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장악했던 서울시의회, 올 수방 예산 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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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제출안 5.9% 삭감서울 물바다 피해는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가 관련 예산을 삭감하고 집중호우가 올 때만 땜질식 처방을 내놓은 것이 원인이란 분석이다.
"매번 땜질 처방, 물바다는 人災"
9일 서울시의 ‘2022년 예산서’에 따르면 시는 올해 수방 및 치수 분야에 4202억원을 배정했다. 지난해(5099억원)보다 약 17.6% 줄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이 절대다수를 이뤘던 시의회에서 시가 편성·제출한 예산 4450억원 중 248억원(5.9%)을 삭감했기 때문이다. 삭감한 예산은 자치경찰, 소방 관련 예산 확충 등에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예산 삭감은 이번뿐이 아니다. 2010년 9월 광화문과 강남 등 도심 침수 피해와 2011년 7월 우면산 산사태를 겪으면서 서울시는 관련 예산을 확대했다. 오세훈 당시 시장은 “10년간 5조원을 투입해 시간당 100㎜ 집중호우도 견딜 수 있도록 도시 수해 안전망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대책에는 △하수도 관거 용량 확대 △빗물펌프장·빗물저류조 확충 △방재용 대심도 터널 도입을 위한 예산투자계획이 포함됐다.
하지만 오 시장이 물러나고 2013년 박원순 시장이 취임하면서 정책이 뒤집혔다. 특히 집중호우를 예방하기 위한 대심도 터널 공사가 7곳에서 1곳으로 줄어드는 등 예산이 대폭 축소됐다. 환경단체의 반대 목소리도 한 이유였다.공사는 땜질식으로 이뤄졌다. 광화문은 대심도 터널 공사 대신 하수암거 배수용량을 늘리거나 빗물유입시설을 확충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강남역 일대 침수취약지역 종합배수 개선대책’도 원안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2016년까지 마무리할 예정이었던 ‘배수구역 경계 조정’ 공사는 예산과 지장물 이설 문제로 인해 2024년까지로 미뤄졌다. 이번 물난리는 이 같은 선택의 결과라는 지적이다.
양천구를 보면 대심도 배수터널의 효과가 극적으로 드러난다. 배수터널은 거대한 지하 물탱크와 배수시설로 구성되는데 물 저장 용량만 32만t에 달한다. ‘30년에 한 번 발생할 확률’에 맞춰 시간당 100㎜ 집중호우에 견딜 수 있게 설계했다. 이 덕분에 해당 지역은 이번 호우에도 큰 피해가 없었다.
강영연/이현일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