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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국영기업 반도체 장비 국산화 가능성에
삼전닉스 과점 서사 흔들려...13~14% 급락
전문가 "중국 반도체 자립 단기간 내 어려워
더 큰 문제는 투자심리 악화·수급 약화"
28일 국내 증시가 급락한 것은 이 두 전제가 한꺼번에 흔들렸기 때문이다. 최근 빅테크의 현금흐름 악화와 중국 반도체의 추격 우려가 더해지면서 랠리를 떠받치던 반도체 성장론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시가총액 비중이 절반이 넘는 코스피 구조상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의구심 커진 반도체 성장론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0.84% 급락한 6023.66에 거래를 마쳤다. 미·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 4일(-12.06%) 이후 약 5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장중에는 5000선까지 내리면서 불안감을 키웠다.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3.39%, 14.65%씩 하락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삼성전자의 하락률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17년 만에 가장 컸다. 두 기업의 지분을 갖고 있어 이들과 함께 움직이는 SK스퀘어(-12.04%), 삼성생명(-8.19%), 삼성물산(-9.57%) 등도 일제히 급락했다.증시를 끌어내린 악재는 크게 '중국 반도체의 위협'과 '빅테크의 투자 여력 부족'이다. 전날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기업공개(IPO) 흥행을 기록한 데 이어, 중국 국영 기업이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양산을 시작했다는 외신 보도가 전해지면서 시장에 타격을 줬다. 현재는 미국이 네덜란드 ASML과 공조해 중국의 극자외선(EUV) 장비 도입을 막고 있는데, CXMT가 국산 노광장비를 확보할 경우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자립이 한층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까지 상장하면 메모리 상장사가 기존 3개에서 5개로 늘어나 메모리 공급 과잉과 삼전닉스의 점유율 하락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빅테크의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2분기 잉여현금흐름이 상장 이후 처음으로 적자 전환하는 등 자금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가 오픈AI의 데이터센터 투자 비용 2500억달러(약 367조원)를 보증하는 방안을 논의한다는 소소식에 AI 생태계가 부풀려졌다는 우려도 커졌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매출로 인식하는 거래가 실제로는 외부 자금을 돌려막는 구조라면, 자금조달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고 했다.
"中 반도체 추격 우려 과해"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시장의 우려가 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JP모건은 이날 중국의 DUV 장비 국산화 관련 보고서에서 "시제품 수준의 장비를 소량 생산하는 것과 수천 장의 웨이퍼를 안정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고용량 양산 단계는 완전히 다르다"며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성능이 입증되지 않은 국산 장비로 ASML 장비를 대체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수출 규제로 중국이 극자외선(EUV) 장비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D램 선폭을 추가로 미세화하는 데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며 "현재 기술 트렌드에서는 사실상 추격이 어렵다"고 일축했다.더 큰 문제는 극도로 위축된 투자심리와 수급 약화다. 양지환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평소대로라면 같은 소식에 이 정도까지 증시가 폭락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수급 기반이 얇아진 상태에서 시장 체력이 떨어지다보니 낙폭이 확대됐다"고 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자금 격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만 해도 130조원을 웃돌았지만, 지난 27일 109조원으로 줄었다. 50조원대를 훌쩍 넘겼던 코스피 일거래대금도 20조~30조원대로 반토막 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락장을 방어해줄 매수 실탄이 부족해졌다는 해석이다. 코스피가 지지부진하며서 '빚투' 지표인 신용거래융자도 한 달 새 30조원에서 26조원으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향후 증시가 안정을 찾으려면 반도체 성장 서사가 다시 입증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투자 가이던스를 통해 빅테크의 회사채 발행 리스크가 진정될지 여부를 계속 확인해야 하며, 9월 초 예정된 빅테크의 반도체 수요조사에서도 확실한 증가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오는 31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기본예탁금 상향 조치 등이 시행되면 증시 변동성이 잦아들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이날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기 수요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전체 투자액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비중을 20% 이내로 제한하는 등의 추가 규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선아/조아라/심우일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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