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담양, 미식과 힐링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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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탱한 면발이 특색 있는 담양 국수
따뜻한 햇살 맞으며 죽녹원과 메타세콰이아길 산책
전남 담양의 대표 명소, 죽녹원의 봄은 더 아름답다.
바람이 부는 방향에 따라 휘청거리는 푸른 산등성이를 보면서 죽녹원에 다다랐다는 걸 깨달았다. 이곳은 담양군이 성인산 일대에 조성해 2003년 5월 개원한 대나무 정원으로, 약 16만㎡의 울창한 대숲이다. 매표소를 지나자마자 곧장 샛초록의 대나무 숲이 바람과 넘실대고,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며 서로 부대끼고 있었다.
나무 길을 따라 난 산책로는 총 2.2km. 운수대통길, 죽마고우길, 철학자의 길 같은 여러 키워드로 조성된 산책길이 있으며 전망대와 갤러리도 있다. 마침 봄비가 한창인데 나무 숲이라 비에 덜 젖을 것 같아 우산을 잠시 접어두고 30여 분 동안 천천히 산책을 했다.
긴 대나무가 어찌나 빼곡하게 들어섰는지 하늘을 올려다보면 삥 둘러싼 대나무 사이에 홀로 서 있는 기분이 들었다. 봄비와 땅, 대나무의 숲 냄새가 한데 어우러지면서 아주 강력한 음이온과 피톤치드를 제대로 체득한 기분이다.

담양가면 꼭 들러야 할 담양 국수거리
죽녹원을 나와 관방천에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면 담양의 국수거리를 만날 수 있다. 이곳은 50여 년 전 시장이 북적이던 장소로 사람들의 요깃거리를 위한 국수가게가 하나둘 생겨난 것이 국수거리의 시작이라고 한다. 지금은 비록 시장이 사라지고 국숫집들만 남았지만 쭉 늘어선 국수거리의 풍경이 나쁘지만은 않다.국수거리의 맛집을 두고 다들 의견이 분분하나 사실 어느 가게에 들어가서 먹더라도 구수하고 담백한 멸치육수와 매콤새콤한 비빔국수의 맛은 큰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기존에 알던 국수와 다른 점은 소면보다 살짝 굵은 면발로 국수를 만든다는 것이다.
게다가 기름진 부침개와 댓잎 물에 삶았다는 약계란은 국수와 함께 먹어봐야 할 메뉴다. 무척이나 아쉽게도 날씨 탓에 관방천을 바라보며 평상에서 국수를 먹진 못했으나, 뜨끈한 육수로 속을 달랬다.

관방제림과 메타세콰이아길 산책이 주는 재미
담양에는 산책할만 한 곳이 많다.관방제는 관방천에 있는 제방을 뜻한다. 위치는 담양국수거리의 대각선 맞은편이자, 죽녹원 입구와 나란한 관방천을 따라 오르면 꽤나 가깝다.
총 길이 6km에 이르는 관방제가 유명한 이유는 약 2km에 걸친 거대한 풍치림 때문이다. 사실상 이 자연경관을 보존하기 위해 심은 풍치림을 관방제림이라고 부르는데 이 면적이 4만9228㎡에 다다를 뿐만 아니라 여기에 심긴 나무의 추정 수령이 족히 300~400년에 달한다.
그런 엄청난 나무들이 빼곡히 자리를 잡고 있으니 그야말로 절경이 따로 없다. 그래서 관방제림은 1991년 11월 27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으며 담양을 대표하는 곳이다.
3월에 찾은 관방제림은 아직 싹이 오르기 전. 그래도 촉촉이 젖은 나무와 나무 아래 올라오는 초록을 보며 짙푸른 관방제림의 풍광을 상상했다.

이후 이 길 바로 옆에 새롭게 국도가 뚫리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변모했다. 현재 가로수의 길이는 8.5km로 길을 사이에 두고 10~20m의 메타세쿼이아가 나란히 서 있다. 메타세쿼이아길은 다른 곳에서도 본 적이 있으나 그 길의 원조가 바로 여기다.

그럼에도 대나무 통에 케이크를 만들었다는 것과 담양에서 나고 자란 댓잎을 이용해 대나무 우유, 댓잎차 등 다양하고 특색 있는 아이디어로 담양을 대표하는 디저트를 개발했다는 것이 놀랍다. 이런 독창성을 인정받아 담양제과의 상품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수상 경력도 있다.

‘담양떡갈비’를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정말 수십 개의 식당이 앞다투어 나오지만 담양에서는 이곳 신식당이 가장 오랜 세월 떡갈비를 고수한 집이다. 과거 신식당은 화로에 떡갈비를 구워 상에 냈으나 요즘에는 참나무나 대나무 숯으로 구워 낸다고.

시간이 조금 남는다면 담양에서 들러보길 추천하는 곳이 있다. 해동문화예술촌과 담빛 예술창고다.
★ 해동문화예술촌

→ 전남 담양군 담양읍 지침1길 6
담빛예술창고

벽면을 가둑 채운 대나무 파이프오르간을 연주하는 시간 동안에는 음악 감상을 방해하지 않기 이해 음료를 팔지 않으니 알아둘 것.
→ 전남 담양군 담양읍 객사7길 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