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고의 여행지는? 2024년 한 해 동안 여행자들에게 사랑받은 국내 도시 10곳을 한 데 모았다.
근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낭만 항구도시
낭만으로 가득한 여행을 꿈꾼다면 목포가 제격이다. 첫 번째 목적지는 항구도시의 풍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목포 대반동 백사장. 약 300m에 이르는 아담한 해변 위를 가로지르는 목포해상케이블카, 용을 닮은 섬 고하도, 반짝이는 목포대교 야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목포의 모습을 또렷하게 조망하고 싶다면 반드시 목포해상케이블카에 탑승할 것. 국내 최장 길이, 최고 높이의 케이블카로, 북항승강장에서 출발해 고하도까지 총 3.23km를 잇는다.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 캐빈에 탑승하면 발밑으로 푸른 목포 바다가 펼쳐지는 짜릿한 스릴을 즐길 수 있다. 케이블카에서 바라보는 환상적인 금빛 일몰도 놓치지 말자.
신비로운 자연과 김삿갓의 풍류가 이곳에
쾌청일수 192일을 자랑하는 해발 799.8m. 최상의 관측조건을 갖춘 이곳에 별마로천문대가 자리하고 있다. ‘별을 보는 고요한 정상’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황홀한 야경을 자랑한다. 천체관측 프로그램, 우주 현상을 담은 홀로그램, 별 무리 사이를 거니는 듯 착각을 선사하는 미러룸 등 즐길 거리도 가득하다.
탁 트인 뷰를 감상하기 좋은 또 하나의 스폿은 한반도지형.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경관이 한반도의 모습과 꼭 닮았다. 동고서저의 지형, 서해안의 갯벌, 백두대간과 압록강의 형상이 실제 한반도와 흡사해 영월 대표 관광지 중 하나로 꼽힌다.
영월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젊은달와이파크는 유휴 공간에 새로운 재생의 가치를 부여한 곳이다. 개성 넘치는 설치미술과 자연스레 어우러진 영월의 드넓은 대지는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작품이 된다.
일상에 지친 당신을 위한 쉼과 여유
가을이 내려앉은 영주 부석사는 특히 아름답다. 매표소를 지나 경내까지 은행나무가 만든 노란 카페트의 향연이 펼쳐진다. 단풍이 수명을 다하고 떠난 늦가을에도 이곳만의 특별한 풍경을 자랑한다. 해발 1000m에 이르는 산세를 두르고 계단식으로 지어져 한 폭의 수묵화 같은 산세를 눈에 담을 수 있다.
조선시대 마을에서 시간이 멈춘 듯 신비로운 선비세상은 선비문화를 폭넓게 체험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테마파크다. 99채의 한옥과 포토존, 인터랙티브 미디어가 적용된 테마별 전시관을 갖췄다.
무섬마을에서는 350여 년간 마을과 외부를 이어주던 유일한 통로인 외나무다리를 빼놓을 수 없다. 아슬아슬 좁고 긴 외나무다리를 건너면 100년의 역사를 지닌 고택과 조선 사대부 가옥이 그대로 남아 있는 마을이 모습을 드러낸다. ‘선비의 고장’ 영주의 매력이 고스란히 와닿는 공간이다.
하늘과 바람이 그린 태백의 풍경
대한민국 대표 고원 도시 태백의 상징 중 하나는 순백의 자작나무숲이다. 지지리골부터 구와우마을, 매봉산 산악관광지 등에서 자작나무숲을 만날 수 있다. 하얀 자작나무가 빼곡히 들어서 마치 북유럽에 들어선 듯 이색적인 풍광을 연출한다.
전망대에 올라 태백산의 장엄한 능선을 내려다본다. 지난 5월 개장한 33m 높이의 태백산 하늘전망대는 태백산의 새로운 명소다. 무장애 탐방시설로 설계돼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 평균경사 3.6도의 완만한 나선 형태를 그리며 올라가 휠체어나 유아차로도 접근 가능하다.
국내외 최초로 안전을 주제로 한 에듀테인먼트 시설 365세이프타운은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 좋은 테마파크다. 재난과 안전이라는 테마를 실감 나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4D 체험관, 스마트 CPR, 항공기 탈출 체험관, 극기 체험 등 실생활에 유익한 안전 체험을 할 수 있다.
눈부신 백제의 시간을 잇다
백제 7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익산. 백제 시간여행에서 왕궁리 유적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15년 백제역사유적 지구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소중한 역사적 산물이다. 2018년부터 매년 ‘익산 문화유산 야행’이 개최되는 곳으로, 왕궁 5층 석탑을 돌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온다.
달빛소리수목원은 20여 년 전부터 전국 각지에서 희귀한 고목들을 수집해 개장한 사설 수목원이다. 마스코트인 ‘황순원의 소나기 나무’ ‘첫사랑 나무’로 불리는 500년 수령의 느티나무와 청괴불나무, 금목서·은목서 등 50여 종의 희귀목을 보유해 사계절 다른 매력을 뽐낸다.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익산 교도소세트장으로 향해보자. <전설의 마녀> <7번방의 선물> <내부자들> 등 감옥이 등장하는 대부분의 국내 영화, 드라마를 이곳에서 촬영했다. 교도관복과 죄수복을 대여해 이색 체험도 할 수 있다.
평화로운 기운으로 가득한 자연특별시
깎아지른 듯 아찔한 바위 절벽이 마치 붉은색 치마를 두른 듯해 붙은 이름 적상산. 한국 100대 명산 중 하나로 꼽힌다. 장도바위, 향로봉, 적상호 등 자연의 축복이 내린 풍경을 눈에 담으며 산행을 즐겨보자. 천일폭포 아래에는 신선한 무주 머루로 만든 와인을 맛볼 수 있는 머루와인동굴이 자리한다. 등산으로 지친 몸을 풀어주는 와인 족욕 체험도 인기다.
무주에 왔다면 무주 안성낙화놀이는 꼭 한번 체험해 봐야 한다. 마을의 무사안녕을 바라는 전통 놀이로, 지난 2016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물 위로 폭포처럼 쏟아지는 불꽃이 장관을 이룬다.
무주반디랜드는 어린이들에게 인기 만점인 체험학습의 장이다. 전 세계 희귀 곤충이 모여있는 곤충박물관, 밤하늘을 수놓은 별을 감상하는 천문과학관, 생태온실을 지나면 만날 수 있는 귀여운 수달까지, 색다른 경험이 기다리고 있다.
1004개의 별이 반짝이는 천사의 섬
섬의 개수만큼이나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신안. 사계절 피는 꽃으로 1004개의 섬에 향기가 넘실댄다. 봄의 문을 여는 건 ‘수선화의 섬’ 선도다. 2018년 현복순 할머니가 집 주변에 가꾸기 시작한 수선화 꽃밭에 신안군과 주민들이 힘을 보내 완성했다. 120명 남짓한 주민이 거주하던 작은 섬 선도는 2020년 ‘가고 싶은 섬’으로 뽑혔다. 방문 적기는 ‘섬 수선화축제’가 열리는 4월이다.
라일락, 버들마편초, 도라지, 꿀풀 등 보랏빛 식물이 서식하는 반월도와 박지도는 섬 전체가 보랏빛으로 빛난다. ‘퍼플섬’으로 입소문을 타며 신안의 대표 관광지로 거듭났다. 반월도와 박지도를 잇는 퍼플교를 배경 삼아 인생샷을 건지기 좋다.
겨울엔 함박눈 이불을 소복이 덮은 애기동백이 압해도 1004섬 분재정원을 물들인다. 매서운 추위를 뚫고 붉게 꽃을 피우는 동백은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절경이다.
완주 구석구석 힐링 투어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대둔산은 여름에는 초록빛, 가을에는 주홍빛, 겨울에는 흰 옷을 갈아입어 한 폭의 수채화 그림을 보는 듯하다. 케이블카를 타면 수려한 진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산행의 백미는 삼선바위 암벽에 세워진 삼선계단. 길이 36m, 경사 51도로 아찔한 스릴을 선사한다.
요새 공간 트렌드는 버려진 곳을 리모델링해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것. 일제강점기 가슴 아픈 역사를 지닌 양곡창고가 완주 문화예술의 거점 삼례문화예술촌으로 다시 태어났다. 고서 판매,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진행하는 책박물관, 그림책미술관이 인근에 있어 함께 둘러보길 추천한다.
뉴트로 감성에 젖고 싶다면 비비정예술열차로 향하자. 레스토랑·카페·마켓·아트숍 등으로 구성된 폐철도차량이다. 만경강을 바라보며 추억의 음식, 경양식 돈가스 등을 맛볼 수 있다.
한반도의 끝과 시작 그곳에
해남에서는 무엇을 먹어도 맛있다고들 한다. 그중에서도 고구마·쌀·배추·김 등 자연의 풍치를 그대로 간직한 농수산물이 특히 맛깔나다. 예로부터 음식을 넉넉히 해 나눠 먹는 전통을 이어받아 해남의 풍부한 먹거리를 활용한 ‘해남미남축제’가 매년 열린다. 남도 산해진미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끝과 시작이 되는 해남에 왔으니 땅끝전망대도 함께 둘러보길 추천한다. 진도부터 완도에 이르기까지 서남해의 비경이 와락 품에 안기는 듯하다. 보다 여유롭게 전망대에 오르고 싶다면 모노레일에 몸을 실어보자.
이순신 장군이 대승을 거둔 명량대첩을 기념하기 위해 울돌목 일대에 조성된 우수영국민관광지에는 충무공의 혼이 서려 있다. 스카이워크·거북배·명량해상케이블카 등 다채로운 체험 시설도 즐길 수 있다. 밤이면 진도대교와 울돌목의 경관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야경을 연출한다.
우주를 향한 꿈이 피어나는 고흥의 하늘
샛노랗게 무르익은 이맘때의 유자를 닮은 거금대교. 파란 바다에 금빛으로 넘실대는 거금대교는 소록도와 거금도를 잇는 다리다. 1층은 보행자와 자전거 도로, 2층은 차도로 구분된 복층 교량으로 바다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스릴 넘치는 트릭아트는 덤이다.
일몰 즈음 고흥우주천문과학관에 올라서면 다도해 위로 황홀한 노을이 펼쳐진다. 어둠이 내리면 선명한 달과 은하수도 관측할 수 있다.
가을이 드리운 팔영산에는 언제나 푸른 팔영산 편백 치유의 숲이 있다. 천혜의 자연경관과 전국 최대 규모의 편백숲을 보유했다. 화창한 가을하늘 아래 피톤치드 가득한 공기를 마시며 잠시 쉬어 가보길. 황톳길 위를 맨발로 걸으며 자연과 하나 되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