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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철 간식 '붕어빵' 올해도 가격 치솟아

      겨울철 대표 간식 붕어빵의 가격이 올해도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붕어빵·군고구마·호떡 노점 등이 포함된 '통신 및 방문·노점 판매업'의 올해 상반기 취업자 수는 33만 9000명이다. 지난해 하반기(34만 7000명)보다 8000명 줄어든 수치다. 2019년 하반기(37만 1000명), 2020년 상반기(36만 3000명)와 비교하면 3만명 가까이 감소했다.붕어빵의 주재료로 사용되는 팥과 밀가루 등의 가격은 예년보다 급등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붕어빵의 주재료인 붉은 팥(수입)의 도매가격은 이날 기준 40㎏당 26만 5800원이다. 24만 2528원인 평년 평균 가격보다 9.6% 상승했다. 밀가루와 식용유 가격도 전월보다 각각 5.1%, 5.9% 올랐다. 설탕 등 다른 재룟값도 상승했다.재료비 인상으로 마진이 얼마 남지 않다 보니 붕어빵 가격도 올랐다. 과거에는 붕어빵 3~4개를 1000원에 살 수 있었지만, 최근엔 3개에 2000원, 2개 1000원으로 가격이 약 2배 뛰었다. 서울 주요 도심을 중심으로 붕어빵 1개 가격이 1000~1500원까지 오른 곳도 있다. 더불어 붕어빵을 굽는 데 쓰는 LPG 가스 가격도 내달 인상될 조짐을 보이면서 추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소비 심리가 얼어붙자 상인들은 단가를 낮추는 대신 '미니 붕어빵'을 내놓는 슈링크플레이션 현상도 관찰됐다. 미니 붕어빵은 일반 붕어빵과 형태와 맛은 유사하지만 크기를 절반 혹은 3분의 1로 줄였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해당 매체에 붕어빵 등 길거리 점포에 대해 "대부분 영세 사업자이다 보니 고물가에 가격 인상으로 매출도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붕어빵 같은 길거리 간

      2024.11.20 23:50
    • ‘곧 연말인데’…겨울에 가기 좋은 해외 여행지는?

      하나투어가 겨울을 만끽할 수 있는 여행지로 일본 삿포로, 중국 하얼빈, 캐나다 로키를 추천한다.우리에게도 익숙한 삿포로는 겨울철 가장 인기 있는 일본 여행지다. ‘홋카이도 4일 #삿포로 눈축제’는 세계 3대 축제로 꼽히는 삿포로 눈축제에서 눈과 얼음으로 만든 다양한 조각상을 볼 수 있는 상품이다. 2월 중 한 주간 열리는 눈축제에 참가하고, 온천에서 휴식하며 여유를 즐기기 제격이다. 노보리베츠, 오타루 운하, 오르골당, 공방 거리에서 일본 특유의 아기자기한 감성도 느낄 수 있다.세계 3대 축제 중 하나인 하얼빈 빙등제를 즐기고 싶다면 ‘하얼빈 4일 #하얼빈 빙등제’을 눈여겨보자. 얼음으로 만든 다양한 모형의 조각품을 전시하고, 밤이면 조명을 받은 얼음 조각상들이 황홀한 풍경을 연출한다. 중앙대가, 성소피아 성당 등 중국 속 작은 유럽을 느낄 수 있는 스폿과 독립운동 발자취가 담긴 안중근 의사 기념관, 731부대 유적지 등 하얼빈 역사 코스도 갖췄다.11월부터 3월은 오로라 관측 최적기다. ‘캐나다 로키+옐로나이프 오로라 8일 #오로라뷰잉’을 통해 캐나다 로키 여행에 더해 오로라의 성지 옐로나이프에서 오로라 체험을 하며 환상적인 겨울을 체험할 수 있다. 오로라빌리지에서의 오로라뷰잉은 물론, 로키 4대 호수 관광, 개 썰매, 스노우슈잉 등 액티비티가 준비돼 있다.하나투어 관계자는 “오직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 축제 등을 담은 상품을 추천한다”며 “각 여행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낭만을 찾아 알찬 계획을 세워보길 바란다”고 말했다.박소윤 한경매거진 기자 park.soyoon@hankyung.com

      2024.11.20 20:12
    • 꽃도 있고, 뱀도 있다… 천경자 그림 속 '행복한 슬픔'

      ▶ [이전 칼럼] 뱀을 그리는 여자, 천경자를 찾아 100년 전 고흥으로 시간여행서울 누하동 시절 상호와의 행복한 날들을 꿈꾸는 천경자가 보인다. 화사한 면사포를 두르고 정답게 있는 모습을 올빼미들이 내려다보고 있다. 화가는 한구석에 독버섯을 암시처럼 그려 넣었다.'누군가'가 서른다섯의 뱀띠라고 1편에서 말씀드렸지요. 천경자는 전남여고 교사 시절 첫 전시회를 열면서 운명의 두 번째 남자를 만납니다. 첫 개인전 기사를 써 주었던 신문 기자 김남중이에요. 천경자는 글도 잘 쓰고 이름도 잘 지어 애칭을 지어줍니다. ‘상호’라고.삶이 혹독하던 그 시절, 먹을 것도 없던 때 동생 옥희가 사경을 헤매던 때였습니다. 인민군이 침공했다는 소문도 돌아 세상마저도 어수선할 때 김상호는 성공하라는 쪽지만 남기고 사라졌습니다. 사랑이 싹트고 그의 아이가 씨앗이 되어 커 가던 그때, 뱀 무더기들의 숫자를 세어보다가 그가 서른다섯 뱀띠임을 기억하고 두 마리를 더 그립니다.'썩은 동아줄 같다'하던 그이와의 만남이 운명처럼 다시 시작되고 아이가 또다시 배 속에 있을 때, 화가 김환기가 홍대 교수 자리를 추천합니다. 화가로 성공도 하고 싶고 광주에서는 그의 자식을 키울 자신도 없어 서울에서의 삶을 선택합니다.청파동, 사직동 셋방살이하면서도 어쩌다 바람처럼 왔다가는 그를 장미 몇 송이 들고 늦은 밤 기차역에서 기다립니다. 그의 첩실이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과 함께 발길이 끊어집니다. 분노의 밤들은 악몽을 꾸게 합니다. <죄와 벌>에서 라스콜리니코프를 사랑한 창녀 소녀처럼 울다가 깹니다.천경자는 그림의 원천이 꿈, 사랑, 모정이라고 해요. 정상적인

      2024.11.20 19:52
    • 300년 佛 샴페인 역사의 본산, 새로운 안식처 얻다

      Paris에서 TGV를 타고 북동쪽으로 약 50분을 달려 프랑스 샴페인의 수도인 랭스(Reims)에 도착한다. 프랑스 최초의 샴페인 하우스 루이나(Ruinart)는 랭스 4 RUE DES CRAYERES에 3년간의 긴 공사 끝에 지난달 10월 새롭게 재탄생하였다.빠비용 니꼴라 루이나(Pavillon Nicols Ruinart)1729년 니꼴라 루이나가 설립한 메종 루이나는 올해로 300주년을 맞이했다. 설립자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빠비용 니꼴라 루이나 건물은 돌과 유리로 구성된 초현대식 건물이다. 건물 정면의 대형 유리 벽은 샴페인의 거품이 점점 사라지는 모습처럼 아래는 투명하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점차 불투명해진다.이 건물의 유리 벽은 실크스크린으로 처리되어 태양 광선을 필터링하는 단열재 역할을 해주고 탄소 발자국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근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자재, 생물자원 원자재를 사용하였으며 지열과 태양광 패널 에너지로 80%의 에너지 자율성을 갖는 혁신과 환경 보호 컨셉을 잘 조합시킨 건축물이다.빠비용 니꼴라 루이나는 건축가 소우 후지모토(Sou Fujimoto)가 설계하였고, 구웨나엘 니꼴라(Gwenael Nicolas)가 실내 공간을 디자인했으며 정원의 조경은 크리스토프 고트랑(Christophe Gautrand)이 맡았다.샴페인 저장고, 지하 채석장 크레예르(CRAYERES)는 자연이 준 선물메종 루이나는 13세기부터 채석이 시작된 석회암 갤러리 동굴(8km) 채석장(Crayeres)에 샴페인 자연 저장고인 카브(Cave)를 설치했다. 이 석회암 채석장은 2015년에 유네스코에 인류무형문화재 대표목록에 등재되었으며 지면에서부터 최고 35미터 땅속에 위치한 곳도 있다.자연과 예술이 조화된 조각 공원메종 루이나에 도착하면 쉬망 데 크레예르(Chemin des Crayeres=채석장 길)가 방문객들을 맞이

      2024.11.20 19:28
    • "페미니즘은 여성성을 해체하기 보다 되찾아야 한다" [서평]

      "세상의 여성들이여! 그대들이 지금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은 전부 보부아르 덕택이다!"시몬 드 보부아르가 사망한 1986년, 프랑스 철학자이자 자유주의 페미니즘의 옹호자 엘리자베스 바댕테르는 그를 추모하기 위해 시사 주간지에 이같은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페미니즘은 보부아르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할 정도로 보부아르는 페미니스트의 상징과도 같다. 그는 저서 <제2의 성>을 통해 전통 사회에서 만들어진 모성과 여성성을 과감하게 해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론에 그친 것이 아니라 생전에 페미니즘 관련 사회운동과 시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김복래 안동대 교수가 쓴 <급진적 페미니즘>은 바댕테르를 비롯해 보부아르를 과도하게 우상화하는 태도에 반기를 든다. 이 책은 보부아르를 바라보는 신화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비판적인 시선으로 그의 삶과 사상을 추적해 나간다.저자는 보부아르가 개인적으로 방탕한 삶을 살았다고 지적한다. 양성애자였던 그는 생전에 자신의 학생들과 동성애 관계를 맺었다. 보부아르가 만난 상대는 계약결혼을 맺은 사르트르의 문하생부터 미국 작가, 기록영화 감독 등 저명인사, 자신의 여제자들까지 다양했다. 그는 "미성년자를 방탕의 길로 선동했다"는 죄질로 고소돼 교직을 박탈당하기도 했다.보부아르에 대한 비판은 급진적 페미니즘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급진적 좌파 페미니즘이 남성 중심 사회의 괴물과 싸우는 동안 또 다른 괴물로 성장했다"고 주장한다. 현재의 여성 운동이 지나치게 호전적이고 윤리적 기반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저자는 페미니즘이 여성 문제에 대한 실용적인 해결책을 모색

      2024.11.20 19:15
    • 민희진 前 대표, 어도어 사내이사 사임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사진)가 사내이사직에서 사임하고 하이브를 떠난다고 밝혔다.민 전 대표는 20일 사내이사 사임을 발표하면서 “하이브와 체결한 주주 간 계약을 해지하고 계약 위반사항에 대한 법적 책임을 하나하나 묻겠다”고 밝혔다. 민 전 대표는 “하이브의 감사는 불법이었지만 저는 분쟁 과정에서도 주주 간 계약을 지키고 어도어를 위해 노력해 왔다”며 “하이브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변할 기미도 전혀 없기에 더 이상의 노력은 시간 낭비라는 판단으로 결단하게 됐다”고 주장했다.그간 민 전 대표는 두 차례 기자회견을 열며 경영권 찬탈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 왔다. 이후 하이브가 대표이사 교체 카드까지 꺼내 들면서 양측의 갈등은 더욱 깊어졌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의 사내이사직 유지는 가능해도 대표직 복귀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민 전 대표가 사임을 발표함에 따라 뉴진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뉴진스는 지난 13일 어도어에 민 전 대표 복귀를 비롯해 전속계약의 중대한 위반 사항을 시정하라는 요구가 담긴 내용증명을 보내 14일 이내에 답변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관련해 민 전 대표는 “제가 향후 펼쳐나갈 새로운 K팝 여정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2024.11.20 18:20
    • [이 아침의 지휘자] '지휘 강국' 핀란드가 배출한 24세 마에스트로, 타르모 펠토코스키

      2000년생 지휘자 타르모 펠토코스키(사진)는 클라우스 메켈레와 함께 ‘지휘 강국’ 핀란드가 배출한 세계적인 젊은 마에스트로다.여덟 살에 피아노를 시작한 그는 열한 살 때 바그너의 오페라에 매료됐다. 열네 살에 전설적인 지휘 스승 요르마 파눌라에게 첫 레슨을 받았다. 4년 후 그는 헬싱키의 시벨리우스 음악원에 입학해 지휘와 피아노를 배웠고, 사카리 오라모의 지휘 수업을 들었다. 현재는 정규 교육을 뒤로하고 여러 악단과의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2022년부터 독일의 명문악단 브레멘 도이치 캄머 필하모닉의 수석객원지휘자로 활동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필하모닉 수석객원지휘자로도 임명됐다. 이후 그는 라트비아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프랑스 툴루즈 국립 카피톨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을 꿰찼다. 툴루즈 국립 카피톨 오케스트라에는 올해 9월 취임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홍콩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차기 음악감독으로도 지명돼 2026~2027년 시즌부터 홍콩필을 이끈다.지난해 10월에는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그라모폰(DG)과 녹음 계약을 맺어 화제를 모았다.최다은 기자

      2024.11.20 17:43
    • 덜 그린 그림에서 저마다 완벽한 사슴을 본다

      지금 서울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에는 선술집 하나가 들어서 있다. 낙지볶음, 조개탕 같은 정감 있는 안주 이름이 적힌 입간판과 낡아빠진 나무 탁자들이 어지럽게 놓였다. 술집은 현대미술 거장 이강소(81)의 설치작품이다. 그는 1973년 첫 번째 개인전에 내놨던 ‘소멸-화랑 내 선술집’을 재해석했다. 50여 년 전 이강소는 명동화랑 주변 간이주점에서 탁자와 의자를 몽땅 빌려와 전시회장을 술집처럼 꾸몄다. 이강소는 “미군 부대에서 불하받은 나무판자로 만든 탁자에서 아저씨들이 막걸리를 마시며 웅성거리는 광경이 참 근사했다”며 “동시에 여기 있는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기억을 갖고 있을 것이란 생각에 기획한 작품이었다”고 말했다.이달 개막한 이강소 개인전은 한날한시의 기억도 똑같이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을 암시하며 시작된다. 전시회 제목은 ‘이강소: 風來水面時(풍래수면시)’. 바람이 물을 스칠 때라는 뜻으로 새로운 세계와 맞부딪치며 깨달음을 얻은 작가의 의식을 담았다. 전시엔 1970~1980년대 이강소의 회화, 설치, 조각, 이벤트 등 100여 점이 나왔다. 이강소가 국내에서 실험미술 운동을 전개하면서(1970년대) 파리 시드니 도쿄 상파울루 등을 오가며 세계 현대미술의 흐름을 접한 경험을 바탕으로 회화적 시기에 몰두하기 시작한(1980년대) 때였다.전시에선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열려 있는 회화 작품들이 눈에 들어온다. 표현도 흐릿하고, 마치 덜 그린 듯 간략한 작품이다. 개개인의 기억과 경험이 또 다른 해석을 낳는다는 점에서 캔버스에 관람자의 감상이 서 있을 자리를 마련해준 것이다. 이강소는 “일부러 그림을 덜 그리려 한다”며 “스스

      2024.11.20 17:24
    • 최하영의 신들린 첼로가 그려낸 단절과 불안의 초상

      이병욱이 지휘하는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은 지난 19일 찰스 아이브스의 ‘대답 없는 질문’으로 공연의 문을 열었다.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 오른쪽 상단 오르간 옆에 있는 트럼펫과 무대 위 오케스트라의 플루트 4대, 현악기들이 어우러진 이 곡은 이날 모든 프로그램에 드리운 ‘소통의 단절과 불안’이라는 키워드를 짧지만 뚜렷하게 관객에게 제시했다.최하영이 첼로를 들고 등장했다. 모호한 분위기가 감돌던 무대가 화사해졌다. 그의 장기인 루토스와프스키 첼로협주곡은 2022년 퀸엘리자베스콩쿠르 결선에서 기립박수와 우승을 가져다준 곡이다. 최하영은 이 곡을 연주한 경험을 회상하며 “원맨쇼 하는 배우가 돼야 했다. 마디마디 캐릭터가 계속 바뀌기에 표현의 디테일도 중요하지만 큰 그림을 연주해야 한다. 곡 속의 억압, 분쟁, 투쟁, 대화 등을 상상하고 첼로로 전달하려 했다”고 밝힌 바 있다.그의 말처럼 곡은 모노드라마 같은 첼로의 독백으로 시작했다. 단속적인 운궁 뒤에 피에로 같은 다양한 표정으로 부드러움과 강렬함을 대비시켰다. 첼로는 삐친 듯 뾰로통함과 열정, 히스테리와 탄식, 투쟁과 체념을 이야기하는 듯했다. 규칙적으로 신경질적인 운궁에 이어 드디어 오케스트라 금관군이 합세했다. 첼로에 드리운 그림자만큼 트럼펫이 채우는 듯했다. 첼로와 오케스트라의 문답이 계속되며 아이브스 작품과의 연속성이 느껴졌다.무녀를 연상시키는 신들린 연주였다. 트롬본이 울부짖고 무궁동적인 첼로의 속주에 이어 잠자리의 날갯짓 같은 규칙적이고 열띤 연주가 이어졌다. 스산한 바람이 부는 듯한 현악군 연주 사이에 홀로 선 첼로가 몸부림쳤다. 점점 빨라지는

      2024.11.20 17:22
    • '할리우드 해피엔딩' 산산이 깨뜨려…외설과 코미디로 후벼판 요즘 사랑

      2024년 제77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션 베이커 감독의 영화 ‘아노라’(사진)는 막상 국내 관객에게는 그다지 열광적인 반응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현재의 한국 사회가 다소 보수화된(정치와 종교적인 면에서) 탓일 수 있다.‘아노라’는 전반 1시간이 특히, 아주 많이 야하다. 외설적이라는 일부 지적은 비교적 정당하다. 주인공 애니(그는 한사코 자신이 아노라라고 불리는 것을 싫어한다)를 비롯해 극 중 여성들은 1시간 내내 조각 케이크만 한 T팬티만을 걸친 채 나온다. 이들은 이른바 랩댄서라 불리는 스트립걸들이다. 애니(마이키 매디슨 분)는 러시아 엄청난 거부의 아들 이반(마크 아이델슈테인 분)과 섹스바 VIP룸에서 만났고 성관계를 가진다.애니가 이반을 만나기 시작한 것은 순전히 1주일에 1만5000달러라는 돈 때문이다. 이반 같은 돈 많은 젊은 애들에게는 미래 따위는 없다. 그저 여자를 데리고 실컷 노는 것뿐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반과 애니가 충동적으로 라스베이거스에서 결혼해버렸다는 것이다. 영화는 이때부터 다른 궤도를 달린다.러시아에 있는 이반의 부모는 아르메니아 출신 ‘똘마니’들인 토로스(카렌 카라굴리안 분)와 가닉(바체 토브마시얀 분)에게 이들의 결혼을 무효화하라고 지시한다. 하지만 이반은 줄행랑을 치고, 애니는 한 마디로 난리를 피운다. 영화는 그렇게 후반부 1시간 동안 코미디 열차를 타기 시작한다.언뜻 보기에 영화 ‘아노라’는 로맨틱 코미디다. 그런데 무엇으로 칸은 이 영화에 열광했을까. 그건 할리우드가 만들어낸 멜로의 공식을 완전히 뒤집고, 비틀었기 때문이다. 할리우드에서는 돈 많은 남자가 거리의 여자

      2024.11.20 17:21
    • 은공예로 삶과 죽음의 공존을 담다

      죽은 이의 소장품을 보관하는 유물함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보여주는 물건이다. 작은 작품을 통해서 관객은 삶과 죽음이 세상 안에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은 작업을 선보이는 공예가 김영옥이 인간과 자연, 삶과 죽음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전시를 열고 있다. 서울 삼청동 호호재서울에서 열고 있는 개인전 ‘오늘과 내일’이다.김영옥은 단조기법을 사용해 유물함(사진)과 함께 다양한 주전자를 제작해 전시에 내놨다. 주전자는 모양이 대칭을 이루고, 어느 부분도 흐트러짐이 없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다도를 좋아하는 그에게 주전자는 중요한 기물이다. 김영옥은 다도를 통해 자연과 인간, 삶의 조화를 추구한다. 그는 인간이 찻잎을 다루고 물을 끓이고 차를 우려내는 과정을 통해 비인간적 존재, 자연과 연결된다고 믿는다.전시 공간인 호호재서울의 1층은 ‘죽음의 미학’이라는 주제로 꾸며졌다. 인간의 근본적 소멸을 작품으로 풀어낸다. 세상에 태어났다가 사라지는 자연스러운 인간의 이치를 공예로 형상화했다. 위로 올라가면 ‘생명의 미학’이 펼쳐진다. 생태적 존재인 인간과 자연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상호 보완관계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김영옥의 철학이 드러난다.그는 전시를 통해 인간이 식기와 음식을 소비하는 것이 생태적 책임의 일환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전시는 12월 6일까지 이어진다.최지희 기자

      2024.11.20 17:20
    • 민희진, 사임 발표 후 뉴진스 SNS '언팔'·'퇴사 짤' 공유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가 사내이사직을 사임을 발표한 뒤 뉴진스와 어도어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언팔로우' 했다. 아울러 '퇴사 짤'과 'Free'라는 곡을 공유하며 현재의 심경을 대변했다.민 전 대표는 20일 뉴진스와 어도어의 공식 계정을 '언팔로우'하며 하이브와의 결별을 공식화한 데 이어 SNS까지 정리했다.현재의 기분을 표현한 듯 데니스 윌리엄스(Deniece Williams)의 '프리(Free)'라는 곡을 공유했다. '난 자유롭고 싶다(I want to be free free free)', '나답게 살겠다(I just got to be me)' 등의 가사가 담긴 곡이다.아울러 밝은 표정으로 '퇴사'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있는 토끼 캐릭터 그림도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이날 민 전 대표는 "어도어 사내이사에서 사임한다. 또한 하이브와 체결한 주주간 계약을 해지하고, 하이브에 주주간 계약 위반사항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물으려 한다"고 밝혔다.그는 "지난 4월 하이브의 불법 감사로 시작된 7개월여 넘게 지속되어온 지옥 같은 하이브와의 분쟁 속에서도 저는 지금까지 주주간 계약을 지키고 어도어를 4월 이전과 같이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왔다. 그러나 하이브는 지금까지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변할 기미도 전혀 없기에 더 이상의 노력은 시간 낭비라는 판단으로 결단을 하게 됐다"고 사임 이유를 전했다.그러면서 "하이브는 반성은 커녕 터무니없는 허위 사실을 꾸며내어 부끄러운 불법 감사를 대중에 전시하기까지 하는 전무후무한 어리석은 짓을 감행했다. 소수주주이자 대표이사인 내게 '경영권 찬탈'이라는 해괴한 프레임을 씌우고 마녀

      2024.11.20 16:07
    • "용진이 형 성공했네"…'나폴리 맛피아' 만나 다정한 투샷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에 '나폴리 맛피아'라는 닉네임으로 출연해 최종 우승을 거머쥔 권성준 셰프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을 만났다.권 셰프는 2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 회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영광스러운 자리였습니다. 나눠주신 좋은 말씀들과 조언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는 글을 덧붙였다.권 셰프는 '비아 톨레도 파스타바'의 오너셰프다. 재계의 소문난 미식가인 정 회장과 '흑백요리사' 우승자인 권 셰프의 만남에 네티즌들은 "용진이 형 성공했네", "인플루언서 도장 깨기" 등의 댓글을 달며 호응했다.현재는 SNS 활동을 중단했으나, 한때 정 회장은 일상 사진을 올리며 대중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이 중에는 요리하는 모습이 다수 있었다. 전국 곳곳의 숨은 맛집 및 신제품을 소개하는가 하면 쿠킹 스튜디오에 가수 이승기, 방송인 노홍철 등을 초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2024.11.20 15:09
    • "지도 들고 떠나요" SRT매거진 '한 장 여행' 인기

      종이 지도가 선사하는 낭만과 실용성을 모두 잡았다. SRT매거진(발행인 이종국)이 만드는 여행 지도 ‘한 장 여행’이 국내를 넘어 해외로 향하고 있다. 지역별로 제작된 여행 지도를 해외 관광 박람회 홍보물로 선보이는 사례도 크게 늘었다.SRT매거진은 수서발 고속철도(SRT)에 비치되는 차내지로, 2022년부터 한 장 여행을 발행해 왔다. 매거진의 9배 크기의 지도 앞면에 대형 삽화, 뒷면에 여행 정보 등이 담겼다. 지도를 접으면 가방에 쏙 들어가는 크기로 제작돼 휴대가 용이하고, 탑승객 누구나 무료로 가져갈 수 있다.최근 전자기기 없이 여행을 즐기는 디지털 디톡스 여행족이 늘어나며 한 장 여행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폰 없이 오롯이 여행에 집중할 수 있고, 손으로 펼쳐 보는 종이 지도가 여행의 낭만을 더한다는 게 여행객의 의견이다. 지역 전체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미식 도시로 유명한 해남은 한 장 여행 국문 버전을 비롯해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다국어 한 장 여행을 추가 제작 및 배포했다. 해남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편의성을 높이고, 글로벌 관광지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3개 국어로 발행한 한 장 여행은 방한 여행객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다른 지역도 한 장 여행 추가 제작에 돌입했다. 올해 정읍, 원주, 김제, 무주 등 지역이 관광 박람회, 관광객 배포 등 홍보를 위해 SRT매거진이 만든 한 장 여행을 추가 제작 및 배포했다. 지역 관계자에 따르면 한 장 여행은 여행업계, MZ 세대와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특히 인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완주, 울산 남구 등이 지역 관광자원을 알리기 위해 한 장 여행을 추가 제작 및 배

      2024.11.20 13:59
    • 사랑하는 연인을 향한 뜨거운 마음을 견딜 수 없는 새벽

      서양음악사에서 로시니만큼 행복하고 평탄한 인생을 산 작곡가도 드물다. 특히 오페라 장르가 주특기였기에 39편이라는 다작을 냈다. 1816년, 24세 때 만든 <세비야의 이발사>의 빅히트는 그에게 부(富)와 명예를 가져다주기에 충분했다. 평생 쓸 재산을 30대에 축적한 그는 급기야 37세 때 미식가이자 요리연구가로도 명성을 떨친다.레시피를 개발해 세프에게 추천하기도 하고, 때론 강요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유럽의 고급 식당에 가면 ‘알라 로시니/alla Rossini’, 즉 ‘로시니 풍으로’ ‘로시니의 레시피에 따른’ 메뉴들을 볼 수 있다. 스위스 베른과 호주 시드니의 로시니 레스토랑은 세계적 명소이기도 하다.그는 특히, 영어로 트러플(Truffle), 불어로 트뤼프(Truffes), 독어로 트뤼펠(Trüffel)이라 불리는 송로버섯을 좋아했다. 마약 탐지견처럼 송로 냄새에 특화된 돼지들이 코를 킁킁거리며 찾아낼 정도로 귀한 진물(珍物)이다. 로시니가 추천하는 요리의 주재료나 부재료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푸아그라(거위 간), 캐비아(철갑상어알)와 함께 서양 3대 진미로 꼽힌다.오페라 부파(Opera buffa), 즉 희가극(喜歌劇)의 대표적으로 잘 알려진 <세비야의 이발사>는 언제나 인기 오페라 톱텐 안에 드는 작품이다. 내용은 단순한 편. 청년 알마비바 백작이 부잣집 처녀 로시나에게 홀딱 반해 결혼하려 드는데 경쟁자와 방해꾼이 너무나 많다.다행히 꾀 많은 이발사 피가로의 도움으로 마침내 목적을 달성한다는 내용이다. 프랑스 극작가 보마르셰(Pierre Beaumarchais,1732~1799)의 이른바 <피가로 3부작> 중 2편에 해당하는 <피가로의 결혼>이 1786년 모차르트에 의해 대성공을 거두

      2024.11.20 13:43
    • "나오기만 하면 완판"…카이스트 '탈모샴푸' 대박 행진

      KAIST(한국과학기술원) 연구진이 개발해 입소문을 탄 기능성 탈모 샴푸 ‘그래비티’가 단독 판매 중인 롯데홈쇼핑에서 또 한 번 완판됐다.그래비티는 이해신 KAIST 화학과 석좌교수가 창업한 스타트업 ㈜폴리페놀팩토리가 개발한 고기능성 헤어케어 브랜드다. 글로벌 임상에서 탈모 완화 효과를 인정받았으며 특허 성분인 ‘리프트맥스(LiftMax 308™)’가 모발에 보호막을 형성해 헤어 볼륨감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게 인기 요인이다.롯데홈쇼핑은 앞선 9월 폴리페놀팩토리와 기능성 화장품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그래비티를 업계 최초로 론칭했다. 첫 방송에서 2만여병이 모두 팔려나갔고 지난달 ‘최유라쇼’에서도 방송 40분 만에 전체 물량이 매진됐다.20일 진행된 롯데홈쇼핑 3차 방송에서도 준비 수량 2만병이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지금까지 방송 3회 만에 7만병이 팔려나가 누적 주문액 23억원을 기록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이준영 롯데홈쇼핑 뷰티팀장은 “출시 직후 품절돼 화제를 모은 그래비티 탈모 샴푸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물량을 확보해 판매 방송을 다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2024.11.20 13:40
    • 내 죽음 옆에 줄리앤 무어가 함께 하기를

      올해 나이 64세인 여배우 줄리앤 무어의 매력은 다름 아닌 주근깨이다. 여자들의 주근깨가 왜 생기는지는 모르겠고 그게 고민인지 아닌지도 모르겠다. 사람에 따라 주근깨가 예뻐 보일 수도 있고 그렇지도 않을 수도 있겠으나 적어도 줄리앤 무어의 주근깨는 매력 포인트다.그녀의 주근깨는 어깨까지 나 있다. 그녀가 벗은 몸일 때, 시트로 가슴만 가리고 앉아 있을 때 주근깨가 어깨에 한가득 무늬로 일렁거리는 것을 보고, 그것참 특이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하여, 줄리앤 무어는 아직 주근깨 소녀다. 60대의 주근깨 소녀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영화에서는 대체로 두터운 분장이 그녀의 주근깨를 감추고 있고 난 꼭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뭐 내 생각일 뿐이다.줄리앤 무어는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영화에 출연해 왔다. 어마어마한 걸작은 없을지 모르지만 늘 가슴을 쿵, 쿵, 쿵 때리는 연기를 해왔다. 줄리앤 무어 때문에 흘린 눈물은 지금까지 한 바가지 정도는 된다. 야한 역할도 많이 했다. 절륜의 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의 걸작 ‘부기 나이트’(1999)에서 무어는 숙련된 포르노 여배우로 나온다. 영화에서 그녀는 포르노 업계 신참인 에디 애덤스(마크 웰버그)의 섹스를 이끈다.역시 캐나다의 유명 감독(이었다가 지금은 사라진) 아톰 에고이앙의 ‘클로이’(2010)에서 줄리앤 무어는 남편의 정부인 여인과 잔다. 줄리앤 무어는 영화에서 도대체 너 뭐하는 짓이야,란 소리가 나올 만큼 대책 없이 굴 때가 있다. 줄리앤 무어는 영화 속에서 선을 자주 넘는다.근데 그걸 보고 있으면 그녀를 따라 사람들 역시 살짝 선을 넘고 싶어진다. 예를 들어 ‘에브리바디 올라잇’(2010)이

      2024.11.20 13:22
    • 대한민국 특수효과 1위 도광섭 "온종일 살수차로 비만 뿌린 날도 있었다"

      <파묘>(장재현)의 클라이맥스를 담당했던 도깨비 불, <노량>(김한민)의 압도적인 해상 전투, <승리호>(조성희)의 혁신적인 우주 시퀜스 그리고 <스위트 홈>의 광활한 디스토피아는 모두 한국을 대표하는 특수효과 (SFX)팀, ‘디앤디라인’의 창조물이다.한국영화산업의 성장 만큼이나 한국영화의 특수효과는 해가 다르게 눈부신 발전을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지난 30년간 꾸준히 진화해 온 한국의 특수효과 이야기를 디앤디라인의 도광섭 대표를 통해 들었다.▷ 일단 한국영화에서(혹은 드라마에서) 특수효과가 쓰이는 부분, 다시 말해 특수효과의 범위와 정의가 좀 필요할 것 같다. 일반 관객 입장에서는 어디까지가 특수효과고, 어디부터가 특수분장, 특수소품이나 CGI가 관여하게 되는지 구별하는 것이 쉽지 않다. 맞다. 일반적으로는 모든 요소가 함께 협업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한국 특수효과의 시작이라 하면 기후에 관련한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초기에는 비나 눈이 내리는 것, 그리고 바람이 부는 것을 만드는 것이 특수효과의 주류를 이루었다.현재는 실사로 구현하기 힘든 장면 모두에 특수효과가 관여된다고 보면 맞을 것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 홈>을 예를 든다면 괴물이 도시를 파괴하고 부수는 것, 그런 장면에서 차나 건물이 날아가는 것 등을 특수효과 팀이 처음부터 설계하고 구상해서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그러한 작업 구상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시나리오를 받으면 일단 특수효과팀에서 먼저 어떤 부분이 특수효과가 필요한지에 대해 검토를 하게 되는 것인가? 양쪽에서 동시에 파악을 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우리도 시나

      2024.11.20 13:15
    • '수면무호흡증' 위험한 줄은 알았지만…충격 결과에 '공포' [건강!톡]

      수면무호흡증을 앓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급성 심장정지 발생 위험이 54%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일 질병관리청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정책연구용역 '심장정지 발생원인 및 위험요인 규명 추적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주의를 당부했다.수면무호흡증이란 수면 중 호흡이 반복적으로 멈추거나 불규칙해지는 상태를 말한다. 호흡 중단 외에도 코골이, 졸림증,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위험인자로는 신체 구조적인 요인 외에도 성별(남성), 흡연 또는 음주, 비만이나 고혈압 등이 있다.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에 비해 급성 심장정지 발생 위험이 54% 높았다.특히 심혈관질환이 없는 18∼64세의 젊은 연령층에서는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경우 급성 심장정지 위험도가 76% 높았다. 심혈관질환이 없는 65∼100세 고령층의 위험도는 34% 높아, 이들보다 젊은 층의 위험도가 두드러졌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2018년 4만5067명에서 지난해 15만3802명으로 3배가량 늘었다. 남성은 30∼40대, 여성은 50∼60대에서 발생률이 높았다.치료 방법으로는 체중을 줄이고 음주와 흡연을 제한하는 행동치료가 있다. 수면 중 양압기·구강장치를 착용하는 기구요법, 비강 수술 치료도 병행할 수 있다.질병청은 수면무호흡증 위험요인이 있으면서 잠을 잘 자지 못하거나 코를 고는 경우 진료를 받으라고 당부했다. 관계자는 "비만이나 흡연, 고혈압 등은 수면무호흡증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건강 관리를 통해 수면무호흡으로 인한 급성 심장정지를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영리 한경

      2024.11.20 12:55
    • 마음 온도를 1℃ 높이는 연말 재즈 공연이 몰려온다

      찬 바람이 불고 눈이 내리는 겨울은 재즈가 주는 음악의 깊이를 즐기기에 완벽한 계절이다. 크리스마스 전후 많은 이들이 마음의 온도를 높이기 위해 플레이리스트에 재즈를 넣는다. 올 연말에도 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공연들이 관객을 맞이할 준비에 한창이다. 올드 팝송을 연상케 하는 곡들, 겨울에 듣는 재즈풍의 캐럴과 재즈풍의 보사노바…. 재즈 가수가 부르면 익숙한 곡들도 이색적으로 들릴 것이다. 한 해의 끝자락, 놓치면 아쉬울 재즈 공연들을 모았다.한국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은 12월 21일 전주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나윤선은 프랑스 샹송, 아리랑을 재즈 스타일로 편곡해 공연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인물. 목소리의 연주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그 답게, 이번 무대에서도 다양한 창법을 구사할 계획이다. 폭발적이며 기교가 넘치는 스캣, 깊고 울림이 있는 나윤선만의 목소리로.같은날, 재즈 음악계에 혜성같이 등장한 헤일리 로렌도 한국을 찾는다. 서울 노들섬 라이브하우스에서 열리는 '라플라이브'를 통해서다. 로렌은 한국 재즈 보컬리스트 겸 피아니스트인 마리아 킴과 협연하며 빅밴드 형식의 공연에 참여한다. 한국의 재즈씬에서 활발한 연주를 이어오고 있는 17명의 뮤지션과 헤일리 로렌의 설레는 만남이 기대되는 무대다.2001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쉬지않고 열리는 재즈 피아니스트 론 브랜튼의 공연 '재즈 크리스마스'도 예정돼 있다. 12월 25일 열리는 이번 공연에서는 눈 내리는 뉴욕의 크리스마스를 떠올리도록 만드는 재즈풍의 캐럴송이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 울려퍼질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동요를 론

      2024.11.20 12:00
    • 오아시스 SNS에 한글로 "말이 씨가 된다"…한국 팬들 '들썩'

      "말이 씨가 된다."'브릿팝 전설' 오아시스의 엑스(X·구 트위터) 계정에 해당 문구가 적힌 삼성동 코엑스 전광판 사진이 올라와 내한 공연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지난 8월 데뷔 30주년을 맞아 재결합을 선언한 오아시스가 한국 콘서트 일정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올리면서 팬심이 들끓고 있다.앞서 9월 영국의 음악주간지 NME 보도로 오아시스가 한국과 일본에서 공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긴 했으나, 오아시스가 이를 직접 예고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엑스에는 '오아시스 내한'이 트렌드 검색어로 올라왔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관련 내용이 공유되고 있다.사진과 함께 오아시스 측은 "11월 22일 금요일"이라는 문구를 덧붙여 해당일에 서울과 도쿄의 콘서트 일정을 확정해 발표할 것임을 예고했다.오아시스는 1991년 데뷔해 '리브 포에버(Live Forever)', '돈트 룩 백 인 앵거(Don't Look Back In Anger)', '원더월(Wonderwall)', '샴페인 슈퍼노바(Champagne Supernova)' 등의 히트곡들을 내며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하지만 노엘·리암 갤러거 형제의 불화로 2009년 해체했다. 당시 공연을 앞두고 큰 다툼이 일며 무대가 당일 취소되기도 했다. 이후 재결합을 바라는 팬들의 염원이 계속됐지만, 무려 15년이나 지난 올해가 되어서야 오아시스는 뭉쳤다.NME는 오아시스가 토론토, 시카고, 뉴저지, 보스턴, 로스앤젤레스, 멕시코시티, 서울, 도쿄 등에서 공연할 것이라고 보도했었다. 그 가운데 "말이 씨가 된다"는 메시지가 공개되며 내한이 사실상 확정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2024.11.20 11:50
    • "'와이파이 달린 소'가 나타났다"는 말조차 믿어버리는 인간들

      "와이파이가 내장된 소가 초원에 등장했습니다…" 전시장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TV 화면엔 속보 뉴스가 송출된다. 영상 속 쉴새없이 떠드는 앵커가 내뱉는 말은 인간의 상식을 벗어난다. '소에 와이파이가 달렸다'는 소식이다. 하지만 뉴스 화면을 보는 사람들은 순간 '이 뉴스가 진짜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이렇듯 터무니없을 정도의 상식 밖 이야기에도 사람들은 쉽게 흔들리고, 속아넘어간다. 이 뉴스 영상은 당연히 가짜다. 앵커도, 뉴스 속 소들도, 기자도 전부 인공지능(AI)가 만들었다.서울 종로구 삼청동 페레스프로젝트에서 '가짜 뉴스' 실험을 펼친 작가는 홍콩에서 온 1989년생 'MZ 작가' Mak2다. 자신의 한국 첫 개인전 제목도 '와이파이가 내장된 소'로 지었다. 인간들이 얼마나 뉴스와 거짓에 우스울만큼 취약한가에 대해 이야기한다.이처럼 Mak2는 게임, 애니메이션, 뉴스,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외부 요소들을 가져와 꼬집고 비트는 작품을 만드는 작가다. 그가 창조한 회화의 가장 큰 특징은 모두 3분할로 나뉘어져 있다는 것. 분할된 3개의 화면은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는다. 당연히 모두 다른 사람이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그는 작가이지만 회화를 그리지 않는다. 아이디어와 화면 이미지만 만든 뒤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을 찾아 그림을 맡긴다. 3분할 그림을 3명의 작가가 그리는 셈이다. 당연하게도 Mak2는 작가들과 실제 만난 적도, 함께 일한 적도 없다. '무작위의 확률'에 작품의 완성도를 맡기는 셈이다.그는 작품의 배경이 될 공간을 시뮬레이션 게임 '심즈'를 통해 만든다. 집, 정원, 마을 등을 게임 세상에서 직접 구현한다. 실제 존재

      2024.11.20 11:07
    • 세종문화회관, 민음사와 '맥베스 북토크' 진행

      서울 세종문화회관은 서울시뮤지컬단 창작 뮤지컬 '맥베스' 개막을 한 주 앞두고 12월 5일 민음사와 함께 '뮤지컬 북토크'를 연다고 20일 밝혔다. 뮤지컬 북토크는 세종문화회관 세종라운지 지하 1층 세종예술아카데미 서클홀에서 열린다.맥베스는 햄릿, 리어왕, 오셀로와 함께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으로 유명한 작품이다. 맥베스 역시 다른 비극 작품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무대 공연으로 변주되면서 사랑받아온 고전이다. 스코틀랜드의 왕족이자 장군으로 이름을 떨친 영주 맥베스가 밤중 마녀들을 만나 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을 듣고, 야심을 채우기 위해 살육을 저지르면서 종래에 자신도 복수를 당하며 파국을 맞는 내용이다. 이번 뮤지컬 북토크는 1부 김하나 작가의 맥베스 강연과 2부 뮤지컬 맥베스의 신재훈 연출가와 대담으로 구성된다. 연출가가 바라보는 셰익스피어와 뮤지컬 맥베스에 관한 이야기뿐 아니라, 연출로서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부분 등을 짚어본다. 올해 맥베스로 캐스팅된 허도영, 맥버니 역할의 이연경이 작품의 곡들을 그 자리에서 들려줄 계획이다. 뮤지컬 북토크에 참여하려면 민음사 홈페이지 내 이벤트 탭에서 신청하면 된다. 참여 인원은 60명으로 선착순 마감된다. 서울시뮤지컬단은 유튜브 채널로 북토크 현장을 생중계할 예정이다.서울시뮤지컬단의 맥베스는 지난해 초연작으로, 오는 12월 12일부터 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 다시 오른다. 세종문화회관은 셰익스피어 작품과 관련한 공연을 장르나 장소에 구분없이 관람했던 이들에게 맥베스 티켓 할인 행사도 진행한다. 예술의전당의 연극 '햄릿'이나 국립극단의 '햄릿'을

      2024.11.20 11:00
    • 폭발적 창법의 초록마녀와 글린다…라이브 콘서트 같은 영화 '위키드'

      브로드웨이 인기 뮤지컬을 실사화한 영화 ‘위키드’(2024)가 20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베일을 벗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위키드'의 예매율은 39.4%, 예매 관객 수는 13만8000여 명.  위키드는 1900년 출간된 소설 <오즈의 마법사>의 세계관을 확장한 프리퀄 소설이다. 이를 토대로 2003년 만들어진 뮤지컬 위키드는 브로드웨이를 시작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모았다. 모든 면이 다른 두 마녀 글린다와 엘파바의 우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눈과 귀로 즐기는 산해진미…시너지 폭발 영화는 뮤지컬 1막을 16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 담았다. 긴 시간을 들인만큼 원작의 면면을 충분히, 또 충실히 고증했고 뮤지컬에 담을 수 없었던 여러 캐릭터 설정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더해 서사를 보완했다. 이로인해 뮤지컬의 성근 스토리는 매끄러워졌지만,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지점이다.  그럼에도 생생한 음악과 화려한 비주얼이 지루할 틈을 앗아간다. 특히 배우들의 열창은 전체에서 70% 가량을 차지하는 뮤지컬 장면에서 빛을 발한다. 두 여주인공 '글린다'(아리아나 그란데)와 '엘파바'(신시아 에리보)를 비롯한 배우들은 노래 장면을 촬영 현장에서 라이브로 소화했다고 전해진다. 이로인해 영화가 아닌 마치 라이브 콘서트를 듣는 듯한 생동감을 자아낸다. 에리보는 뮤지컬 배우 출신인만큼 폭 넓은 성량과 가창력은 물론, 깊이있는 감정 표현에서 두각을 보였다. 그가 분한 엘파바는 초록색 피부를 갖고 태어나 아빠에게 조차 사랑받지 못했지만, 빼어난 마법 능력을 지닌 인물. 에리보는 그런 엘파바의 복잡다단한 내면을

      2024.11.20 10:51
    • 엽떡·요아정 할인되네…쿠팡이츠, 24일까지 '와우위크' 진행

      쿠팡이츠는 오는 24일까지 다양한 배달 음식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와우위크' 행사를 한다고 20일 밝혔다. 와우멤버십 구독 회원은 기존에 누리던 무료배달과 추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쿠팡이츠는 '인기 브랜드 할인 대전'을 통해 BBQ와 bhc치킨, 배스킨라빈스, 두찜 등 브랜드를 대상으로 3000원 이상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이 가운데 일부 브랜드는 추가로 '랜덤 쿠폰 뽑기' 행사를 진행해 최대 2만원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또 매일 오후 5시에 시작되는 '매일 달라지는 선착순 쿠폰 뽑기'를 통해 최소 2000원에서 최대 2만5000원 상당의 할인 쿠폰을 한정 제공한다. 해당 이벤트에는 동대문엽기떡볶이와 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정석, 60계치킨 등 브랜드가 참여한다.쿠팡이츠 관계자는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는 2차 와우위크를 진행해 고객들이 부담 없이 다양한 배달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할인 혜택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2024.11.20 10:48
    • 철도노조 준법투쟁 여파…수도권 전동열차 지연운행 지속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의 준법투쟁(태업) 3일차인 20일 수도권 전동열차 일부가 지연 운행되면서 시민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수도권 전철 1·3·4호선과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등을 운행한 수도권 전동열차 288대 중 20분 이상 지연된 열차가 8대로 집계됐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수도권 전철과 경의중앙선 열차 지연 운행이 두드러진 것으로 파악됐다.KTX와 일반열차는 정상 운행 중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철도노조 태업으로 인한 고객 불편 최소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열차 지연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부 열차 목적지를 변경하거나 운행을 중지할 수 있으니 참고해 달라"고 당부했다.철도노조는 인력 충원과 기본급 2.5% 정액 인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 18일 첫 열차부터 준법투쟁에 들어갔다. 노조는 오는 21일 오전 11시 서울역 출구에서 총파업 예고 기자회견 열어 파업 일자와 방식을 밝힐 예정이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2024.11.20 10:38
    • 패스트 패션의 중심 동대문에서 슬로우 패션 외치는 전시

      대한민국은 옷이 무척이나 빠르게 생산되고 소비되는 가히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이 그 어떤 국가보다 득세하는 곳입니다.수도 서울, 특히 동대문은 어떤 공간인가요? 한국 패스트 패션의 심장부와 같은 곳이죠. 디자인에서 봉제까지 하나의 옷이 하루 만에도 빠르게 만들어지는 동대문 한복판에 지금 그 공간의 근간인 ‘옷’의 근원적 의미를 묻는 흥미로운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패스트 패션의 성지(聖地)에서 슬로우 패션(Slow Fashion)을 외치는 용감한 전시는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을까요?이 전시의 공식 타이틀은 <미나 페르호넨 디자인 여정: 기억의 순환>입니다. 미나 페르호넨. 언뜻 북유럽 어딘가에 살고 있는 여성 이름 같지만, 실은 실존하는 사람 이름이 아닙니다. 브랜드 이름이죠. 핀란드어로 '미나(minä)'는 '나', '페르호넨(perhonen)'은 '나비'를 뜻하는데요. ‘나비의 아름다운 날개 같은 옷’을 만들고 싶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름은 핀란드어지만, 브랜드 국적은 일본입니다. 이 전시는 ‘미나 페르호넨’을 창립한 남성 디자이너 미나가와 아키라가 30년간 만든 옷,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인생 철학이 주인공입니다."패션 브랜드가 패션쇼가 아닌 전시회를 연다?” 상당히 독특하죠. 그러나 2019~2020년 일본 최대 공공 현대미술관인 도쿄 현대 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 Art Tokyo 약칭 MOT)에서 열린 <미나 페르호넨-미나가와 아키라 츠즈쿠전>은 상당한 흥행을 기록했습니다. 총 14만 명에 달하는 관객들이 전시장을 찾았는데요. 순수 예술이 아닌 패션을 주제로 한 전시로는 놀라운 성과임이 분명합니다.일본 전역과 대만에 이어 북유

      2024.11.20 10:15
    • 하이볼잔은 원래 날씬했다, 산토리가 잔꾀를 쓰기 전까지 [서평]

      치약이 나왔을 때 처음엔 쓰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아무 맛이 없어서 치약을 묻혀 닦아도 물만 적신 칫솔로 닦는 것과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지금처럼 입안 가득 시원한 향이 퍼지는 민트 맛 치약이 처음 나왔다. 민트 맛은 세정력과 관계가 없지만, 시원한 향은 사람들로 하여금 치아가 더 깨끗해진 느낌을 줬다. 이는 칫솔에 치약을 묻히는 습관이 대중화하는 계기가 됐다.일본의 한 광고대행사가 쓴 <본능 스위치>는 소비자로 하여금 상품의 장점을 극적으로 느끼게 만들고, 자꾸만 쓰고 싶어지게 만드는 히트 상품의 비결을 파헤친다. 책은 소비자의 본능을 자극하는 히트 상품의 요소를 이른바 '본능 스위치'라고 부른다.민트맛 치약과 유사한 본능 스위치는 땀 닦이 시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땀 닦이 시트는 끈적한 피부를 청결하게 만드는 게 기본 기능이다. 제조사 측은 여기에 순간적인 냉각 효과를 더했는데, 이는 시원한 느낌으로 제품이 주는 청결한 느낌을 강화하기 위한 장치다. 맥주잔과 비슷하게 디자인된 하이볼잔은 '세리머니형 본능 스위치'다. 1970년대, 일본 주류업체 산토리는 저조한 위스키 판매량을 늘리고자 하이볼을 마케팅에 활용했다. 원래 하이볼잔은 날씬한 유리잔이었지만, 산토리는 맥주 대신 하이볼 소비를 늘리기 위해 생맥주잔과 유사한 하이볼 전용잔을 개발했다. 소비자들이 커다란 생맥주잔을 들고 건배를 위친 뒤 꿀꺽꿀꺽 마시는 행위에 쾌감을 느낀다는 점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다. 무인양품에서 출시해 큰 인기를 끈 벽걸이형 CD 플레이어도 마찬가지다. 이 CD 플레이어는 일본 주택의 환풍기 모양으로 디자인됐다. 환풍

      2024.11.20 10:06
    • 나는 이런 말들로 초등학생 아들과 싸우지 않게 되었다 [서평]

      “아들, 제발 말 좀 들어!” 매일같이 아들과 싸우고 있는 엄마를 위한 책이 나왔다. 부모 교육 전문가이자 ‘오뚝이샘’으로 활동하는 윤지영 작가가 쓴 <아들 엄마의 말 연습>이다. 중학생 딸과 초등학생 아들을 키우는 저자는 자녀 교육, 특히 아들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고 바르게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했다.18년 동안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육아 전문가로 활동했지만, 정작 아들을 키우는 건 쉽지 않았다. 고민 끝에 직장을 그만두고 글 쓰는 일도 멈춘 채 제주로 이주해 육아에 전념했다. 고집이 세고 반항하던 저자의 아들은 이제 눈 뜨자마자 책을 꺼내고 게임 시간도 잘 지킨다. 무엇이 아이를 변하게 한 걸까. 저자는 아들 육아의 핵심이 어디서 키우느냐가 아니라 ‘어떤 말로 키우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언제 단호해야 하고, 언제 부드럽게 대해야 하는지를 구별하는 게 가장 중요한 점이라는 것이다. 아이에게 항상 다정할 필요는 없다. 마음을 보듬어야 할 때는 ‘다정한 공감’을, 통제가 필요할 때는 ‘감정을 배제한 지시’를 사용하는&

      2024.11.20 10:02
    • 은으로 빚은 식기(食器)를 통해 인간의 유한함을 깨닫게 만드는 전시

      죽은 이의 소장품을 보관하는 '유물함'은 인간의 삶과 죽음의 경계를 보여주는 물건이다. 작은 작품을 통해서 관객은 삶과 죽음이 세상 안에서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은 작업을 선보이는 공예가 김영옥이 인간과 자연, 삶과 죽음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전시를 열고 있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호호재서울에서 열고 있는 개인전 '오늘과 내일'이다.'손으로 만든 솜씨'라고 불리는 공예에서도 김영옥은 유독 은이라는 재료에 집중했다. 전통적 기법을 사용해 사람들이 일상에서 실제로 쓸 수 있는 작업물을 만들어낸다. 주전자, 접시, 찻잔 등 그가 만드는 작품 대부분이 음식과 음료를 담는 기물들이다. 은은 불순물이 없고 향균 효과가 있기 때문에 식기로 유용하게 쓰이는 재료이기 때문이다.김영옥은 단조기법을 사용해 '완벽한 형태의 주전자'를 제작해 전시에 내놨다. 모양이 대칭을 이루고, 어느 부분도 흐트러짐없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여기에 자연의 일부분을 장식적 요소로 삼았다. 쓰는 사용자와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주전자를 통해 여유와 친근함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다도'를 애정하는 작가인 그에게 주전자는 더욱 중요한 기물이다. 김영옥은 다도를 통해 자연과 인간, 삶의 조화를 추구한다. 특히 그는 인간이 찻잎을 다루고 물을 끓이고 차를 우려내는 과정을 통해 비인간적 존재, 자연과 연결된다고 믿는다.전시가 이뤄지는 호호재서울의 1층은 ‘죽음의 미학’이라는 주제로 꾸며졌다. 인간의 근본적 소멸을 작품으로 풀어낸다. 세상에 태어났다 사라지는 자연스러운 인간의 이치를 공예로 형상화했다. 위로 올라가면 '생명의 미학'

      2024.11.20 0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