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수도권 집값, 다른 나라 대비 상당히 高평가"

이주열 총재 일문일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을 따져봤을 때 국내 수도권의 집값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고(高)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저금리 기조에 따른 자산가격 상승은 세계 공통적인 현상이지만 한국은 차입에 의존한 부동산 투자 비중이 높은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올해 4% 성장 전망을 유지한 배경은.“최근 코로나 확진자 수가 크게 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백신 접종 계획이 이행돼 확산세가 진정되고 여기에 추경 효과가 더해지면 경기 회복세를 크게 훼손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찬성하나.

“재난지원금도 기본적으로 재원이 한정돼 있다는 점을 먼저 감안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피해는 입지 않고 오히려 자산을 축적한 계층도 있다. 재정의 효율성 측면에서 보면 피해를 본 계층에 중점 지원하는 것이 더 설득력 있지 않나 생각한다.”▷홍남기 부총리에 이어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도 ‘집값 고점론’을 언급했는데.

“경제주체들 사이에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강하게 형성되면서 집값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한은이 특히 우려하는 것은 자산가격 상승이 부채 증가와 밀접 연관됐다는 것이다. 차입에 의한 자산 투자가 높은 것은 다른 나라와 대비된다.”

▷추가 국채매입 가능성은.“한은은 시장금리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총 5조~7조원 규모의 국고채를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연초에 발표했다. 실제 네 차례에 걸쳐 총 6조원 규모 국고채를 단순매입했다. 시장금리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국고채 단순매입 등 시장안정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확장적 재정정책이 통화정책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판이 있다.

“동의하지 않는다. 통화정책은 거시정책 지표를 보고 판단하게 돼 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선별적인 재정정책이 필요한 시기라고 본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