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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문제가 아닌 프랑스 문제,유로화 하락 제한적"
"ECB가 개입할 경우 유로화 더 하락할 수도"
전문가들은 유로존에서도 독일 국채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프랑스 재정에 국한된 만큼 유로화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이라는 의견과 이탈리아나 벨기에 등 주변국가로 확산돼 하락세가 좀 더 갈 수 있다는 의견으로 갈렸다.
5일(현지시간) 유로화는 아시아 거래에서 달러화 대비 최대 0.8% 하락하여 1.1161달러까지 떨어졌다. 엔화 대비해서도 0.6% 하락했고 스위스 프랑화 대비 약 0.5%, 영국 파운드화 대비로는 0.4% 하락해 올해 최저치에 근접했다.
유로화의 하락은 유로존 전반의 위기가 아닌 주로 프랑스 국채의 폭락과 이 날 발표된 스페인 조기 총선 등 정치적 불안에 따른 것이다.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 수익률은 높아진다.
이 날 프랑스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92%로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다. LSEG 데이터에 따르면 프랑스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주에만 34bp(베이시스포인트=0.01%) 상승해 17년 만에 최대 주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반면 이 날도 독일 국채 선물은 소폭 상승했다.
유로존내에서 성장세도 높고 재정적으로 안정적이라 선호된 투자 대상이었던 스페인도 이 날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주택 위기 항의 시위가 극에 달하자 11월 조기 총선을 발표했다.
현재 유로화 약세의 진원지는 프랑스 국채 매도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주 프랑스 국채 급락이후 프랑스 국채를 대거 보유하고 있던 일본 투자자들이 대거 매도에 나섰다.
스미토모 미쓰이 DS 자산운용의 신지 쿠니베는 이 날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프랑스 국채를 전량 매각했다고 밝혔다. 파이브스타 자산운용의 시모무라 히데오는 “유럽중앙은행(ECB)가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프랑스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7%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국채 매도세는 옵션 거래 관련 추가 매도를 촉발됐다.
블룸버그의 계산에 따르면 7월 현재 일본이 보유한 프랑스 국채는 약 23조엔(약 196조원) 에 달한다. 이는 일본의 전체 해외 국채 보유액 가운데 6.6%에 달하고 미국과 호주 국채 다음으로 세 번째로 보유 비중이 높다.
지난 2일에는 10년 만기 프랑스 국채를 보유할 때 투자자들이 지불하는 프리미엄과 동일한 10년물 독일 보유 대비 프리미엄이 2011년 이후 최고치인 152bp(베이시스 포인트)까지 치솟았다. 이는 독일 정부 재정에 대한 신뢰도에 비해 프랑스 재정에 대한 신뢰도가 그만큼 크게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랑스 국채 매도세가 거세진 것은 프랑스 재정에 대한 암울한 전망 때문이다.
IMF에 따르면, 2025년말 기준 프랑스의 정부 부채 비율은 약 118%에 달한다. 일본 206%, 이탈리아 137%, 미국 123%에 이어 최상위권 정부 부채 비율을 갖고 있다.
부채 비율도 문제지만, 프랑스 정부의 국채는 해외 투자자들 보유 비중이 특히 높다. IMF의 재정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 국채는 작년말 기준 해외 투자자들의 보유 비중이 55%로 G20 국가가운데 가장 높다.
반면 일본은 정부부채의 88%를 내국인이 보유하고 있고, 이탈리아는 68%, 미국도 70% 이상을 자국 투자자들이 갖고 있다. 해외 투자자들은 수익률의 변동에 따라 수시로 사고 파는 경향이 강해 부채의 안정성이 떨어진다. 즉 재정적자 문제가 심각한 미국 보다도 더 불안한 정부 부채가 프랑스의 부채다.
새롭지 않은 프랑스의 정부 부채 문제가 불거진 것은 정치 상황 때문이다.
지난 주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프랑스는 내년 초 총선에 극우파 마린 르펜과 극좌파 장뤼크 멜량숑이 결선 투표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두 세력 모두 부채 축소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없고 현재 내거는 포퓰리스트적 정책으로 재정 악화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프랑스 국채 매도로 이어지고 있다.
유로화 약세가 더 갈 것이라는 견해를 보이는 전문가들은 프랑스의 재정 악화에 이어 유로존내 다른 국가의 부채 상황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탈리아나 벨기에도 부채 비율이 높다. 최악의 경우 15년 전 유럽 재정위기 때처럼 ECB가 프랑스 채무 해결에 나서야 한다면 유로화 약세는 더 갈수도 있다는 우려다.
야데니 리서치의 사장 겸 최고 투자 전략가인 에드 야데니는 4일 보고서에서 “프랑스가 본격적인 부채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부 분석가들은 재정 불안에 대한 우려가 유럽 전반에 확산될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자산운용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투자 전략 책임자인 닝후이 류는 “유로존 위기보다는 각국의 개별적 문제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그는 “위기가 확산될 경우 다른 유로존 회원국, 특히 독일이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코메르츠방크 외환 및 상품 연구 책임자 란 응우옌은 유로 거래자들이 독일 국채의 실적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현재 독일 국채는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는 한 유로화의 하락 가능성은 당분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썼다.
그럼에도 페퍼스톤의 연구 책임자인 크리스 웨스턴은 “기차 옆에는 서있지 말라”며 유로화의 반등에 베팅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그는 이번 조치가 최근 재정 문제의 연장선이며 "어쩌면 전염병이 슬금슬금 퍼져 나갈 조짐”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분석 회사 스펙트라 마켓츠의 외환 거래 부문 사장인 브렌트 도넬리는 2027년 4월 프랑스 총선을 앞두고 이번 겨울에 고조될 것으로 예상했던 프랑스 정치 관련 트레이드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 날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6bp 하락한 5.260%를 기록하며, 지난주 2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시장을 불안하게 했던 상황이 다소 진정됐다.
최근 몇 주간 달러 강세는 향후 몇 달간 연준의 금리 인상을 예상한 데서 비롯됐다. 그러나 지난 2일 발표된 9월 고용 보고서에서 미국 고용 증가세가 예상보다 둔화되면서 금리 인상 기대감이 다소 약화됐다.
CME 페드워치 도구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10월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78%로 보고 있다. 이는 일주일 전의 36%보다 크게 상승한 수치다. 금리 거래자들은 10월에는 동결하되 12월 금리 인상과 2027년 상반기 두 차례의 추가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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