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다른 업체들은 높은 가격을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며 중국을 대체재로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존 터너스 애플 CEO도 “메모리 (공급) 제약은 절대적 위기”라며 중국 메모리 도입 검토를 시사했다.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아이폰과 맥북 등 정보기술(IT) 기기의 원가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메모리 수급이 어려워지면 제품 생산 및 판매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기술 우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