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앞 짬뽕 먹고 옆집 개 죽었는데 장례비 내놓으랍니다" [법알못]

그릇을 반납하기 위해 문 앞에 둔 A 씨
옆집 강아지가 먹고 사망
강아지 주인 "장례비 일부 부담하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옆집 강아지가 문 앞에 둔 '짬뽕'을 먹고 사망했다는 사연에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옆집 강아지가 죽었는데 저 때문이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작성자 A 씨는 "보름 전 탕수육과 짬뽕을 시켜 먹고 그릇을 반납하기 위해 집 문 앞에 뒀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릇을 문 앞에 두고 TV를 보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옆집 아주머니가 찾아와 문을 쿵쿵 두드리면서 '먹고 남은 찌꺼기를 왜 문 앞에 뒀냐'며 화를 냈다"고 말했다.

또 "화를 내던 아주머니께서 '강아지가 지금 그릇에 담긴 무언가를 먹고 숨을 못 쉬는데 도대체 뭘 놔둔 거냐'며 울고불고 난리를 쳤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A 씨는 "이후 옆집 아주머니 남편분께서 강아지를 병원으로 데려갔다"며 "당시에는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강아지가 걱정되기도 하고 괜히 미안해져서 옆집 문 여는 소리에 나가서 괜찮은지 물어봤는데 '신경 쓰지 마시라, 얼마 전부터 강아지가 계속 아파서 집사람이 예민해져서 그렇다'고 오히려 사과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이날 옆집 아주머니가 다시 찾아와 '강아지가 죽은 거 알고나 있느냐'며 '양심이 있으면 장례비의 일정 액수를 부담하라'는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A 씨는 "강아지를 좋아하진 않지만 죽었다고 하니 괜히 미안하고 불쌍하고 정말 내가 남긴 짬뽕 때문에 강아지가 죽은 건지 마음이 쓰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에 너무 혼란스러웠다"며 "짬뽕 먹고 그릇을 문 앞에 둔 것뿐인데 책임이 정말 있는 건지 궁금하다"라고 마무리했다.

해당 사연에 네티즌들은 "관리 못한 주인 탓이다", "보통 음식 먹고 그릇 내놓을 때 설거지하든가 비닐로 씌워서 내놓지 않나" 등 갑론을박을 벌였다.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반려동물의 평균 장례 비용은 20만~30만원 선으로 여기에 수의나 관 등을 추가하면 40만~50만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남은 음식이 담긴 짬뽕 그릇을 문 앞에 내놓은 A 씨에게 개의 죽음 관련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김가헌 변호사는 "옆집 개가 먹을 것까지 대비하여 잔반을 관리해야 할 의무는 인정하기 어려울 듯하다"라고 전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