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계엄 당일 취소표 9만장 쏟아졌다…연말 대목에 '날벼락' [연계소문]

      공연계가 대목으로 꼽히는 연말 시즌에 돌입했지만 비상계엄, 배우들의 건강 문제 등 예상치 못한 상황들로 웃음기를 잃었다.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올해 공연 티켓판매액은 지난 3분기까지의 집계만으로 이미 1조원을 돌파했다.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4분기를 포함하면 엔데믹 이후 또 한 번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연말을 앞두고 대형 뮤지컬 및 콘서트가 줄줄이 개최되며 증가 폭이 클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최근 축제 분위기가 잦아들었다.24일 오후 기준 12월 1~23일 집계된 예매 취소는 총 111만980건으로, 가장 많은 예매 취소가 발생한 날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이었다. 하루에만 9만3470장(당일 예매 건수의 65% 규모)의 취소 표가 나와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최대 취소수는 8만952건으로, 작년 역시 이날보다 높았던 적은 없었다. 여파는 다음날까지 이어져 4일에도 6만3463건의 취소가 발생했다.이후 회복 수순을 밟고 있지만 여전히 일일 취소수가 4~5만건 대를 기록하며 불안감은 지속되고 있다. 한 공연 관계자는 "정국이 불안정하면 소비심리가 위축되지 않나. 문화, 예술 분야는 사람들이 가장 마지막에 돈을 쓰는 영역이다 보니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예민하게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팬덤 영향력이 센 아이돌 콘서트나 톱스타를 기용한 대작은 매진이 풀리지 않고 유지되지만 수수료 부담이 적은 대학로 작품들이 상대적으로 더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부산 벡스코는 내년 해외 아티스트 공연 3건이 취소되는 등 비상계엄 여파가 다소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최근에는 가수 이승환의 콘서

      2024.12.25 09:37
    • 흔들리고 방황하는 ‘인간 안중근’이 묻는다…“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인간은 지향하는 한, 방황하느니.”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에서 천상의 신은 파우스트 박사를 꾀어내 보겠다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리고선 덧붙인다. “언젠가 부끄러운 얼굴로 나타나 이렇게 고백하리라. ‘착한 인간은 어두운 충동 속에서도 무엇이 올바른 길인지 잘 알고 있더군요’라고.” 부와 명예, 쾌락으로 유혹하고 시련과 고난을 빠뜨려도 심지가 굳센 인간은 꺾이지 않는다.여기 방황하는 인간이 있다. 만주에서 불어오는 삭풍을 맞으며 꽁꽁 언 두만강을 걷는 서른 살 청년 안중근(현빈)이다. 그는 수없이 지쳐 쓰러진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제대로 가고 있는 건지 확신할 수 없어 포기하고 싶다. 하지만 방황한다는 건 마음에 무언가 솟구치는 게 있고, 닿아야 할 곳이 분명히 있다는 뜻. 안중근의 눈엔 빼앗긴 주권을 되찾고, 조국은 홀로서며, 모두가 평화로운 먼 훗날이 보인다. 언젠가 올 광복을 위해 그는 이리저리 흔들리면서도 묵묵히 발걸음을 옮긴다.지난 24일 개봉한 영화 ‘하얼빈’의 얼개는 단순하다.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장군이 한국통감 이토 히로부미(프랭키 릴리)를 처단하러 러시아 하얼빈으로 가는 여정이다. 누구나 아는 역사라 색다를 것도 없다. 그런데 영화가 시작하면 관객들은 낯선 광경을 보게 된다. 영화 ‘영웅’(2022)을 비롯해 그간 연극, 소설에서 익숙하게 봐 왔던 초인(超人)은 온데간데없고 나약한 인간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어서다.안중근은 우덕순(박정민), 공부인(전여빈) 같은 조력자가 없으면 거사는커녕 목숨도 장담할 수 없을 만큼 능력도 빼어나지 않다. ‘동양평화론&rsqu

      2024.12.25 09:26
    • 로제 '아파트', 美 빌보드 '핫100' 9주째 진입

      걸그룹 블랙핑크 로제의 '아파트(APT.)'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9주 연속 진입했다.24일(현지시간) 공개된 최신 차트에 따르면 로제의 '아파트'는 '핫 100'에서 전주보다 2위 하락한 22위로 9주 연속 진입했다.'아파트'는 로제의 솔로 1집 '로지(rosie)'의 선공개곡이다. '아파트 아파트∼'라는 중독적인 소절에 힘입어 세계적 인기를 끌었다.방탄소년단(BTS) 지민의 '후'는 전주보다 4위 하락한 47위로 22주 연속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도 다수의 K팝 스타가 순위권에 진입했다. 스트레이 키즈의 새 앨범 '합(合·HOP)'은 '빌보드 200'에서 1위로 데뷔해 자체 통산 여섯 번째 정상에 올랐다. 이는 BTS와 동일한 K팝 사상 최다 1위 타이 기록이다.이밖에 △로제의 '로지' 21위 △트와이스의 '스트래티지(STRATEGY)' 56위 △지민의 '뮤즈(MUSE)' 136위 △엔하이픈의 '로맨스 : 언톨드(ROMANCE : UNTOLD)' 169위 등으로 각각 나타났다.특히 BTS 정국의 솔로 1집 '골든(GOLDEN)'은 이번 주 차트에서 109위로 재진입했다.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2024.12.25 08:25
    • 박성훈도 쓴다고?…불안한 MZ들 '가성비'에 몰렸다 [신현보의 딥데이터]

      20대를 중심으로 사주 앱 이용자 수가 전년 대비 급증하고 있다. 경기 침체 분위기 속 계엄 사태 후 탄핵정국까지 더해지면서 사회경제적 불안이 가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주요 사주 앱 인기 급증빅데이터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주요 사주 앱의 주간 활성 사용자 수(WAU, iOS+안드로이드, 중복포함)는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이들 앱들은 연말 사용자 수가 점진적으로 늘다 이듬해 첫 주에 연중 정점을 찍고 하락세를 보이는 사이클을 그린다. 그런데 올해에는 사용자층 자체가 전반적으로 크게 확대됐다.대표 사주 앱인 점신의 12월 2주차 WAU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 늘었다. 또 다른 인기 사주 앱인 포스텔러 WAU는 같은 기간 28% 증가했다.상승세를 견인한 것은 20대였다. 점신의 20대 WAU는 20%, 포스텔러는 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30대 WAU는 점신이 12%, 포스텔러 18% 상승해 20대 다음으로 높았다.통상 12월에도 3주나 4주차 정도 돼야 상승세를 그리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11월 중순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12월 초부터 상승세가 더 두드러지고 있다.최근에 사주 앱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경기 악화로 미래에 대한 불안이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사주 앱들은 광고만 보면 사실상 무료로 운세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최근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젊은 층에게는 '가성비'까지 갖추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점신 앱은 배우 김수현과 박성훈도 애용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계엄 후 '더' 얼어붙은 시장에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1000명에게 내년 경기 전망을 물은 결과 대다수인 60%가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후 고물가가 시작된 후인 2022년 10월 최고치(66%)와

      2024.12.25 06:58
    • 성탄절 낮부터 흐려져…아침 중부내륙 영하 10도 안팎

      크리스마스이자 수요일인 25일 전국에 구름이 많다가 낮부터 차차 흐려지겠다.충청권과 전라권, 제주도는 대체로 흐리겠다.강원 남부 내륙·산지와 제주도 산지에는 밤부터 비 또는 눈이 내리겠다.수도권과 강원 중·북부 내륙·산지, 충청권, 전북, 경북 서부 내륙에는 밤부터 0.1㎜ 미만의 빗방울이 떨어지거나 0.1㎝ 미만의 눈이 날리는 곳이 있겠다.중부 내륙을 중심으로 아침 기온이 -10도 안팎으로 낮아 매우 춥겠으며 바람도 약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겠다.이날 오전 5시 현재 기온은 서울 -1.1도, 인천 -0.4도, 수원 -2.5도, 강릉 4.4도, 청주 -2.1도, 대전 -2.4도, 전주 0.3도, 광주 0.4도, 제주 6.7도, 대구 -2.6도, 부산 3.5도, 울산 0.2도, 창원 0.8도 등이다.낮 최고기온은 3∼11도로 예보됐다.미세먼지 농도는 서울·인천·경기 남부는 '나쁨', 그 밖의 권역은 '좋음'∼'보통' 수준을 보이겠다.세종은 오전에 '나쁨'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바다의 물결은 동해 앞바다에서 0.5∼2.0m, 서해·남해 앞바다에서 0.5∼1.5m로 일겠다.안쪽 먼바다(해안선에서 약 200㎞ 내의 먼바다)의 파고는 동해 1.0∼3.5m, 서해·남해 0.5∼2.0m로 예상된다.※ 이 기사는 엔씨소프트의 인공지능 기술인 자연어처리기술(NLP)과의 협업을 통해 제작되었습니다.인공지능이 쓴 초고와 기상청 데이터 등을 토대로 취재 기자가 최종 기사를 완성했으며 데스킹을 거쳤습니다.기사의 원 데이터인 기상청 기상예보는 웹사이트(https://www.weather.go.kr)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연합뉴스

      2024.12.25 06:46
    • 금오공대 갤러리 신평관 개관

      국립금오공대(총장 곽호상)가 지역민을 위한 문화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신평동캠퍼스에 ‘국립금오공대 갤러리 신평관’을 24일 개관했다. 개관 기념으로 ‘사진집단 M’의 초대전이 열린다. 금오공대 신평동 캠퍼스 내 체육관에 설치된 갤러리 신평관은 구미시 생활중심구역과 국가산업단지 중앙부에 위치해 지역주민 접근성이 우수하다. 다양한 작품 전시를 통해 지역 예술가와의 교류 플랫폼을 제공하고, 갤러리 중심의 문화복합공간으로서 지역 문화의 다양성을 확장하며 지역 커뮤니티의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갤러리 신평관의 첫 번째 초대전인 사진집단 M 전시회 주제는 ‘의식의 경계’로 49점의 사진작품이 오는 1월 17일까지 개최된다. 사진집단 M은 국립금오공대 평생교육원 사진예술반 강사 및 학습자로 구성된 예술단체로서 개념사진, 심상사진, 디지털아트 등을 기반으로 다양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이번 전시에서는 민웅기 지도교수를 비롯해 백성오, 이철경, 이효경, 노재승, 양영모, 박은주, 남인숙 등 작가 8명의 작품이 전시된다.민웅기 작가는 “국립금오공대 갤러리 신평관의 첫 번째 초대전에 참여할 수 있어 기쁘고 감사하다”며 “전시회를 찾는 관람객들이 시간을 초월할 수 있는 사진 매체를 바탕으로 탄생한 작품을 감상하며 한 해를 돌아보고 내면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를 바란다”고 전했다.곽호상 총장은 “올해 5월 신평캠퍼스에 문을 연 아름책마루 도서관에 이어, 갤러리 신평관을 개관하며 지역민들이 문화 접근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대학의 인프라를 지역과 공유하며 지속적인 예술 및

      2024.12.25 06:25
    • [한경 오늘의 운세] 2024년 12월 25일 오늘의 띠별 운세

      쥐띠48년생 재정적인 면으로 좋은 시기입니다. 즐거운 생각을 하면 마음도 풀리게 될 것입니다.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노력하기 바랍니다. 부족한 듯할 때 만족하고 손을 뗄 줄 알아야 합니다. 시험 운은 길합니다. 60년생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입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말을 더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이웃의 어려움을 돌보고 공짜로 받는 것을 주의하기 바랍니다. 쓸데없는 일에 힘들이지 않기를 조언합니다. 72년생 끝까지 이득을 밝히게 되는군요. 인간에 대한 실망을 하게 됩니다. 권위의식은 버리고, 마음을 열고 대하기 바랍니다. 지출이 많아지는 시기이므로 주의해서 금전관리를 하기 바랍니다.84년생 다른 생각 말고 바쁘게 생활하기 바랍니다. 마음의 부담감을 털어낼 수 있는 계기가 생기게 되는군요. 친구와 적을 잘 구별하기 바랍니다.  96년생 건강을 챙기며 몸과 마음의 균형을 유지하세요. 현재의 어려움이 더 큰 성장으로 이어질 것입니다.소띠49년생 지금 힘든 것이 마지막 고비입니다. 아직 한참 멀었다고 생각하고 여유를 두고 있다면 조금 나아지리라 생각됩니다.61년생 미련 없이 과거를 정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욕심을 버린다면 좀 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입니다. 생활의 지혜가 발견될지도 모르지요.73년생 멀리 여행을 떠날 생각으로 꿈에 부풀게 될 것입니다. 지금부터 들뜬 마음으로 그 시기를 기다리고 있군요. 85년생 스스로 결정하기보다는 협조자의 도움을 구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무조건 사람을 좋게 보는 경향이 생기는데 이점은 당신의 본 모습, 초심으로 돌아가 심신을 단단히 다져야 할 것입니다. 97년생 오

      2024.12.25 06:00
    • [내일 날씨] 크리스마스 한파 낮부터 풀려…아침 최저 영하 10도

      성탄절인 25일 수요일은 아침 최저기온이 -10도 내외로 떨어지는 등 추운 날씨가 이어지겠다.24일 기상청에 따르면 25일은 전국에 구름이 많다가 낮부터 차차 흐려지겠다.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10도에서 3도, 낮 최고기온은 3~11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동부, 강원내륙·산지, 충북북부를 중심으로 아침 기온이 -10도 내외로 낮아 매우 춥겠고 바람도 약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밤에는 강원남부내륙·산지와 제주도산지에 비나 눈이 시작돼 26일 이른 새벽이나 아침까지 이어지는 곳이 있겠다. 수도권과 강원중·북부 내륙·산지, 충청권, 전북, 경북서부내륙에는 밤부터 0.1㎜ 미만의 빗방울이 떨어지거나 0.1㎝ 미만의 눈이 날리는 곳도 있겠다.미세먼지 농도는 서울·인천·경기 남부는 '나쁨', 그 밖의 권역은 '좋음'∼'보통'으로 예상된다.건조특보가 발효된 강원영동과 경북동해안, 경북북동산지, 일부 경남권은 대기가 매우 건조하겠다.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2024.12.24 20:18
    • SM, 이수만에 손 내밀었다…창립 30주년 콘서트 초청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내년 30주년을 맞아 단체 콘서트를 개최하는 가운데, 창립자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SM은 내년 1월 11~12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30주년 기념 콘서트 'SM타운 라이브 2025'에 이 전 총괄을 초대했다.해당 소식은 H.O.T. 강타를 비롯해 토니안, S.E.S. 바다, 플라이투더스카이 환희 등 SM 초창기 멤버들이 라인업에 합류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전해졌다.SM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 더불어 현재 연락 가능한 기존 SM 소속 아티스트들을 초청했다"고 밝혔다.이 전 총괄은 지난해 경영권 분쟁을 겪다가 SM을 떠났으나, SM은 창립자 예우 차원에서 존중을 담아 그를 초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전 총괄이 초대를 수락했는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참석할 경우 공연만 관람할 것인지, 축사를 전할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이 전 총괄은 최근 A20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전 세계 잘파 세대(Z+알파 세대)를 겨냥해 '잘파팝'을 내세운 아이돌 론칭을 준비 중이다.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2024.12.24 18:56
    • RCO·빈 필·베를린 필에 美 명문 악단까지…'역대급 클래식 잔치'

      내년 한국이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의 집결지로 변신한다.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스트리아 빈 필하모닉,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 등 ‘세계 3강’으로 꼽히는 명문 악단들이 잇달아 내한 공연을 연다. 여기에 클라우스 메켈레, 구스타보 두다멜, 정명훈 등 이름만으로 압도적 존재감을 자랑하는 지휘 명장들이 인연이 깊은 악단과 함께 무대에 올라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한다.2025년은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먼·언드라시 시프, 바이올리니스트 재닌 얀센 등 거물급 연주자들의 공연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유럽과 미국 명문 악단 내한 ‘러시’세계 3대 오케스트라 중에선 RCO가 가장 먼저 국내 청중과 만난다. 11월 5~9일 핀란드 출신의 천재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가 포디엄에 올라 RCO와 새로운 호흡을 선보인다. 메켈레는 2022년 불과 26세의 나이로 이 악단의 차기 상임지휘자로 발탁되면서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2027년 정식 취임이 예정돼 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선 피아니스트 키릴 게르슈타인,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로자코비치가 협연자로 나선다.베를린 필하모닉은 11월 7~9일 내한 공연을 연다. 2023년 이후 2년 만의 내한이다. 2019년부터 이 악단의 열두 번째 상임지휘자 겸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명장 키릴 페트렌코가 지휘봉을 들고,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협연자로 무대에 오른다. 2021년부터 매년 한국을 찾은 빈 필하모닉은 11월 18~20일 서울에서 연주가 예정돼 있다.이들 못지않게 클래식 애호가들의 관심이 쏟아지는 오케스트라 공연은 또 있다. 6월 14~15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파리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이다. 세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2024.12.24 18:22
    • 남들 하는 거 다 하겠다는 청춘, 제주 귤밭서 길을 찾다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 한 번 못 가본 세 청년은 27세가 돼서야 그들만의 수학여행을 가기로 한다. “남들이 하는 거 다 해보는 여행”이 하고 싶어서다. 그들이 정한 곳은 햇살이 쏟아지는 제주. 햇빛과 파도, 따뜻한 공기까지 주변엔 온통 좋은 것뿐이지만 이들 누구도 기쁘지 않다. 난 여기 왜 왔을까. 돌아가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남궁선 감독의 ‘힘을 낼 시간’은 지난 5월 열린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경쟁대상을 포함해 세 개 부문 상을 받은 화제작이다. 전작 ‘십개월의 미래’(2021) 를 통해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된 여성의 이야기로 주목받은 남궁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인생 최대의 난제를 앞에 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더욱 우울하고, 답답한 상황에 처한 인생들로 말이다.고등학교 동창인 걸그룹 출신의 수민과 사랑 그리고 힙합 아이돌 출신의 태희는 식당에서 시비가 붙어 어느 남자를 폭행하고 여행 경비를 모두 합의금으로 써버린다. 그러고는 체류비를 모으고자 일손이 필요한 귤밭으로 나간다.영화는 세 친구의 과거를 묘사한다. 어린 시절부터 걸그룹 활동으로 십수 년을 보낸 사랑과 수민의 삶은 상흔으로 가득하다. 수민은 먹은 것을 모두 토해내는 거식증으로, 사랑은 약이 없으면 버티지 못하는 극심한 우울증으로다. 태희도 마찬가지다. 그는 성공적이지 못한 아이돌 그룹에 있으면서 소속사 대표로부터 성접대와 빚 상환을 강요당하는 일상을 보내왔다.결론적으로 이들은 서울을 떠나 먼 제주까지 왔지만, 제주의 눈부신 풍광은 이들이 안고 있는 상처뿐인 영광과 대비되는 신기루 같은 존재로밖에 비치지 않는다. 영화에서 비추는 바다가, 하늘이

      2024.12.24 18:18
    • 볼만한 책 6권…"물방울이 꾸준히 떨어지면 바위를 뚫는다"

       ‘책마을’은 한국경제신문 기자들이 읽을 만한 신간을 골라 매주 토요일자 지면에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지난주에는 8권을 골랐습니다. 이 책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모았습니다. 링크를 누르면 자세한 서평을 읽을 수 있습니다. 링크는 아르떼에서만 작동합니다.<다시, 리더란 무엇인가>리더가 역사를 만드는가, 역사가 리더를 만드는가? 나라 경제가 주저앉았을 때 필요한 리더는 누구인가? <다시, 리더란 무엇인가>는 이런 질문에 답합니다. 역사학자인 모식 템킨 미국 하버드 케네디스쿨 교수가 썼습니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마하트마 간디, 마틴 루서, 로버트 맥나마라, 마거릿 대처 등을 진정한 리더란 어떠한지 살핍니다. 서평 읽기(책 리뷰를 읽고 싶으면 클릭하세요) <2024년 출판계 10대 뉴스>2024년 출판계 10대 뉴스를 살펴봤습니다. 연초부터 소설가 황석영의 국제부커상 최종 후보, 서울국제도서전 흥행,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까지 경사가 이어졌습니다. 출판 시장은 상시 불황이라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책을 찾았습니다. Z세대 사이에선 책 읽는 모습을 자랑하는 텍스트힙이 유행했고, 전 연령층에 걸쳐 필사 열풍도 불었다. 출판계에 희망이 싹튼 한 해였습니다.서평 읽기(책 리뷰를 읽고 싶으면 클릭하세요) <하루 한 장, 작지만 큰 변화의 힘>국내 1호 기록학자인 김익한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가 쓴 책입니다. 삶을 변화시키는 작지만 꾸준한 실천의 힘을 강조합니다. 한국기록학회장과 한국국가기록연구원장 등을 역임하며 국가기록관리 제도의 근간을 마련했다고 평가받는 김 교수는 이 책에서 매일의 작은 생각 습관이 지금

      2024.12.24 18:17
    • [오늘의 arte] 독자 리뷰 : 가슴과 공간을 꽝꽝 때린 서수진의 드럼

      드러머 서수진의 ‘각자의 신세계’ 공연에서 연주된 곡 중 ‘네트워크송’이 기억에 남는다. 파워풀한 드럼의 리드가 이어지며 드럼 소리가 가슴과 공간을 꽝꽝 때렸다. ‘드럼이 중심이 되는 재즈’가 어떤 것일지 궁금했는데 파워풀 드럼 리드의 묘미를 제대로 느껴본 순간이었다. - 아르떼회원 ‘마타디’● 티켓 이벤트 : 어반아트: 거리에서 미술관으로‘어반아트: 거리에서 미술관으로’가 서울 충무아트센터 갤러리 신당에서 열린다. 영국에서 첫 반출된 뱅크시 설치작 ‘훼손된 전화박스’가 서울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내년 1월 7일까지 아르떼 사이트에서 신청하면 된다. 15명을 뽑아 티켓을 두 장씩 준다. 당첨자 발표는 8일.arte.co.kr에서 각종 이벤트에 응모할 수 있습니다.꼭 읽어야 할 칼럼● 가우디를 만나러 가는 순례길 1번지스페인의 몬세라트는 가우디가 자연을 통해 영감을 얻고 영성을 수련했던 순례지로, 그의 건축 철학에 깊은 영향을 준 장소다. 산호안 성당과 산미겔 전망대 등에서 아름다운 절경을 감상하며 사색과 묵상을 즐길 때 그 진가를 느낄 수 있다. 가우디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려면 꼭 찾아야 하는 곳이다. - 작가 유승준의 ‘내 인생의 가우디’● 다음 동작으로 가는 발레의 정류장 '파세'발레 동작 ‘파세’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연결점이자 기본적인 주요 포즈나 동작으로 이어지는 시작점이다. 중심축 다리와 삼각형 모양을 이루며 균형과 아름다움을 유지하려면 턴 아웃과 코어 힘 등 오랜 훈련이 필요하다. 이 동작은 발레의 기본이자 모든 과정을 지탱하는 핵심적인 움직임이다. -

      2024.12.24 18:17
    • 종류 너무 많은 ETF,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서평]

      상장지수펀드(ETF)의 시대다. 1990년대 미국에서 등장한 ETF는 거래소에 상장해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펀드를 말한다. 펀드 매니저가 운용하는 뮤추얼 펀드보다 수수료가 낮고, 환매를 기다릴 필요 없이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아 ‘최고의 투자 상품’으로 떠올랐다. 특히 해외 주식, 테마 주식, 인버스, 채권, 금, 원유, 비트코인 등 어떤 자산이든 ETF로 투자할 수 있어 투자의 문턱을 크게 낮췄다. <ETF 투자 7일 완성>은 ETF를 아직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입문서다. ETF 구성 원리부터 종류, 세금과 수수료, 구체적인 투자 섹터, 포트폴리오 구성 방법, 국가별 지수 ETF의 특징 등을 쉽게 알려준다. 책을 쓴 신성호는 한국투자신탁운용, IBK자산운용, 하나UBS자산운용 등에서 12년 동안 펀드 매니저로 일한 뒤 신한은행 투자상품부로 자리를 옮겨 6년 동안 투자상품 전략을 제시했다. 지금은 한국경제신문에서 KEDI 지수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KEDI 지수를 추종하는 28개 ETF 순자산은 최근 3조원을 넘었다. 요즘 주식시장은 개별 기업 실적보다 ‘테마’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인공지능(AI) 반도체가 뜨거운 관심을 받았을 때 엔비디아가 ‘대장주’ 역할을 했지만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만드는 SK하이닉스, 반도체 장비사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를 파는 케이던스, AI 서버 구축을 돕는 오라클 등이 다 같이 올랐다. 이럴 때 AI 관련 주식에 한 번에 투자할 수 있는 테마 ETF가 제격이다. 원자력, 비만치료제, 로보틱스, 방위 사업 등 다양한 테마형 ETF가 있다. 서로 다른 분야의 기업인 테슬라와 엔비디아에 동시에 투자하는 ETF도 있다. 책은 요즘

      2024.12.24 18:13
    • [이 아침의 피아니스트] '시프의 바흐' 듣지 않았다면…클래식 찐팬이라 할 수 없다

      언드라시 시프(1953~·사진)는 현존하는 최고의 피아니스트를 꼽을 때면 어김없이 명단에 드는 거장이다. 헝가리 출신 피아니스트인 그는 ‘바흐 해석의 권위자’ ‘피아니스트들의 교과서’ 등으로 불린다.다섯 살 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그는 프란츠 리스트 음악원에서 수학했다. 1974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1975년 리즈 콩쿠르에서 입상해 이름을 알렸다. 이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베르비에 페스티벌, BBC 프롬스 등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 축제에 연달아 초청받아 뛰어난 연주력과 작품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인정받았다. 시프는 활동 초창기 때부터 캐나다 천재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의 후계자라는 평을 받았다. 시프가 녹음한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음반은 지금까지 굴드 음반과 함께 가장 유명한 클래식 앨범으로 꼽힌다. 1990년에는 ‘바흐 영국 모음곡’ 음반으로 미국 그래미상을 차지했다. 15년간 세계적 클래식 음반사 데카(Decca)의 전속 아티스트로 활동한 그는 1998년 이후부터 독일 유명 음반사인 ECM에서 녹음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그가 1999년 창단한 악단 ‘카펠라 안드레아 바르카’와 함께 내년 3월 한국을 찾는다.김수현 기자

      2024.12.24 17:55
    • 낭만 동해선·추억 교외선…'철도 新르네상스' 열린다

      1980~1990년대 수도권 대학생이 MT를 갈 때 즐겨 타던 ‘추억의 열차’ 교외선이 다음달 약 20년 만에 재개통한다. 경기 고양과 양주, 의정부를 잇는 노선이다. 동해선 개통으로 부산에서 강원 강릉까지 바다를 보며 기차 여행을 떠나는 것도 가능해진다.교외선과 동해선을 비롯해 중부내륙선, 대경선(대구권 광역철도), 중앙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등 굵직굵직한 철도 노선 6개가 최근 개통했거나 곧 개통할 예정이어서 이른바 ‘철도 르네상스’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국민의 이동권이 한층 확대되고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동·서·내륙 간선 철도망 구축24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동해선 프로젝트가 오는 31일 준공해 새해 첫날인 다음달 1일부터 탑승객을 맞는다. 영덕(경북)에서 삼척(강원)까지 122㎞ 구간에 새로 철길을 깔고, 비전철 구간인 포항~영덕과 삼척~동해 구간을 전철화하는 사업이다. 시속 150㎞의 ITX-마음이 달린다. 부산(부전역)에서 강릉까지 환승 없이 3시간50분 만에 갈 수 있다.1년 후엔 시속 250㎞의 KTX를 투입할 예정이다. ‘바다 뷰’가 가능한 구간이 중간중간 있어 관광객 유입 효과가 클 것으로 관측된다. 강릉과 부산뿐 아니라 영덕과 울진 등 소도시도 기대를 키우고 있다. 동해선은 2027년께 양양, 속초를 거쳐 제진(고성)까지 확장된다.내륙과 서해안 지역을 세로로 가로지르는 철도망도 속속 구축되고 있다. ‘제2의 경부선’ 마지막 고리인 중앙선 안동~영천(경북) 구간(145.1㎞) 복선전철화 공사도 완료돼 지난 20일 개통했다. 서울 청량리역을 출발한 KTX-이음이 안동까지만 운행됐는데 이제 부산 부전역까지 달린다. 서울역과

      2024.12.24 17:42
    • '거미 여인' 아라크네가 환생했다, 그의 이름은 시오타 치하루

      시오타 치하루로 환생한 거미가 된 아라크네2025년 6월 파리 그랑 팔레(Grand Palais) 갤러리 재개관을 앞두고 첫 전시로 일본 설치 예술가 시오타 치하루(Shiota Chiharu)의 시적이며 감성적인 작품이 선택되었다. 이번 '시오타 치하루, 영혼의 전율(The Soul Trembles)' 전시는 2019년 도쿄 모리 뮤지엄(Mori Art Museum)의 전시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개인전으로 그랑 팔레와 모리 아트 뮤지엄의 공동 기획으로 2024년 12월 11일부터 2025년 3월 19일까지 열린다.1972년 오사카에서 태어난 그녀는 1996년부터 베를린에 살면서 작업 생활을 하고 있다. 삶과 죽음, 관계와 같은 근본적인 인간의 관심사에 직면하여 시오타 치하루는 인간의 존재감을 대규모의 설치 작업을 통해 그 안에서 일반적인 사물들과 잊지 못할 기억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불확실성에 대한 인간의 내면과 성찰을 변화무쌍한 작품으로 시간, 변화, 기억, 꿈의 개념으로 풀어낸다. 그녀는 하나의 영역에 국한하지 않고 드로잉, 조각, 설치와 퍼포먼스 등 다방면에 걸쳐 작품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시오타 치하루는 교토에서 회화 공부 후 마리나 아브라모비치(Marina Abramović)의 영향을 받아 퍼포먼스와 보디 아트에 관심을 보여 1994년 빨간색 에나멜페인트로 몸 전체를 덮는 비커밍 페인팅(Becoming Painting) 설치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이 작품은 특히 그녀의 예술적 행위를 재정의하게 되는 평면의 캔버스를 넘어서 공간으로 확대되는 예술로의 전환점을 찾게 되는 계기가 된다.이번 전시에는 돌과 철 그리고 유리로 지어진 웅장한 그랑 팔레의 벽과 천정에 수백 킬로미터의 실을 사용하여 거대한 거미줄 같은 미로를 설치했다. 90년대 중반부터 작가는 얽힌 양모 실을

      2024.12.24 16:49
    • 청와대 가까이에 말괄량이 여고생들 '배움집'이 있었다

      허영숙 산원 자리를 나와서 오른쪽으로 30미터 정도 가면 진명여학교 터가 나온다. 지금은 목동으로 이사한 진명여고. 개교한 이래 자리를 지키던 학교는 1989년 목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서울 정동에 이화여학교가 있었다면 서촌에는 진명여학교가 있었다. 학교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이 교가이다.역사 깊은 자핫골 진명의 배움집/ 뒤에는 푸른 백악 옆에는 경무대/ 봄가을 여름겨울 이곳에 배워/ 수려한 저 봉우리 우리 기상일세/ 오오 배달의 진명이거라/ 오오 배달의 진명이거라교가는 소재한 지역의 자연을 가사로 차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통은 학교 주변의 유명한 산이 빠짐없이 등장한다. 자주 쓰이는 가사는 '높은 산의 정기를 받는다'는 것과 강이 가사에 삽입될 때는 '**강을 따라 학교의 유구한 역사가 흐른다'는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진명여학교의 교가에서도 어김없이 '백악'이 들어간다. 진명여학교가 위치한 백악은 한양의 진산이기 때문에 안 들어가면 오히려 이상하다. 그런데 다른 학교 교가에는 없는 내용이 있다. 경무대. 청와대라는 이름이 쓰이기 전에는 경무대라 했다. 이승만이 대통령인 시절 이야기이다. 대통령이 집무하는 곳인 경무대와 가장 가까운 학교가 진명여학교였다. 교가 처음 부분의 '역사 깊은 자핫골'에서 자핫골은 어디를 말할까? 학교가 위치한 창성동에는 자수궁교가 있었다. 자수궁은 이성계의 7번째 아들 무안대군 방번의 집이었는데, 세종 때는 후궁 가운데 비구니가 된 사람들이 머물던 곳이다. 보통 궁궐에서 모시던 왕이 승하하거나, 고변으로 왕이 바뀔 때는 왕을 받들던 여관(궁녀)들도 함께 물러나게 된다. 궁녀는 공

      2024.12.24 16:38
    • '동양의 앤디 워홀' 케이이치 타나아미의 화려한 세상이 열렸다

      "나에게 대담하고 흥미로운 일이 아니라면 해봐야 의미가 없다"지난 8월 8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작가 케이이치 타나아미가 생전 신념처럼 여긴 문장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예술'은 그의 관심을 끌지 못했기에 그는 항상 새로운 세상을 탐구하는 길을 택했다. 그렇게 타나아미는 '동양의 앤디 워홀'로 이름을 알리며 아시아 미술계에 '팝아트'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작가가 됐다.최근 걸그룹 뉴진스의 앨범 표지와 컨셉 전반을 디자인하며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는 '일본 팝아트 거장' 무라카미 다카시도 타나아미를 뒤따라 작업을 펼쳤다. 대중에게는 다카시가 창시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상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영향을 받은 미술 사조인 '슈퍼플랫'의 선구자가 타나아미이기 때문이다. 아시아 예술계에 팝아트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동양의 앤디 워홀'로 불린 케이이치 타나아미의 미술 세계가 서울에 펄쳐졌다. 서울 종로구 대림미술관에서 열리는 타나아미의 개인전 '아임 디 오리진'을 통해서다. 전시 규모도 크다. 그가 작고하기 직전까지 총 60년간 제작한 작품 700여 점을 선보인다. 케이이치 타나아미를 집중 조명하는 특별전이 한국에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타나아미는 섬유 도매를 하던 부모님에게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만화가가 되는 것을 꿈꿨다. '정통 미술'의 길 대신 디자인에 더 관심이 많았다. 그래픽 디자인학을 전공하게 된 타나아미는 졸업장을 받은 직후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했다. 그의 재능을 가장 먼저 알아본 이들은 당시 유행하던 '록 밴드'였다. 밴드 제퍼슨 에어플레인

      2024.12.24 16:27
    • 임권택과 한국영화에 '문학의 숨' 불어넣은 송길한 작가 별세

      송길한 작가를 실제로 본 것은 2017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열린 ‘송길한 마스터클래스’를 통해서였던 것 같다.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지만 그가 오랜 시간 일했던 (부 집행위원장, 고문) 전주국제영화제를 방문할 때면 그가 남긴 크고 작은 전설 같은 이야기가 영화인들의 모임 곳곳을 가득 채웠더랬다. 김지미 배우의 ‘가방 모찌’를 자처하며 깍듯이 모셨다는 이야기, 왕년의 ‘주당’이었던 임권택 감독보다 술을 더 잘 드신다는 이야기 등…. 늘 그에 대한 이야기는 차고 넘쳤다.그럼에도 나에게 송길한 작가는 한국영화사에서 가장 천재적인 인물로 각인된 존재였다. 그는 문예영화가 판을 치던 시대에서도 본인만의 이야기와 인물로 채워진 작품들을 집필했고 정치와 역사를 (비판적으로) 언급하는 것조차 목숨을 걸어야 했던 정권에서도 한국사와 그 안에 존재했던 인물들과의 끈을 놓지 않았다.사실상 그의 이러한 경향은 임권택 감독을 만나면서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송길한 작가는 감독 이상언과 공동으로 집필한 <흑조>로 1973년에 데뷔했다. 4차 영화법 개정과 함께 더욱더 검열이 강화되는 시점에 만들어진 <흑조>는 1970년대 영화들에서 흔치 않게 볼 수 있는 시의성도, 작품성도 결여한 그저 그런 멜로 영화였다. 이후로도 그는 <여고 얄개> 나 <낯선 곳에서 하룻밤> 등과 같은 통속물의 각본가로 참여하며 별다른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의 이러한 ‘밋밋한’ 커리어는 1980년 임권택 감독의 <짝코>를 쓰게 되면서 일대 변혁을 맞는다.임권택 감독의 최고작이라고 할 수 있는 <짝코>는 지리산 토벌 당시에 놓친 빨치산 ‘백

      2024.12.24 15:55
    • 마약과 폭력이 난무하는 곳에서 발휘하는 음악의 힘

      맨해튼 북부에 위치한 할렘은 여러 가지 사건과 사고로 악명 높은 곳이다. 러셀 크로우와 덴젤 워싱턴이 출연한 영화 ‘아메리칸 갱스터’는 마약과 폭력이 난무하는 할렘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뉴욕주 주지사로 재임하던 시절, 이 지역에 관심을 가졌고 1990년대에는 자신의 사무실을 두기도 했다.할렘 북쪽으로 흐르는 강 건너에는 뉴욕시의 다섯 개 자치구 중 하나인 브롱크스가 있는데,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많이 살고있는 곳이다. 1960년대에는 빈곤과 높은 범죄율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었지만, 힙합 음악이 탄생했고, 메이저리그 명문 구단 뉴욕 양키스의 홈구장이 있다.비올리스트 킴 카쉬카시안(Kim Kashkashian)은 쿠르탁(Kurtág)과 리게티(Ligeti)의 작품이 담긴 솔로 음반으로 그래미상을 받았던 세계적 명성의 아티스트이다. 몇 년 전 그와 브롱크스에 있는 한 대학의 초청으로 함께 연주를 가졌다. 음악회가 끝나고 장내 정리가 거의 마무리될 즈음, 양갈래로 머리를 땋은 아프리카계 소녀가 내게 다가왔다. 작은 손에 들고 있던 프로그램 책자를 수줍게 내밀며 사인을 부탁했다. 오늘이 생애 처음으로 본 클래식 음악 콘서트라고 말하던 소녀의 상기된 눈빛은 지갑 속 가족사진처럼 가슴 한편에 남아있다.필라델피아 도심에 위치한 템플대학교 인근의 노스센트럴(North Central)은 미국 내에서도 총기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곳이다. 마치 생명이 다해버린 듯 많은 집이 비어 있고, 현재 살고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극빈층이다. 주민의 70% 이상이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고, 경찰의 주요 업무는 살인, 마약, 강도 사건과 같은 중범죄와 관련되어 있다. 노스센트럴에 사는

      2024.12.24 15:54
    • 12월 '문화가 있는 날' 120% 즐기는 방법

      연말연시 거리마다 화려한 장식이 가득한 12월, 가족 등 사랑하는 이들과 따뜻한 연말을 보낼 수 있도록 전국에서 문화 혜택을 다채롭게 제공한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와 지역문화진흥원(원장 정광렬)은 12월 ‘문화가 있는 날’ 주간을 맞아 영화관, 보드게임 카페 등 문화시설 혜택과 함께, 유럽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콘서트,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겨울 매력 가득 담은 영화 등을 마련했다. ◆ 문화 혜택 분야 영화·보드게임 등 확대 제공겨울방학을 맞은 학생들은 영화 관람, 보드게임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통해 그 간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다. 우선, 전국 주요 영화관(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씨네Q 등)은 올해 크리스마스와 ‘문화가 있는 날’ 중복으로 하루 늦춘 목요일(12/26)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오후 5시부터 9시 사이, 2D 영화에 한해 관람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특히, 크리스마스를 맞아 보드게임 카페 ‘레드버튼’과의 첫 협업을 통해, 보드게임에 대한 혜택도 마련했다. 보드게임은 MZ세대에서 문화 콘텐츠로 자리잡았으며, 문화 혜택 분야를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벤트는 25일(수) 하루 동안 진행되며, 문화가 있는 날 레드버튼 누리집에 업로드된 ‘프로모션 웹페이지’ 이미지를 캡쳐해 레드버튼 매장에서 인증하면 1시간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 가족·연인과 호텔, 놀이공원서 이색 데이트크리스마스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과 화려한 디너 만찬으로 가족·연인과 특별한 분위기를 한껏 즐길 수 있다.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은 25일 유럽 각국 왕실의 화려한 크리스마스 만찬

      2024.12.24 15:48
    • 제2회 롤앤팝 골프대회, 많은 셀럽들과 함께 성공적인 대회 마무리

      지난 11월 12일, 샴발라 컨트리 클럽(Shambhala Country Club)에서 열린 제2회 롤앤팝 골프대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이번 대회는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 욜프(YOLF)와 바토스 골프랩(Vatos Golf Lab)이 공동 후원했으며, 많은 셀럽들과 골프 애호가들이 참여해 풍성한 볼거리와 즐거움을 선사했다.제2회 롤앤팝 골프대회는 쾌적한 가을 날씨 속에서 오전 11시에 시작해 오후 8시까지 진행되었다. 대회는 18홀 신페리오 방식으로 샷건 플레이가 이루어졌으며, 중간중간 다양한 이벤트와 미니게임이 열려 참가자들에게 큰 재미를 더했다. 특히, 시상식과 애프터파티가 어우러진 마무리 행사는 참가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이번 대회에는 유명 골프 프로와 다양한 연예인, 셀럽들이 대거 참여했다. 남영우, 김형성, Jack Kim 등 프로 골퍼와 함께 배우 황정민, 하지원, 박성웅, 윤태영, 김선아, 축구선수 이동국, 가수 김용준, 유튜버 심짱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자리를 빛냈다.대회 우승은 지상민 씨가 차지하며, 우승 트로피와 함께 다양한 상품을 수상했다. 지난 제1회 대회의 우승자인 가수 김용준 씨도 다시 한 번 참여해 대회를 더욱 빛냈다.시상식에서는 롱기스트, 니어리스트, 베스트 드레서 등 여러 부문에서 수상자들이 선정되었으며, 협찬사들의 후원으로 풍성한 상품이 수여되었다. 특히, 퍼시픽링스와 WGL, 베루툼, 바하마 등 다수의 협찬사들이 준비한 다양한 경품과 럭키드로우 상품들이 참가자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었다.이번 대회를 주최한 바토스 골프랩의 최남욱 대표는 국내 골프 문화를 확장하고 대중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바토스 골프랩은 최신 기술을 접목한 라이브 레슨 시스템과 프리미엄 시설로

      2024.12.24 15:04
    • '다작 배우' 최재림의 위기…뮤지컬 '겹치기' 고름 터졌다 [연계소문]

      최근 공연계 화두로 떠오른 단어는 바로 '겹치기 출연'이다. 한 명의 배우가 동시에 여러 작품에 중복해서 출연하는 이른바 '겹치기'로 직접적인 관객 피해가 생겨나면서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공을 쏘아 올린 건 배우 최재림의 컨디션 난조였다. 최재림은 지난 20일 '시라노' 무대에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1막만 소화하고 끝내 2막을 해내지 못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관객들은 최재림이 시작부터 불안하게 노래했고, 1막 마지막에는 처절해 보이기까지 했다고 증언했다.휴식이 필요한 상태였지만 문제는 다음날도, 그다음 날도 공연이 예정돼 있다는 것이었다. '시라노' 외에 '킹키부츠', '시카고'까지 병행하고 있었던 탓에 공연 '줄취소'가 불가피했다. 결국 캐스팅이 변경됐고, 24일 박칼린·민경아 등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콘서트도 최재림 대신 마이클리가 무대에 오르게 됐다.최재림은 올해만 5개 작품에 출연한 뮤지컬계 대표적인 '다작 배우'다. 이를 위해서는 공연을 겹쳐 진행할 수밖에 없다. 최재림 이슈로 떠들썩한 가운데 뮤지컬 '명성황후'와 '광화문연가'를 함께 소화 중이었던 차지연 역시 건강 문제로 두 공연에 모두 영향을 미치면서 '겹치기' 출연에 대한 비판은 더 거세졌다.겹치기 출연이 공연 퀄리티 문제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불만은 높아지고 있다. 티켓 가격은 몇 년 새 계속 오르고 있는 반면 관객 만족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뮤지컬 마니아 관객 A씨는 "건강 문제는 언제든 생길 수 있는 거지만, 무리한 스케줄로 작품에 타격을 주는 것과는 별개"라면서 "비싼 돈을

      2024.12.24 14:46
    • RCO·빈 필·베를린 필 총출동…'역대급 라인업' 오케스트라 전쟁

      내년 한국이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의 집결지로 변신한다.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 등 ‘세계 3강’으로 꼽히는 명문 악단들이 잇따라 내한 공연을 연다. 여기에 클라우스 메켈레, 구스타보 두다멜, 정명훈 등 이름만으로 압도적 존재감을 자랑하는 지휘 명장들이 인연이 깊은 악단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2025년은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안드라스 쉬프, 바이올리니스트 재닌 얀센 등 거물급 연주자들의 공연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메켈레&임윤찬, 페트렌코&김선욱…유럽·미국 명문 악단 내한 러쉬먼저, 세계 3대 오케스트라 중에선 RCO가 가장 먼저 국내 청중과 만난다. 11월 5~9일 핀란드 출신의 천재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가 포디엄에 올라 RCO와 새로운 호흡을 선보인다. 메켈레는 2022년 불과 26세의 나이로 이 악단의 차기 상임지휘자로 발탁되면서 화제를 모은 지휘자로, 2027년 정식 취임이 예정돼 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선 피아니스트 키릴 게르슈타인,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로자코비치가 협연자로 나선다.베를린 필하모닉은 11월 7~9일 내한 공연을 연다. 2023년 이후 2년 만에 내한이다. 2019년부터 이 악단의 열두 번째 상임지휘자 겸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명장 키릴 페트렌코가 지휘봉을 들고,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협연자로 무대에 오른다. 2021년부터 매년 한국을 찾은 빈 필하모닉은 11월 18~20일 서울에서 연주가 예정돼 있다.이들 못지않게 클래식 애호가들의 관심이 쏟아지는 오케스트라 공연은 또 있다. 6월 14~15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파리 오케스트라

      2024.12.24 14:26
    • "겨울철 건조한 피부 그냥 뒀더니"…뜻밖의 증상에 '화들짝'

      대개 더운 여름에 여드름이 많이 생기고 추운 겨울엔 여드름이 많이 생기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겨울에 새로 여드름이 생기거나 여드름 증상이 악화해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이른바 '겨울 여드름'이다.김영구 연세스타피부과 강남점 원장은 24일 "겨울엔 피부가 건조하고 자외선을 받는 양이 줄어 겨울 여드름 발생이 늘 수 있다"며 "염증성 여드름이 3주 넘게 지속되면 피지샘이 파괴돼 피부 조직이 손실되고 패인 여드름 흉터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여드름 원인은 크게 내부 요인과 외부 요인으로 나뉜다. 성호르몬(안드로젠)이 증가해 피지 분비가 늘어나는 것은 내부 요인이다. 지성 피부, 가족력 등도 여드름 발생에 영향을 주는 내부 요인이다.건조한 공기에 노출되거나 자신의 피부에 맞지 않는 화장품 사용,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 노출, 약물 복용, 스트레스 등은 외부요인이다. 이 중 여드름 발생 위험을 높이는 큰 변수 중 하나가 피부 건조다.추위나 햇볕, 열, 오염물질 등에 노출돼 피부가 건조해지면 피부는 이를 완화하기 위해 피지를 많이 만든다. 피지는 모공 등을 통해 피부로 배출된다.이때 피부각질 등으로 모공이 막히면 피지가 원활하게 분비되지 않아 여드름균이 증식하기 쉬운 환경이 된다. 난방기를 많이 쓰는 겨울엔 미세먼지와 대기 오염물질(질소산화물)도 여드름 발생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최근 한 의학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피부가 질소산화물(NOx) 등 대기오염 물질에 자주 노출되면 성인 염증성 여드름 발생 위험이 3~8배 증가했다. 검버섯이나 흑자 등 피부 색소 질환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이렇게 생긴 여드

      2024.12.24 14:03
    • 우리에게 무엇이 더 있는가, 자랑스럽게 묻는 '향연'

      우리에게 무엇이 더 있는가. 국립무용단이 19~25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펼쳐내는 우리 춤 모듬 ‘항연’은 이런 호기심을 강하게 불러온 공연이었다. 질문은 우리 것을 더 알고 싶다는 지적 욕구를 넘어 선다. 질문의 밑바닥에는 우리 것을 통해 느껴보지 못한 자부심이 더 있으리라는 확신이 자리하고 있다. ‘허리가 좀 아프네’ 하면서 자리를 한 번 고쳐 앉았을 뿐인데 순식간에 100분이 흘러가 버렸다. ‘향연’은 오래 전부터 보고 싶었던 공연이었지만 인연이 닿지 않았다. 2015년 초연 이후 ‘한국춤 신드롬’을 불러왔을 만큼 세간의 화제였으나 최근 6년간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줄을 서서 춤을 추는 전통무용 일무(佾舞) 공연 등이 간간이 있었지만 한국춤의 정수를 종합선물세트처럼 차려주지는 못했다. 모처럼의 귀한 기회는 기대감을 증폭했고, 50여명의 무용수들이 펼쳐내는 각양각색의 춤사위는 한껏 부풀어오른 기대감을 완벽하게 충족해줬다. ‘향연’은 11개 전통춤을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로 나눠서 배치했다. 연회의 서막은 흑백의 정갈한 차림으로 끊길 듯 이어가는 궁중무용이 열었다. 적막 속의 단순한 동작들에서 왕조의 위엄이 경건하게 드러났다. 종묘제례 가운데 비단 예물을 올리는 의식(전폐)에서 연주되는 노래와 춤이었다. 하얀색 꽃을 양손에 쥐고 추는 궁중무용(가인전목단)은 엄격함과 흥겨움을 함께 자랑했다. 짙은 색 옷을 입은 무사들의 춤도 꽤나 인상적이었다. 여름은 종교제례무용이었다. ‘우리에게 무엇이 더 있는가’라는 궁금증이 떠오르기 시작한 즈음이다. 궁중무용을 지나 바라춤, 승무, 진쇠춤 등 종

      2024.12.24 13:47
    • '잔망루피 신상 핫초코' 마시다가 빵 터졌다 "조금 무섭네"

      핫초코의 시즌을 맞아 야심 차게 출시한 잔망루피 핫초코가 최근 엉뚱한(?) 쪽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잔망루피 캐릭터 마시멜로가 들어있는 핫초코는 시음 후기가 올라오는 가운데 일부 소비자들이 '지옥에서 온 루피'라는 웃지 못할 닉네임을 지어 준 것.핫초코를 마시다가 마시멜로를 띄워 녹여 먹고 남은 잔망루피 얼굴 모양의 마시멜로를 즐기는 식인데 이때 컵에 남아있는 잔망루피 얼굴이 보기에 따라 무섭게 보일 수 있다는 후기가 이어지면서다.네티즌들은 "너무 귀여운 캐릭터인데 무서워서 논란"이라며 "사진 보고 빵 터졌다", "간만에 웃었다"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지난달 동서식품이 '잔망루피'와 협업한 '핫초코 미떼 X 잔망루피 스페셜 패키지'는 한정판으로 '미떼 잔망루피 디자인팩' 2종과 '미떼 잔망루피 마시멜로팩' 1종으로 구성됐다. 제품 패키지와 스틱에는 각기 다른 귀엽고 익살스러운 표정의 잔망루피 일러스트를 더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2024.12.24 10:56
    • 침묵의 잔혹함··· 폭력은 누구에게나 당도한다

      유리로 만든 관 속에 공허한 표정을 한 인형들이 누워 있다. 텅 빈 눈동자에 얼어붙은 듯한 인형들은 모두 어린이나 청소년처럼 보인다. 폭력에 익숙해진 무력감을 떠올리게 하는 표정의 인형들을 내려다보며 과연 우리는 어떻게 폭력을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른다.프랑스-오스트리아 출신의 지젤 비엔느(Gisèle Vienne, b. 1976)는 조각가이자 인형 제작자, 음악가, 안무가, 철학자로 활동하는 다재다능한 아티스트로서 11세부터 인형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비엔느에게 인형은 신체를 사유하게 하는 형식적 도구이고, 이를 통해 권력관계 및 사회적 인지 시스템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특히 그는 사회에서 발생하는 폭력에 관심을 두고 폭력의 메커니즘을 분석하려 한다.“저는 폭력이 어떻게 발생하고, 파시즘이나 인종차별, 신자유주의가 어떻게 나타나고 표현되는지 이해하고자 폭력을 주제로 다루고 있습니다.”예술은 사회의 인지 시스템과 이를 다루는 방식에 책임이 있다고 발언하는 비엔느의 작품이 지난 9월부터 2025년 3월까지 베를린의 3개의 기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간학제적 예술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의 후원을 받아 베를린 남서쪽에 위치한 하우스 암 발트제(Haus am Waldsee), 서쪽에 위치한 게오르크 콜베 미술관(Georg Kolbe Museum), 공연 및 퍼포먼스를 위한 장소인 소피엔젤레(Sophiensaele)에서 조각, 설치, 사진, 퍼포먼스, 필름 등 여러 매체를 아우르는 그의 작업 세계를 다각도로 선보인다.하우스 암 발트제에서는 유리관에 누워 있는 인형 13점을 포함해 지난 25여년간 작가가 제작하고 무대에서 배우들과 함께 사용했던 인형 조각, 설치 작업 및 사진 등을 전시하고 있다. 어린이

      2024.12.24 09:32
    • "한국 김치가 파오차이?"…日 유명 덮밥집 '황당 오류'

      일본의 유명 덮밥 체인점에서 한국의 김치를 중국의 '파오차이'(泡菜)로 번역한 사실이 알려졌다.한국 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4일 일본의 유명 덮밥 체인점인 요시노야, 마츠야 등의 키오스크 메뉴판에서 언어를 중국어로 변경하면 김치가 '파오차이'로 오역돼 나온다고 지적했다.서 교수는 "많은 누리꾼이 제보를 해 줘서 알게 됐고, 일본을 넘어 전 세계 곳곳에 체인점을 가지고 있기에 즉각 항의 메일을 보냈다"며 "한국의 '김치'와 중국의 '파오차이'는 엄연히 다른 음식이며 전 세계 이용자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잘못된 표기를 빠른 시일 내에 시정하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서 교수는 빠른 이해를 돕기 위해 김치와 파오차이의 다른 점을 명확히 알려주는 영상까지 메일에 첨부했다고 덧붙였다.지난 2021년 문체부에서는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을 일부 개정하면서 김치의 올바른 중국어 표기를 '신치'(辛奇)로 명시한 바 있다.서 교수는 "전 세계 곳곳에서 김치에 대한 '파오차이' 오역은 중국의 '김치공정'에 빌미만 제공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오류를 바로잡는 일이 진정한 '한식 세계화'의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2024.12.24 0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