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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대가' 루간스키, 열 손가락으로 담아낸 바그너의 정수

      지난해 국내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큰 충격을 준 연주자가 있다. 러시아 피아니스트 니콜라이 루간스키(52)다. 그는 작년 12월 KBS교향악단과의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전곡 연주에서 단순한 차력쇼 이상의 예술적 경지를 보여줬다. 한동안 '라흐마니노프 하면 루간스키'를 떠올릴만큼 그의 연주는 관객과 평단 모두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그런 그가 최근 독주회로 한국을 찾았다. 지난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리사이틀에서 루간스키는 그의 대표 레퍼토리인 라흐마니노프의 뿐 아니라 독일 작곡가 바그너의 곡들을 선보였다. 1부에서는 라흐마니노프 연습곡과 전주곡들로 섬세한 피아니즘을, 2부에서는 바그너의 음악극을 피아노 편곡 버전으로 연주해 피아노라는 악기의 무한한 확장성을 보여줬다.1부 첫 곡으로는 '회화적 연습곡 작품번호 33'에서 4개의 연습곡을 연주했다. 지난해 협주곡 전곡으로 입증한 바 있듯, 라흐마니노프 음악의 물리적 어려움은 그에게 큰 문제가 아니었다. 그래서 오히려 그의 연주에서 느껴지는 건 화려한 테크닉보다 라흐마니노프 특유의 서정성과 투명한 음색이었다. 이미 기본 재료가 잘 갖춰진 덕분에 이를 토대로 자연스럽고 편안한 요리를 만들수 있는 게 아닐까.  라흐마니노프 연습곡은 작품 제목처럼 '회화적' 요소가 돋보였다. 넓게 펼쳐지는 아르페지오, 불협화음이 가득한 스케일, 멜로디를 받쳐주는 독특한 리듬과 화음 같은 난해한 배경 요소들은 질서정연한 레이어로 만들었고, 다채로운 타건으로 여러 음색을 담아내며 음악에 명암을 더했다. 호소력 짙은 멜로디와 중간 중간 반짝이는 한두개의 음들, 그리고 아름답

      2024.11.06 17:03
    • 사무엘 윤 "난 28년간 철저한 '이방인'…'방랑자의 여정' 보여줄 것"

      “나는 어디에서나 이방인이다.”‘바이로이트의 영웅’으로 불리는 세계적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52·사진)은 6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슈베르트 가곡 ‘방랑자’ 중 한 구절을 인용하며 “난 지난 28년간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철저히 ‘이방인’으로서의 삶을 살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의 출발지이자 종착지인 한국에서 끊임없이 방랑했던 나의 인생을 가감 없이 드러낼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사무엘 윤은 2012년 동양인 최초로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개막공연 주역을 꿰찬 데 이어 2022년 독일어권 성악가 최고 영예인 ‘궁정가수’(카머쟁어) 칭호를 받은 인물. 그가 예술의전당 ‘보컬 마스터 시리즈’의 마지막 주인공으로 무대에 오른다. 오는 16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피아니스트 박종화, 아벨 콰르텟과 함께 ‘방랑자, 영웅의 여정’을 주제로 공연을 선보인다.이번 무대는 평범한 클래식 공연과 거리가 있다.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출신 사진작가 겸 비주얼 아티스트 박귀섭이 사무엘 윤과 공동 연출을 맡았다. 오페라를 연상케 하는 무대 소품과 영상, 3명의 무용수 등이 함께 한다. 사무엘 윤은 “관객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색다르고 더 새롭고 더 흥미로운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을까 고심 끝에 내놓은 결과물”이라며 “지금은 성악과 기악, 무용 장르가 융합된 정도지만, 내가 무대 위에서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건 ‘종합예술’”이라고 했다.공연 프로그램은 ‘고

      2024.11.06 16:54
    • 북아일랜드 작가 애나 번스 “아무리 미약한 빛이라도 세상을 비춰”

      “저는 세상을 바꿀 수는 없으나 아무리 미약한 빛이라도 세상을 비추도록 도울 수는 있습니다. 진실이 제게 다가와 '애나, 지금이야. 해야만 해'라고 말한다면, 도전하고 저 자신을 바꾸면서 그리할 것입니다.”제8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본상을 받은 북아일랜드 소설가 애나 번스는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수상 소감을 말했다. 1962년생인 번스는 오랫동안 무명에 가까웠지만 2018년 세 번째 장편 <밀크맨>으로 북아일랜드 출신으로는 처음 영국 부커상을 받으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1960∼1990년대 북아일랜드 유혈 분쟁 시기인 ‘트러블’을 경험한 번스는 종교 분쟁과 혐오, 폭력으로 삶이 황폐해지는 당시의 모습을 소설에 담아왔다.번스는 “북아일랜드는 분쟁의 시기를 겪었고, 한국 역시 분단의 아픔을 겪었다”며 “이런 공통점으로 인해 수상이 더욱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또 “이호철 작가는 평생 수많은 위험과 고난, 슬픔을 겪었고 평화와 용기의 상징으로 알고 있다”며 “암울한 시기를 거치며 직접 글을 써보겠다고 생각한 것이 나와 비슷하다”고 했다. 그는 최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한강 작가에 대해 “두 작품을 읽어봤고 세 번째로 지금 <소년이 온다>를 읽고 있다”며 “아주 훌륭한 작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소년이 온다>를 두고 “잔혹함과 증오를 매우 사실적이고 현실적으로 잘 묘사했다”고 했다.이호철통일로문학상 특별상을 수상한 김멜라 작가도 이날 자리를 함께했다. 장편 <없는 층의 하이쎈스>와 소설집 <적어도 두 번> 등을

      2024.11.06 16:25
    • "200만원대로 서유럽 3국 미식여행 떠난다"…특색있는 패키지 상품에 몰리는 2030세대

      서유럽으로 패키지여행을 떠나는 여행객들은 주로 누구나 얼마나 가는지를 기준으로 여행 상품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6일 인터파크트리플이 운영하는 인터파크 투어에 따르면 지난주 예약이 많았던 서유럽 패키지 상품은 '서유럽 3국 8박10일'이다. 이어 '이탈리아 7박9일', '스위스 7박9일', '프랑스 스위스 8박10일', '영국 8박10일' 순으로 집계됐다. 이들 상품은 대부분 전일정 4성급 호텔, 노옵션, 대한항공 및 아시아나 항공을 탑승하는 프리미엄 상품이거나, 2030 연령대가 선호하는 인스타그래머블(SNS·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은)한 관광지 또는 현지 레스토랑 방문 일정이 속한 것이 특징이다.인터파크 투어는 지난주 패키지 예약률 상위를 차지한 상품과 TV 홈쇼핑 인기 상품을 선보이는 '서유럽 패키지 인기차트' 기획전을 열었다.가장 인기가 많은 '서유럽 3국 8박10일'상품은 최저 200만원대에 티웨이 항공을 이용해 파리로 입국, 로마에서 출국하는 최적의 여행 동선으로 구성됐다. 루브르 박물관과 바티칸 시국 내부 관람, 융프라우 등정 등 파리, 스위스, 이탈리아의 주요 핵심 관광지를 둘러본다. 또한 에스카르고(달팽이요리), 브라트부르스트(송아지 소시지), 피렌체 피오렌티나 T본 스테이크 등 서유럽에서 필수로 꼽히는 음식이 특식으로 제공된다.지난주 TV 홈쇼핑에서 인기를 끌었던 '서유럽 3국 8박10일 융프라우+베르사유' 상품은 최저 300만원대에 바티칸 시국, 인터라켄, 베네치아 등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핵심 관광지를 투어 한다. 2020년에 신규 개통한 3중 케이블 곤돌라, 아이거 익스프레스와 고도1400m의 산속 터널 열차를 탑승해 융프

      2024.11.06 14:54
    • 펭수까지 나섰다…대만 타이베이, 스포츠 관광 매력 알린다

      "타이베이는 매년 101 수직 마라톤, 타이베이 마라톤, 투르 드 대만 등 다양한 국제 스포츠 행사를 개최해 활기찬 도시 이미지를 선보이고 있습니다."6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왕추동 타이베이시 관광전파국 국장(사진)은 "한국인들이 '2025 타이베이 및 신베이 월드마스터스 대회'에 적극 참여해 타이베이의 매력을 마음껏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이날 간담회는 문화와 현대 생활이 공존하는 타이베이시의 활기찬 이미지와 국제 스포츠 대회 도시 위상을 한국에 알리고, 타이베이 및 신베이 월드마스터스대회에 한국인들의 적극 참여 독려를 위해 마련됐다.간담회에는 대만과 한국의 인기 캐릭터인 브라보베어와 펭수가 홍보대사로 초청받아 타이베이시의 다양한 명소와 활동을 소개했다. 도시의 열정과 활기를 느낄 수 있는 시먼딩, 타이베이101, 다다오청, 다양한 야시장과 맛집 등을 설명했다. 스포츠 센터와 강변 자전거도로, 친산 산책로 등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장소도 안내했다.특히 타이베이시는 어디서나 쉽게 스포츠와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는 도시로 완벽한 체육 시설과 편리한 교통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이 자전거 타기, 하이킹, 다양한 경기 참여 등을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또한 "운동 후에는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서의 식사와 번화한 야시장에서의 취두부, 우육면 등 각종 특색 있는 디저트로 미식 탐방을 즐기며 운동부터 식사까지 잊지 못할 스포츠 관광 여행을 경험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관광전파국에 따르면 타이베이시는 국제적으로도

      2024.11.06 13:02
    • 찬사와 경멸 사이… 일론 머스크의 모든 것, 테슬라 리부트 [서평]

      ‘괴짜’ ‘천재 사업가’ ‘세계 최고 부자’ ‘관종’ ‘아이언맨’….항상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수식하는 말이다. 그의 특이하고 특별한 말과 행동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선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면서 ‘브로맨스’를 보여줘 또다시 화제의 인물이 됐다.테슬라S·3·X·Y, 사이버트럭 등 전기차뿐만 아니라 화성 탐사선 스타십을 개발해 화성을 식민지화하겠다는 야망을 갖고 있는 머스크는 언론에 드러난 대로 ‘문제적 남자’일까. 그가 운영하는 테슬라는 대체 어떤 기업일까.<테슬라 리부트>를 쓴 백수전 한국경제신문 기자는 테슬라에 관한 ‘모든 것’을 이 책에 담았다. ‘테슬람’이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왜 우리가 테슬라와 머스크에게 열광하는지, 인공지능(AI) 혁명 속에서 테슬라가 얼마나 고군분투하는지, 그리고 테슬라에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지까지.저자는 테슬라라는 기업을 알기 위해선 머스크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대한 ‘묻지마 찬양 또는 비난’ 대신 진짜 그의&

      2024.11.06 12:29
    • 암 경험자는 맥주 한 잔 마실 자유도 없나요 [서평]

      "무리하지 말고 푹 쉬어."암 경험자라면 가장 자주 듣는 말 중 하나다.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든, 무엇을 하든 걱정 어린 시선을 받는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근거 없는 항암 정보와,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는 강요 아닌 강요는 정상적인 삶으로 복귀를 원하는 암 경험자를 오히려 괴롭게 만들기도 한다.<사랑과 통제와 맥주 한잔의 자유>는 30대 중반에 급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은 저자가 쓴 책이다. 치료 후 일상에 복귀한 뒤 암 경험자로서 누려야 할 존엄과 자유의 문제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 내용을 담았다. 저자는 암 경험자를 지나치게 통제하고 죄책감을 강요하는 암 치유 문화를 비판하며 "몸에 대한 윤리는 나를 잘 돌보는 데도 있지만 나를 즐겁게 하는 데도 있다"고 강조한다.암 환자 혹은 경험자는 현실에서 걱정의 이름으로 포장된 강요와 통제의 대상이 된다. 건강한 사람들은 아픈 사람의 행동거지와 마음가짐까지 통제하려 든다. 술, 담배는 물론이고 격한 운동과 스트레스도 금기시된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내 몸만 생각하라는 게 그들의 이야기다. 그러나 이런 조언들은 지나치게 통제적이며 종종 서로 어긋나기도 한다.저자는 비판적 어조로 암 치유 문화의 실상을 파헤친다. TV에서 나오는 생활 정보 프로그램에선 온갖 항암식단이 각축을 벌이지만, 한데 모아놓으면 결국 골고루 먹으란 결론이 나온다는 식이다. 암 환자를 비련의 주인공이나 재앙의 희생양으로 묘사하는 미디어의 재현 방식에도 의문을 제기한다.암 치료 및 간병 문화를 둘러싼 제도적인 문제도 지적한다. 환자의 이야기를 경청하지 않는 병원의 '3분 진료', 민간보험이 있어도 감당하기

      2024.11.06 12:23
    • 르네상스 3대 천재 화가의 피 튀기는 경쟁…<그때 그 사람> 후속작 출간

      프리다 칼로의 작품 속에 숨겨진 고통, 폴 세잔의 괴팍한 성격, 살바도르 달리의 광기…. 명작 뒤에 숨겨진 천재 화가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들여다보는 건 언제나 재미있고 유익하다. 위대한 예술가들의 삶을 조명하는 각종 책과 칼럼, 교양 방송이 계속 쏟아져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이 중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는 콘텐츠는 드물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한국경제신문 문화부 기자 성수영이 매주 토요일 연재하는 칼럼 ‘성수영의 그때 그 사람들’은 올해 가장 두드러지는 성공 사례 중 하나다. 포털사이트 고정 구독자 수 기준(6만5000여 명, 네이버 기자페이지)으로 국내 문화·예술 분야 기자 중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고, 칼럼 누적 조회수는 4000만회가 넘는다. 철저한 사실에 기반하면서도 드라마를 연상시키는 몰입감 있는 스토리텔링이 강점이란 평가다. 덕분에 올해 상반기에 나온 칼럼을 엮은 책 <명화의 탄생, 그때 그 사람>은 장기간 예술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다.그 후속작인 <명화의 발견, 그때 그 사람>이 출간됐다. 유려한 서술과 고품질의 인쇄, 아름다운 표지 디자인 등 전작에서 호평받았던 장점은 그대로 이어받았다. 여기에 더욱 깊이 있는 자료 취재를 가미했다. 김인혜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추천사를 통해 “고뇌와 결핍, 끈기와 열정 모두를 가진 복합적인 예술가의 인간적 매력에 자연스레 빠져들게 해주는 책”이라며 “적절한 인용과 탁월한 비유 덕분에 이런 몰입이 가능했다”고 했다.화가의 내면과 작품에 대한 설명은 전작보다 더욱 입체적으로 발전했다. 예술에 미쳐 자신의 가족에게는 소홀했던 폴 고갱

      2024.11.06 12:22
    • 김윤신 권오상…LA로 간 한국 작가 28명 ‘초미니’ 조각 언박싱!

      "시간이 지날수록 작품은 점점 작아졌다…결국 수개월 후에 인물상은 못 크기로 줄어들어, 몇 배나 더 큰 받침대 위에 고립돼 불안정하게 서 있게 됐다."알베르토 자코메티(1901~1966)의 평전 <자코메티: 영혼의 손길>에서 저자 제임스 로드는 이렇게 썼다. 1947년 무렵부터 자코메티는 '작은 조각'을 고집했다. 사물의 본질을 보고, 그 핵심만 담으려다 보니 조각이 작아진 것이다. 가느다란 못 크기에 불과한 그의 작품들은 역설적으로 작가를 '거장'(巨匠) 반열에 올려놨다.때론 작은 작품일수록 거대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법.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중견 화랑 'Various Small Fire'(VSF)에 한국 작가들이 모여든 이유다. '언박싱 프로젝트 3.2: 마케트'란 이름으로 열린 이번 전시에서 김윤신, 권오상, 신미경 등 조각가 28명이 각각 30㎝ 내외의 '작은 조각'을 선보였다.언박싱 프로젝트는 상자에 담을 수 있을 정도로 작은 크기의 작품들을 선별해 보이는 전시 기획이다. 변현주 큐레이터와 채민진 아트 어드바이저가 기획했다. 참여 작가들한테 제한된 틀에 맞춰 각 프로젝트의 주제에 맞는 작품을 제작할 것을 의뢰하고, 이를 '언박싱(개봉)'해 전시하는 방식이다. 전시된 작품들의 공통분모는 선반 위에 얹을 정도로 작다는 점이다. 전시 제목의 '마케트(maquette)'는 대형 조각을 만들기 전 미리 작은 크기로 만들어서 형태를 가늠하는 습작을 뜻한다. 변현주 큐레이터는 "압도적 크기의 작품이나 스펙터클이 주는 '감탄'보다 작은 작품이 주는 감동이 더 오래 남았던 경험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참여 작가들의 존재감은 작지 않다. 40여

      2024.11.06 12:16
    • 부산영화제 '반값 예산'으로 양조위 두기봉도 모셔가는 도쿄국제영화제

      [제37회 도쿄국제영화제 |Tokyo International Film Festival|레드카펫]지난 28일, 제37회 도쿄국제영화제의 막이 올랐다. 올해의 개막작은 시라이시 카즈야 감독의 <11 레벨스>가 상영되었다. 2009년에 데뷔한 시라이시 카즈야 감독은 <이름 없는 새>, <고독한 늑대의 피> 시리즈 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일본의 메이저 감독이다.<11 레벨스>는 시대극으로 에도 막부 시대를 배경으로 보신 전쟁 중에 자살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 11명의 사무라이 이야기를 다룬다. 주로 메이저 상업영화, 혹은 화제성을 가진 영화를 개막작으로 선정하는 도쿄국제영화제의 경향으로 볼 때 올해 개막작의 선택 역시 이변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작년 영화제에서는 빔 벤더스의 <퍼펙트 데이즈>가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다.[영화 '11 Rebels' 예고편]11월 6일까지 열흘간 열리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10개의 섹션 – 국제 경쟁, 갈라 셀렉션, 월드 포커스, 니폰 시네마 나우, 애니메이션, 재패니스 클래식, 청소년, TIFF Series, Women's Empowerment 를 통해 총 110편의 영화가 공개된다. 영화를 초청, 상영하는 비경쟁 포맷의 부산국제영화제와는 달리, 도쿄국제영화제는 경쟁 영화제이다.말하자면 공모를 통해 제출된 영화들은 영화제에서 1차 심사 과정을 거쳐 국제 경쟁 섹션을 통해 공개되는 것이다. 이 섹션에 선정된 15편의 영화들은 심사위원들이 선정하는 ‘그랑프리,’ 그리고 관객들이 선정하는 관객상 등을 위한 또 한 번의 경쟁을 치다. 올해 경쟁 섹션의 심사를 맡을 위원들로는 홍콩 배우 양조위, 두기봉 감독 그리고 헝가리를 대표하는 여성 감독 일디코 에녜디 감독 등이 참여했다.특히 올해 영화제에서는

      2024.11.06 12:08
    • "수십억 세금 '쩡판즈' 그림으로 냈더니"…미술시장도 반색

      상속세를 예술적 가치가 큰 문화재나 미술품으로 대납하는 미술품 물납제도가 국내에서 본격 시행되며 미술시장에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국립현대미술관 수장고에 반입된 1호 물납품이 그간 국내에선 흔히 볼 수 없던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이란 점에서 대중의 예술 향유 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미술품 컬렉션을 물려받은 ‘큰 손’ 수집가들의 상속세 납부를 위한 기증이 글로벌 미술시장을 움직이는 큰 변수 중 하나로 떠오르면서 미술품 물납제도를 적극 장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진다.6일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따르면 지난달 물납 허가를 받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수장고에 반입된 작품 4점에 대한 소장품 등록 절차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으로 미술품 물납제가 도입된 이후 첫 사례다.눈에 띄는 작품은 쩡판즈(60)가 그린 두 점의 ‘초상’ 연작이다. 상대적으로 해외 컬렉션이 아쉽다고 평가받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 다양성과 품질을 끌어올릴 계기가 됐기 때문. 국립현대미술관이 쩡판즈의 작품을 소장하게 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미화 미술관 소장품자료관리과장은 “그간 작품수집 경로가 구입, 기증, 관리전환이었는데 물납제 시행으로 좋은 작품을 수집할 경로가 추가돼 고무적”이라면서 “쩡판즈 작품은 고가로 거래되는 터라 미술관 예산으로 수집이 어려웠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향후 전시, 교육프로그램에서 선보일 수 있게 돼 기대가 크다”고 했다.웨민준, 장샤오강, 팡리쥔과 함께 ‘중국 현대미술 4대 천왕’으로 불린 쩡판츠는 2000년대 중국 아방가르드 회화를 대표한다

      2024.11.06 12:04
    • '흑백요리사' 최현석 vs 윤남노 셰프, 아이스크림 레시피 대결 펼쳤다

      넷플릭스의 요리 대결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 출연해 인기를 끈 최현석·윤남노(‘요리하는 돌아이’) 셰프가 이번엔 아이스크림 레시피 대결을 벌였다.배스킨라빈스는 6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두 셰프가 31분 동안 자신의 아이스크림 레시피대로 대결을 펼치는 ‘핑크스푼대전’ 영상을 공개했다.영상에서 최 셰프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달걀 노른자, 파마산 치즈 소스를 조합하고 짭짤한 베이컨칩을 올린 ‘까르바닐라’를 만들었다. 이에 맞서 윤 셰프는 올리브와 향신료인 케이퍼의 강렬한 맛을 부드러운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조합한 ‘돌아이스크림’을 선보였다.이 대결의 우승작은 소비자 투표 결과와 현장 판매량을 종합해 결정된다.온라인 투표는 오는 10일까지 해피포인트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진행된다. 투표 참여 고객에게는 11월 ‘이달의 맛’ 사이즈 업그레이드 쿠폰이 제공되며 자신이 투표한 셰프가 우승할 경우 다음달 1+1 쿠폰도 추가로 받을 수 있다.두 셰프의 아이스크림은 다음달 4일 ‘워크샵 바이 배스킨라빈스’ 매장에서 열리는 현장 심사를 거쳐 이튿날부터 판매된다. 현장 심사 결과와 같은달 17일까지의 제품 판매량을 합산해 우승작을 거리며 최종 우승작은 정식 제품으로 출시될 예정이다.배스킨라빈스 관계자는 “최현석·윤남노 셰프의 특별한 레시피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직접 시식하고 평가할 기회를 가져보길 바란다”고 말했다.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2024.11.06 11:43
    • 서른에 요절한 모던시인 박인환, 관 속엔 조니 워커와 카멜 담배가

      짧은 생을 모던하게 살다 간 시인 박인환의 생애와 작품 활동지난 10월 18일 늦은 저녁 시간, 서울 혜화동 대학로에 있는 예술가의 집에서는 박인환문학상 시상식이 있었다. 올해 수상자는 김승일 시인이었고, 부끄럽게도 필자는 박인환문학상 주관사에서 발행하는 문예지의 신인상 등단 상패를 받았다. 생전에 본 적은 없지만, 가을과 가장 잘 어울리는 시인이 아닐까 싶어 설레는 시간이었다.준수한 용모에다 180cm의 훤칠한 키에 양복이 매우 잘 어울리는 멋쟁이로 유명했던 박인환(朴寅煥, 1926~1956) 시인은 1926년 8월 15일 강원도 인제에서 4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당시 면사무소 직원이었고 인제공립보통학교에 입학해서 다니다가 열한 살 때 아버지를 따라 상경하여 1939년 서울 덕수공립소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경기공립중학교에 입학했으나 1941년 자퇴하고(영화에 심취해 있던 중학생 박인환이 영화관을 드나들다 교칙 위반으로 학교를 그만뒀다는 설도 있다), 한성학교를 거쳐 1944년 황해도 재령의 명신중학교를 졸업했다.그해 3년제 평양의학전문학교에 입학했지만 이듬해 광복을 맞아 학업을 그만두고 서울로 가서 ‘마리서사(茉莉書肆)’라는 이름의 서점을 열었다. 어쨌든 번듯한 학업을 내치고 서울 시내 한복판에 서점을 낸 것은 책을 팔아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는 시인이 되기를 소망했던 박인환 스스로 문단의 여러 인사들과 사귀기 위한 방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부모와 친지의 도움을 받아 파고다공원 정문에서 동대문 쪽으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낙원동 입구에 20평 남짓한 크기의 서점을 냄으로써 시인을 향한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실제로 박인환은 서점을 운영하

      2024.11.06 11:04
    • 불 같은 유자왕과 얼음같은 올라프손의 황금 케미, 런던서 대폭발

      클래식 음악은 수백 년 전 탄생한 선율이 악보에만 박제되지 않기 때문에 매력적이다. 2024년에도 원전은 새롭게 재해석되고 재창조된다. 동시대의 위대한 음악가들은 단순히 복제를 뛰어넘어서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는데 일생을 쏟아붓는다.자신만의 색깔이 분명한 젊은 피아니스트들을 꼽자면 이 두 사람을 빼놓을 수 없다. 유자 왕(37)과 비킹구르 올라프손(40). 클래식은 올드하다는 인식을 가볍게 빗겨 가는 두 아티스트다. 중국 베이징 출신의 유자 왕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교로 20대에 빠르게 슈퍼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프로코피예프와 쇼스타코비치 협주곡 등 화려하고 에너지 넘치는 곡에서 찰떡같은 호흡을 보여준다. 연주 실력뿐만 아니라 숏컷 헤어, 몸에 딱 붙는 초미니 드레스, 높은 힐로 완성되는 파격적인 스타일의 클래식 연주자로 유명하다.아이슬란드 출신의 올라프손은 반짝이는 기획력과 바흐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으로 빠르게 클래식계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그가 내놓은 여러 장의 앨범은 ‘힙하면서 트렌디한 현대 클래식을 보여준다’는 평을 듣는다.* 화려한 기교나 속주보다는 그만의 감성과 독특한 해석에 방점을 찍는다. 180cm를 훌쩍 넘는 키와 호리호리한 몸매, 웜톤의 댄디한 슈트를 즐겨 입고, 높은 도수의 뿔테 안경을 쓴다.이렇게 결이 다른 두 피아니스트의 만남은 어떤 소리로 펼쳐질까. 두 사람의 만남은 그 자체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기획이었다. 직접 가서 듣지 않으면 상상도 안 되는 조합은 곧바로 티켓 파워로 이어졌다. 런던 사우스뱅크 센터 로열 페스티벌 홀의 2700석 넘는 객석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이후 무대 위 근접 관람을 위한 객석이 추가됐고, 200

      2024.11.06 10:53
    • 생명을 색으로 표현하는 화가, 김은영의 세계

      '생명을 색으로 표현하는 화가'다양한 색감을 캔버스 위에 풀어내며 생명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가 김은영을 부르는 말이다. 그는 뚜렷한 형태를 묘사하는 대신 여러 색을 섞고 칠하며 빈 화면을 채운다. 서로 다른 색들이 섞이거나 밀어내며 만드는 물감의 흐름이 삶과 생명의 리듬과 닮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작가 김은영이 오랜 시간 고민해 온 생명에 대한 고찰을 풀어놓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 삼청동 더 아트나인 갤러리에서 오는 8일부터 열리는 개인전 '내재된 리듬'에서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202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작업한 회화 작업 15점이 관객에게 소개된다. 김은영 회화의 정체성인 다양한 색깔들은 모두 각기 다른 생명을 의미한다. 이들이 캔버스 위에서 만들어내는 상호작용은 인간과 자연, 생명 사이의 관계를 뜻한다. 그는 작품을 통해 아름다운 생물이나 인간뿐만이 아니라 이 땅 위에 살아가는 모든 생명을 존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색들이 서로 섞이며 변하듯, 인간들도 서로 생명의 리듬을 주고받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김은영은 회화과를 다니던 대학원 시절부터 색을 사용해 생명의 의미를 표현해왔다. 20번째 개인전을 맞는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탐구한 생명과 색의 세계를 김은영표 추상화로 풀어놓는다.김은영은 전시를 앞두고 “관객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인간과 모든 생명이 자신의 리듬대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며 “작품의 다양한 리듬을 통해 내면의 리듬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전시는 11월 8일부터 14일까지다. 최지희 기자

      2024.11.06 10:28
    • 아름답고 새하얀 공간? 갤러리는 그런 것이 아니다

      갤러리는 아름다운 시공간의 정점 같다. 이토록 정교하게 기획되고 섬세하게 설계된 미감이라니. 여백의 공간에 가공된 아름다움은 자연의 그것과는 또 달랐다. 하얀 벽, 알맞은 눈높이, 그림 앞에 가만히 서보는 것만으로 나는 멋있어지는 것 같았다.실제 아이를 키우며 자존감이 낮아졌을 때 우리를 건져 올린 것도 예술이었다. 기가 죽은 아이를 미술관에 데리고 다니며 속삭였다. 이 근사한 공간을 누비는 우리, 멋진 그림을 누리는 우리, 정말 멋지지 않니. 특별하지 않니. 가스라이팅인가.하지만 직접 갤러리를 10년쯤 운영해보며 공간에 대한 환상은 와장창 깨졌다. 절대 미감 같던 시공간은 거의 텅 빈 채 무거웠고, 무거워진 공기만큼 마음도 불편했다. 아무리 아름다운 그림이 전시되어 있어도, 보고 누리는 사람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갤러리는 고독한 섬 같았다.예술 교육을 하면서 섬에서 나와 많은 사람을 만났다. 사람들이 예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아서 선입견을 깨는 데 집중했다. 마음이 열린 사람들은 금세 관점을 바꾸고 예술을 재밌어했다. 그때부턴 자기만의 취향이 생기고 시야가 확장됐다. 사람들의 변화와 성장을 보면서 나도 달라졌다. 어른의 삶과 기여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됐다.문래동에 문을 연 작은 공간, 한점갤러리도 예술의 아름다움을 전시하는 공간은 아니다. 오히려 경험하는 공간이고 그것은 체험에 가깝다. 단 한 번도 배우거나 해보지 못했던 예술 향유. 나만의 한점 찾아 오렌지 스티커 붙이기. 그리고 기록하기. 첨엔 몹시 당황스럽지만, 이 경험은 또렷한 기억으로 남게 된다. 그림 이렇게 보면 되네, 재밌네!얼마 전 청주 손병희 선생 유허지에서 '찾아

      2024.11.06 10:06
    • 소년들은 그렇게 영화감독이 되었다

      # 파벨만스어린 소년 새미는 부모님과 함께 생애 처음으로 극장을 찾는다. 어둠이 무서웠던 꼬마이지만 막상 영화를 보고 나서 영화에 매료되고 만다. <지상 최대의 쇼>라는 제목의 영화는,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겠지만 소년의 인생을 떠안게 된다.집에 돌아와서도 꼬마 새미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장면이 있었으니 바로 열차가 충돌하는 장면이었다. 자신의 장난감 열차와 아빠의 8밀리 카메라로 이리 찍어보고 저리 찍어보며 소년은 점점 카메라로 무언가를 촬영한다는 즐거움을 알게 된다.동생을 출연시켜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아내기도 하고 일상의 부분들을 찍으며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그렇게 소년은 카메라와 함께 자라간다.# 싱글 에이트소년 히로시는 조지 루카스의 영화 <스타워즈>를 보고 마음을 빼앗긴다. 존 윌리엄스의 메인 테마가 울려 퍼지며 우주 공간으로 빨려드는 자막과 함께 거대한 선체를 드러내는 우주선이 소년의 마음을 꽉 채운다.<스타워즈>가 준 감동과 우주선에 대한 생각으로 소년은 수업 중에도 상상 속에 빠져 있다. 자신이 만든 종이 우주선과 함께 마음이 우주로 날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 상상은 도무지 상상에 그칠 수가 없다. 그쳐서도 안 된다. 그래서 소년은 8밀리 카메라를 들고 종이 우주선을 들고 찍어본다. 생각보다 별로다. 우주선이 멋지게 찍히지 않는 것이다.소년의 마음은 초조해진다. 자신에게 재능은 없지만 우주선 컷만큼은 찍고 싶다는 열망이 생긴다. 이리저리 궁리하다가 광각렌즈를 대신할 주전자의 곡면을 이용해보고 우주선을 조금 더 크고 정교하게 만들어본다. 괜찮은 것 같지만 주전자에 자신과 친구와

      2024.11.06 10:05
    • 한 숟갈은 정 없으니까 두 숟갈 더, 팥죽 한 그릇에 온 세상이 모락모락

      어릴 땐 밖에서 사 먹을 거라고 생각지 못했던 음식들이 있다. 찰밥, 미역국, 죽, 생선구이, 샐러드 같은 것들. 집에서 만들어 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거의 밖에서 먹는 일이 대부분인 메뉴들.그중에서도 죽은 이제 식당에서도 종종 먹고, 시장에서 종류별로 소분하여 파는 죽이나 파우치에 담긴 레토르트 죽을 집에 떨어지지 않게 구비해놓고 먹는다. 어릴 때는 아플 때 먹는 멀건 죽이 참 싫었는데, 어른이 되고 나서는 간단하게 먹기 좋은 음식으로 죽만 한 것이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무더운 여름날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시원한 호박죽으로 열기를 식히고, 꽁꽁 언 겨울날 따뜻한 팥죽으로 영혼에 온기를 채우곤 한다.죽 예찬이 너무 길었지만 우신영의 『언제나 다정 죽집』을 읽고 나면 다들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죽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물론 ‘다정 죽집’의 주력 메뉴는 팥죽이지만 그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머릿속에 떠오르는 ‘옛날 맛’에 대한 추억이 있었다.이야기는 오랫동안 다정 죽집을 함께 운영하던 남편을 잃고 임대료도 내기 힘든 상황에 몰린 할머니가 건물 주인에게 퇴거 통보를 듣게 되며 시작된다. 동짓날 이후 폐업이 예정되자 살아온 터전을 잃을 위기에 놓인 가마솥과 주걱, 그리고 홍두깨가 다정 죽집을 지키고자 신메뉴를 개발한다. 그동안 팥죽을 먹으며 자란 길고양이 팥냥이를 통해 고양이빵 레시피를 얻게 되는데, 만드는 과정만으로 맛이 상상되면서 군침이 고인다.배앓이를 하던 어린 시절도, 감기에 걸린 한겨울에도, 세 딸을 낳고 몸조리를 할 때도, 늙어 가며 병원 신세를 질 때도. 그리고 할아범을 먼저 보내고 앓아누웠을 때도 이 팥죽으로

      2024.11.06 10:03
    • 헨델의 망작 오페라 '세르세'에서 나홀로 빛나는 단 한 곡!

      유명한 오페라 아리아는 때로 우리에게 실망을 안기기도 한다. 원인은 대개 가사 내용 때문이다. 곡조가 퍽 아름다워 노랫말 또한 그런 줄 알았는데 사실은 시시한 경우가 종종 있다. 헨델의 아리아 ‘그리운 나무 그늘’이 그렇다.“내가 사랑하는 나무 플라타너스여, 아름답고 풍성한 나뭇잎이여. 가혹한 자연의 운명에도 너는 언제나 빛나지. 천둥과 번개, 그리고 폭풍도 너의 평안을 위협하지 못한다네. 저 사나운 갈바람마저도 너는 능히 이겨내지. 여기선 언제나 온화하고 유쾌한 기분이 든다네. 이런 나무 그늘은 결코 없으리”이 멋진 아리아를 듣노라면, 그리웠던 나무 그늘 밑에서 옛 애인을 애틋하게 회상하거나 인생의 희로애락에 대해 돌이켜 보거나 아니면 죽음의 심오함에 대해 고뇌해야 할 것만 같다. 그러나 실제는 ‘옴브라 마이 푸(Ombra Mai Fu)'. 직역하면 “이런 그늘은 결코 없다”. 그저 나무를 칭송하는 노래다.그런데 아쉬워할 일은 아니다. 바로크 시대의 아리아들은 각인 효과를 위해서라도 대개 악곡은 단순하되 대신 가수의 기교를 높이 쳤다. 가사의 내용은 그다지 중요한 덕목이 아니었던 것.‘라르고(Largo)’라는 이름은 이 노래의 별칭이다. 악상기호 라르고는 주지하다시피 ‘매우 느리게’. 즉 라르고 풍의 전형적인 아리아가 ‘그리운 나무 그늘’이란 것이다. 차이콥스키의 현악 4중주 1번 2악장을 안단테 칸타빌레(느리게 노래하듯이), 알비노니의 현과 오르간을 위한 아다지오를 아다지오(천천히), 보로딘의 현악 4중주 2번 3악장을 녹턴(notturno, 야상곡)이라고 약칭하는 것과 같다.주인공은 세르세(Serse, B.C.519~465). 크세르크세스(Xerxes)

      2024.11.06 10:01
    • 홍진호 "가슴이 찌릿" 처음 겪는 고통에 병원 가봤더니… [건강!톡]

      프로게이머 출신 방송인 홍진호가 기흉 수술을 받았다.홍진호는 지난 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얼마 전 생일날 갑자기 가슴이 찌릿하고 숨을 쉬기가 불편한 증상이 나타났다"며 "생전 처음 겪는 고통에 놀라 병원으로 달려갔더니 기흉이었다"고 말했다.이어 "그것도 좀 심한 상태라 의사 선생께서 바로 큰 병원 응급실로 가서 수술을 해야 할 거 같다는 말에 바로 큰 병원 응급실로 직행했다"고 설명했다.병원에 입원한 홍진호는 흉관삽입을 하고 상태를 지켜보다 이날 수술을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그는 "아직 회복이 덜 되고 수술 직후라 한동안 더 입원해야 한다"면서도 "그래도 중요한 상황은 잘 넘겼다"고 말했다.올해 3월 결혼한 홍진호는 아내가 임신해 '예비 아빠'가 된 상황. 그는 "가족이 생기고 지켜야 할 게 생기니 겁이 엄청나게 많아진 것 같다"고 두려웠던 속내를 드러냈다.그러면서 "평소에도 건강 많이 챙겨야 할 것 같다"며 "다들 건강 검진 꾸준히 받고 항상 건강 유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기흉은 폐에 생긴 기포(공기주머니)가 터지면서 흉막에 공기가 새어 들어가 그 압력으로 폐의 일부분이 쭈그러드는 질환이다.폐 표면에 비정상적으로 생겨난 공기주머니가 어느 순간 저절로 터져서 발생하는 '자발성 기흉'과 외상에 의해 폐가 직접적인 손상을 받아 발생하는 '외상성 기흉'이 있다.이 질환은 흉강에 찬 공기의 양이 적으면 충분한 휴식만으로도 호전되지만, 기흉이 심하면 공기가 폐뿐만 아니라 심장까지 압박해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도 있다. 기포의 양이 많은 경우에는 새끼손가락 굵기의 관

      2024.11.06 09:45
    • '비행기로 1시간이면 간다'…한국인들 몰린 인기 여행지

      올겨울 중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여행지는 '칭다오'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중국 여행 수요는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늘어난 가운데 여행업계는 중국 정부의 비자 면제 발표에 따른 수요 대응에 나섰다.6일 모두투어에 따르면 올해 동계 시즌(12월~2월) 중국 지역별 예약 비중에서 칭다오가 28%로 1위를 차지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약 1시간가량 소요되는 단거리 지역으로 따뜻한 겨울 기후와 다양한 관광 명소로 겨울 성수기 시즌 인기가 높다. 2위는 대표 인기 여행지 장자제(장가계, 21%), 3위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리장과 쿤밍(13%), 4위는 유럽풍 항구도시 샤먼(11%)으로 집계됐다.앞서 지난 1일 중국 외교부의 한국 여권 소지자에 대한 비자 면제 시행 조치 발표 이후 모두투어의 4~5일 예약률은 전주 대비 65% 늘었다는 설명이다. 이번 발표로 중국 패키지여행 수요와 대도시를 찾는 2040세대 여행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모두투어는 동계 시즌 중국 내 인기 여행 지역의 패키지 상품을 확대하고 △상하이 △베이징 △칭다오 △다롄 등 중국 주요 대도시를 방문하는 세미 패키지와 자유여행 상품 등으로 구성된 기획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을 경유하는 상품 및 중국과 유럽·동남아 등을 연계하는 상품 라인업을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모두투어 관계자는 "모두투어 중국 지역 10월 송출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했고, 이번 비자 면제 발표로 인해 내년 1분기 중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겨울 성수기 중국 노선의 안정적인 항공 공급석 확보를 통해 다양한 연령대의 여행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모두투어만의 차별화된 여

      2024.11.06 08:50
    • "해외여행도 떠나고 영어도 배운다"…인터파크 투어, 겨울방학 영어캠프 출시

      겨울방학을 앞두고 여행도 하며 영어를 배울 수 있는 패키지 상품이 출시됐다.6일 인터파크트리플이 운영하는 인터파크 투어는 일본 오키나와, 베트남 나트랑, 사이판 등에서 겨울방학 기간 진행되는 영어캠프와 숙박을 묶은 해외패키지 'W아이 영어캠프' 상품 9종을 새로 출시했다고 밝혔다. W트립은 인터파크 투어에서 동행자별 최적화된 패키지여행을 제공하는 브랜드다. 이 중 'W아이'는 아이를 배려하거나 아이를 위한 일정들로만 구성됐다.영어캠프 상품은 겨울방학동안 만 5~15세 아이들이 해외 영어캠프에 참가하면서 보호자도 함께 휴식과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아이들은 검증된 교육 커리큘럼을 통해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영어를 배우고, 레저 프로그램과 현지 문화를 직접 체험하면서 친근하게 영어를 접할 수 있다. 또한 보호자를 위한 액티비티도 준비돼 있다.일본 오키나와 및 나가노, 미국 사이판, 베트남 나트랑 및 호이안에서 진행되는 이번 상품은 일본은 1~2주, 사이판은 1~3주, 베트남 1~2주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교육기관은 영어캠프 전문기관, 70년 역사의 미국계 국제학교, 영어전문 교육기관 등으로 교육 커리큘럼을 제공한다.인터파크트리플 관계자는 "지난여름 시범적으로 판매했던 세부 영어캠프의 흥행으로 자녀들에게 양질의 영어 콘텐츠와 여행의 즐거움을 주기 위한 부모님들의 높은 관심을 알 수 있었다"며 "4주 이상의 고비용으로 캠프를 망설이는 고객들이 신뢰할 수 있는 커리큘럼과 가성비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상품들을 자신 있게 준비했다"고 말했다.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2024.11.06 08:41
    • 일하기 싫을 때, 새마을운동 발상지 청도

      경북 최남단에 자리한 청도군은 울산을 비롯해 대구, 밀양, 부산, 경주, 포항 등의 지역이 에워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가깝다. 덕분에 복잡한 도심을 떠나 한적한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청도는 훌륭한 답안지가 되어준다.청도는 카페 투어만 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지리적으로 여러 도시와 가까운 덕분에 그만큼 찾는 이가 늘어난 이유인 듯하다.건물 자체가 미학적으로 아름다운 카페부터, 도서관 버금가는 북카페에, 식물이 주제가 되는 카페, 청도 반시를 메뉴에 적극 활용한 카페 등 개성도 강하다. 청도의 카페는 중심부인 화양읍과 청도읍에 가장 많이 몰려있다.청도에서라면 반시와인 한 잔씨가 없는 청도 반시는 수분이 많고 당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반시 와인이 맛있는 이유에는 섭씨 13~15도를 유지하는 붉은벽돌의 터널도 한몫을 한다.1898년 대한제국 말기에 완공된 터널은 지난 2006년부터 와인숙성저장고와 와인카페를 갖춘 문화관광시설로 운영 중이다. 세계적으로도 반시로 만든 와인을 맛볼 수 있는 곳은 청도뿐이다. 기자는 와인터널에서 스페셜 와인을 맛봤는데 달큼하고 부드러운 맛이 인상적이다.화양읍에는 청도 와인터널과 함께 프로방스 포토랜드도 명소에 속한다. 프랑스 동남부의 휴양지로 잘 알려진 프로방스 마을을 그대로 재현한 테마파크다.해가 질 무렵이면 천만 개에 달하는 LED 조명이 마을 전체를 빛으로 수놓는다. 저마다의 테마를 지닌 100여 개의 포토존이 곳곳에 자리해 돌아보는 재미가 알차다. 새마을운동, 바로 여기서 시작됐다1970년부터 전개된 새마을운동은 대대적인 농촌계몽운동으로, 청도읍 신도리 마을이 시초가 되었다.1969년 여름, 신

      2024.11.06 08:00
    • 전국 맑고 쌀쌀…낮 최고기온 10∼17도

      수요일인 6일은 전국이 대체로 맑겠으나 전남 서해안과 제주도는 구름이 많다가 오전부터 맑아지겠다.아침까지 전남 서해안에는 1㎜ 내외의 비가 오는 곳이 있겠고, 제주도에는 0.1㎜ 미만의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이 있겠다.이날 오전 5시 현재 기온은 서울 4.4도, 인천 6.4도, 수원 2.4도, 춘천 -0.2도, 강릉 6.7도, 청주 6.0도, 대전 2.9도, 전주 5.3도, 광주 7.1도, 제주 14.5도, 대구 7.7도, 부산 8.5도, 울산 6.8도, 창원 8.4도 등이다.낮 최고기온은 10∼17도로 예보됐다.대기가 원활히 확산해 미세먼지 농도는 전 권역이 '좋음' 수준을 보이겠다.바다의 물결은 동해·서해 앞바다에서 0.5∼2.5m, 남해 앞바다에서 0.5∼1.5m로 일겠다.안쪽 먼바다(해안선에서 약 200㎞ 내의 먼바다)의 파고는 동해 1.5∼4.0m, 서해 1.0∼4.0m, 남해 1.0∼3.5m로 예상된다.※ 이 기사는 엔씨소프트의 인공지능 기술인 자연어처리기술(NLP)과의 협업을 통해 제작되었습니다.인공지능이 쓴 초고와 기상청 데이터 등을 토대로 취재 기자가 최종 기사를 완성했으며 데스킹을 거쳤습니다.기사의 원 데이터인 기상청 기상예보는 웹사이트(https://www.weather.go.kr)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연합뉴스

      2024.11.06 06:22
    • [한경 오늘의 운세] 2024년 11월 6일 오늘의 띠별 운세

      쥐띠48년생 집안일을 꼼꼼히 살피기 바랍니다. 꼭 해야 할 일만 챙기십시오. 자기 마음부터 열고 상대방을 대하기 바랍니다. 가족을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바쁠수록 사소한 일들을 더 챙겨야 하겠네요.    60년생 주변에서 당신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어쩌면 부담감을 안겨다 줄 수도 있겠습니다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바랍니다. 비가 온 뒤에 땅이 굳어질 것입니다.72년생 주변을 다시 살피기 바랍니다. 가까운 사람을 경계하되 동성과의 협력정신은 길합니다. 상대방을 잘 알게 된 이후에 주변 사람에게 소개하기 바랍니다. 남에게 힘이 되어주는 시기입니다.    84년생 동분서주 갈 곳이 많고 오라는 곳도 많아질 것입니다.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좋은 친구를 만날 수 있게 되는 길한 작용을 암시합니다. 과정은 복잡해도 결론적으로 좋은 운입니다. 96년생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타인에게 가식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진정성을 보여주세요. 솔직한 태도가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 진정성 있는 행동이 좋은 관계를 형성합니다.소띠49년생 어떤 권위나 권리를 갖기 위해서는 당신의 책임도 다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고집을 부리거나 하기보다는 타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편이 좋습니다. 등산을 하거나 지속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길합니다.61년생 주변 사람들의 상황에 시샘을 하는 일이 많아집니다. 당신의 그런 성향이 주변에 알려지게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하여야 할 것입니다. 남의 것을 일방적으로 부러워하기보다는 조금 더 자신을 위해 노력하고 투자하기 바랍니다.73년생 어떤 일들에 대해서는 당신이 나

      2024.11.06 06:00
    • "정몽규 회장 중징계해야" 요구에…축구협회 달라진 분위기

      대한축구협회가 정몽규 회장 등 고위층에 대한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한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 결과에 대해 재심의 요청을 검토하기로 했다.축구협회는 5일 "문체부 발표에 대한 협회의 입장은 6일 오전 중에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전과 달리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응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것으로 비교적 신중한 입장으로 보인다. 앞서 축구협회는 문체부의 중간 감사 결과 발표 때는 8800자가량의 입장문을 내고 감사 내용이 논리적으로 부적절하고 실무 행정을 이해하지 못해 나온 시각이라는 취지로 강하게 항변한 바 있다.문체부는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지난 7월부터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한 감사 최종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 회장을 비롯해 홍명보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에 관여한 김정배 상근부회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등에게 자격정지 이상 중징계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문체부는 홍 감독 선임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를 다시 가동해서라도 재선임 작업에 나서라고 통보했다. 그러면서 홍 감독과 체결한 계약을 유지하거나 해임할지 여부 등 세부적인 방식은 협회가 자율적으로 판단하라고 전했다.이 밖에도 대표팀 지도자 선임 과정에서 공정성이 침해됐고, 축구종합센터 건립 사업에서도 부적절한 업무 처리가 여러 차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문체부는 "징계를 권고하는 게 아니라 요구하는 것"이라며 "규정상 문체부는 징계를 요구할 권한이 있고, 그에 대한 판단은 축구협회 공정위가 내리게 돼 있다. 협회가 국민 눈높이·여론에 맞춰 바람직한 판단을 할 거라 기대

      2024.11.05 20:31
    • "660만원 주고 누가 사요"…명품백 디자인에 '화들짝'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모스키노(Moschino)가 셀러리 모양의 핸드백을 출시해 시선을 집중시킨다.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음식에서 착안하는 등 독특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 모스키노가 최근 '세다노 백(Sedano Bag)'이라고 불리는 가방을 선보였다고 보도했다.이 가방의 가격은 배송료를 제외하고 4810달러(약 664만원)이다. 가방은 나파 가죽 소재다. 모스키노 측은 "입체적인 효과를 주는 디지털 프린트가 돋보이는 맥시 샐러리 모양의 클러치"라며 "이 백의 독특한 디자인이 '불경한 정신의 상징'으로 브랜드의 시그니처인 장난기 넘치는 접근 방식을 구현했다"고 밝혔다.이어 "샐러리 잎 모양은 수작업으로 만들어졌으며 두 가지 색 팔레트로 액세서리에 사실감을 더했다"며, "특히 잎은 깊이, 조화 및 사실감을 더하기 위해 두 가지 녹색 음영으로 제작했다"고 덧붙였다.이 가운데 베이커리에서 영감을 받은 모스키노의 1295달러(약 178만원) 가방에도 관심이 쏠렸다. '바게트 백'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가방은 프랑스 빵과 비슷한 생김새를 가졌으며 합성 가죽으로 만들어졌다. 해당 제품과 관련해 모스키노 측은 "자유로운 사치스러움을 반영한 이 가방은 지퍼를 자유롭게 여닫을 수 있기 때문에 내용물을 꺼내기가 편하다"고 밝혔다. 모스키노가 선보인 독특한 형태의 가방을 두고 네티즌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가격에 비해 디자인과 재질이 얼토당토 않다는 의견이 대다수지만 "명품에 현대 예술을 접목한 제품", "돈이 많으면 사보고 싶다" 등의 의견도 있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

      2024.11.05 20:08
    • '이상 기후'에 MZ들 우르르 몰렸다…"평일에도 자리 없어요"

      지난 4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 식사 시간이 지났지만 테라스 공간이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곳엔 미국 뉴욕에서 온 레스토랑 ‘사델스’(Sadelle’s)가 있다. 사델스는 미국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키스(Kith)’의 국내 1호 매장이 있는 성수동 건물 옥상에 자리 잡았다. 특히 매장 4층 야외 공간은 주말은 물론 유동인구가 적은 평일 오후에도 대부분 만석일 정도로 인기다.요즘 트렌드세터들 사이에선 ‘테라스 맛집’이 인기를 끈다. 역대급 폭염과 열대야, 9월까지 이어진 늦더위 등 ‘이상기후’가 이어지다 뒤늦게 가을 날씨를 맞으면서다. 햇살 쏟아지는 테라스에 앉아 음식을 테이블에 놓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 반응이 뜨겁다는 것이다.사델스는 2015년 뉴욕 맨해튼 소호에 첫 매장을 연 브런치 가게다. 국내에선 미국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키스가 한섬과 손 잡고 국내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 '키스 서울'을 오픈하면서 매장 3층과 4층에 식당 '사델스 앳 키스'를 함께 문 열었다. 이 식당은 베이글과 연어가 맛있는 걸로 알려졌는데 인기 요인은 ‘맛’뿐 아니라 ‘인증샷 맛집’이란 점도 있다. 화려한 색감의 음식 플레이팅에 미국 현지 느낌을 살린 브런치 메뉴, 고급스러운 식기, 이국적 인테리어 등이 포인트. 특히 햇살을 받으며 성수동 스카이 라인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MZ 고객들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이처럼 SNS에선 테라스가 있는 고급 식당들이 공유되고 있다. 대부분 메뉴가 명확한 음식 콘셉트에 음식 디스플레이가 SNS에 오를 만큼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하고 외부 테라스 풍경이

      2024.11.05 19:30
    • "소설가는 '목소리 없는 사람' 얘기 알리는 존재"

      “소설가의 의무는 목소리가 없거나 너무 작은 사람들에게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글을 써 왔습니다.”5일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빌딩에서 열린 제32회 대산문학상 수상자 기자간담회에서 소설 부문을 수상한 김희선 소설가(가운데)는 이같이 말했다.약사이기도 한 김 소설가는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영감받은 소설 <247의 모든 것>으로 상을 받았다. 그는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던 시절 시간이 멈춘 듯 적막한 병실에 누워 있는 환자들과 눈이 마주치고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됐을 때 격리된 그들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고. 소설엔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다는 핑계로 폭력과 야만을 정당화한 우리의 흔적이 기록돼 있다.시 부문 수상자는 <미래슈퍼 옆 환상가게>를 쓴 강은교 시인(왼쪽)이다. 수많은 여성의 고달프고 쓸쓸한 현실과 환상을 교차하는 기법으로 형상화한 시집이다. 강 시인은 “사회와 너무 동떨어져 있지 않은, 공감과 따뜻함을 주는 문학을 하겠다”고 말했다.평론 부문은 비평집 <우정의 정원>을 낸 서영채 서울대 교수(오른쪽), 번역 부문은 정보라의 <저주토끼>를 스페인어로 번역한 알바로 트리고 말도나도(36)가 받았다.대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대산문학상은 총상금 2억원의 국내 최대 규모 종합문학상이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가 2년 전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로 이 상을 받았다.신연수 기자

      2024.11.05 18:16
    • 봉준호도 거쳐간 서울독립영화제…50돌 축포는 '백현진쑈'가 쏜다

      지난 10월 부산 ‘영화의 바다’에 빠졌던 시네필들이 11월 들어 서울을 주목한다. 오는 28일부터 한국 독립영화인들의 큰 잔치인 ‘제50회 서울독립영화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국내 최고(最古) 경쟁 독립영화제로 50돌을 맞이한 올해는 무려 1704편의 출품작이 쏟아진 가운데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영화 ‘백현진쑈 문명의 끝’이 개막작으로 포문을 연다.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회는 5일 서울 사당동 아트나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막작 등 주요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11월 28일부터 12월 6일까지 9일 동안 CGV영등포와 CGV압구정, CGV청담씨네시티 등 7개 관에서 열리는 영화제는 단편 92편, 장편 41편 등 올해 제작된 133편의 독립영화를 상영한다.집행위에 따르면 올해는 전년 대비 330편(24.0%) 늘어난 1704편(단편 1505편·장편 199편)이 출품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영화시장이 침체한 2020년 이후 4년간 평균 1482편에 불과하던 출품작이 대폭 늘었다.다만 출품작 증가는 상업영화 제작이 얼어붙어 유휴 인력이 독립영화에 참여하고, 영화관의 경영난이 스크린 독점 등 상업영화 양극화로 이어지며 영화적 다양성을 보장하는 영화제가 반대급부로 주목받은 영향도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서울독립영화제는 1975년 한국청소년영화제로 출발해 금관단편영화제, 한국독립단편영화제 등을 거쳐 2001년부터 영화진흥위원회와 한국독립영화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국내 유일한 경쟁 독립영화제다. 강제규, 김성수, 임순례, 류승완, 봉준호, 나홍진, 연상호, 변영주 등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를 연 주역부터 역량 있는 신진 영화인들이 발굴됐다.올해 개막작 역시 도전적이다. 집행위에 따르면 개막작은 미

      2024.11.05 1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