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요청에 유엔 대북제재위 승인…대북제재 위반 선박으론 첫 폐기 '탤런트 에이스'도 폐기 논의…앞서 두 척은 재발 방지 약속 뒤 방면
유엔의 대북제재결의를 위반한 혐의로 한국에 억류 중이던 선박이 폐기 처분된다. 11일 외교부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최근 한국 정부의 '코티'에 대한 고철 폐기 요청을 승인했다.
한국 정부는 '코티' 선주의 고철 폐기 동의하에 지난 5월 23일 억류해제를 신청하는 서한을 제재위에 보냈다.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억류된 선박이 폐기되는 것은 처음이다. 앞서 대북제재를 위반한 것으로 의심돼 부산항에 출항보류 중이던 선박 한 척이 폐기됐지만, 위반이 사실로 확인되기 전이었다.
무국적 선박인 '코티'는 북한 선박에 유류를 불법으로 옮겨 실은 혐의로 지난 2017년 12월 21일부터 평택항에 억류돼 있었다.
폐기 작업은 한국에서 이뤄진다. 외교부 당국자는 "고철 폐기 뒤 소요비용을 정산하고 남은 돈도 다른 제재 위반 혐의가 있는 곳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는다는 보장을 받는 등의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제재위는 석탄운송에 관여한 의혹으로 2018년 1월 19일부터 군산항에 억류된 '탤런트 에이스'(무국적)에 대해서도 고철 폐기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북제재위는 지난 1일(현지시간) 대북 유류 불법 해상 환적에 연루돼 한국에 억류됐던 '라이트하우스 윈모어'(국적 홍콩)와 '피 파이오니어'(국적 한국) 등 두 척은 재발방지 약속을 받은 뒤 방면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고철 폐기'와 '방면'의 차이는 대북제재 위반의 고의성 유무에 따라 갈렸다.
'코티'의 선주와 선박은 모두 제재대상으로 지정돼 있었고, '탤런트 에이스'는 선주가 선박식별번호를 위조한 점으로 미뤄봤을 때 제재를 고의로 위반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대북제재 위반으로 억류되면 폐기까지도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면서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