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하면 많은 이가 ‘맛의 도시’라는 수식어를 떠올린다. 인근 산과 들, 바다에서 공수한 풍부한 식재료에 남도 특유의 손맛을 더하고, 넉넉한 인심까지 보탰으니 당연한 결과인지 모른다. 이를 증명하듯, 광주 동구에서는 소박한 분식집에서 김밥만 주문해도 맛이 예사롭지 않은 반찬이 몇 가지나 나오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카페의 커피와 디저트의 맛 또한 남다르다. 이를 직접 경험해보고 싶다면 트렌디한 숍이 모여 있는 동명동 카페거리로 향하자. 콘셉트도, 메뉴도 확실한 개성을 자랑하는 카페가 즐비하다. 에스프레소, 차, 베이커리까지 비주얼이면 비주얼, 맛이면 맛- 모두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니, 카페 투어만으로도 하루가 금세 간다.
동명동에서 만날 수 있는 개성 넘치는 음료들./사진=지다영
동명동에서 만날 수 있는 개성 넘치는 음료들./사진=지다영
거리 곳곳의 분위기 있는 카페./사진=지다영
거리 곳곳의 분위기 있는 카페./사진=지다영
여행 필수 방문 스폿, 여행자의 zip./사진=지다영
여행 필수 방문 스폿, 여행자의 zip./사진=지다영
선택지가 많아 고민될 때는 믿을 만한 가이드를 찾아가자. 카페거리 중심에 위치한 ‘여행자의 zip’은 여행자를 위한 복합문화공간. 이곳에서는 광주와 동구를 표현한 귀여운 굿즈와 실용적인 가이드북은 물론, 스태프에게 ‘현지인 pick’ 맛집과 카페를 추천받을 수도 있다.
카페 홈타운 커피 스탠드./사진=지다영
카페 홈타운 커피 스탠드./사진=지다영
커피 향 은은한 동명동 카페거리./사진=지다영
커피 향 은은한 동명동 카페거리./사진=지다영

예향을 완성하는 명장의 손길

‘예향(藝鄕)’으로서의 광주를 느끼고 싶다면 예술의 거리를 찾아보자. 이곳은 중앙초등학교와 동부경찰서 사이 300m에 이르는 거리로 전시장, 표구점, 화방, 골동품 판매점, 소극장 등이 모여 있다. 지역 예술가들은 이곳을 중심으로 한국화, 서예 등 작품활동을 하며 남도 예술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곳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평생 예술의 길만을 걸으며 일가를 일궈온 전문가들이다.

동구에는 대한민국 명장, 광주광역시 명인, 동구 장인 등이 모인 ‘동구 명장·명인·장인협회’ 회원 3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미용, 한복 제작, 양복 제작, 화훼, 공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후배 양성은 물론 지역사회에 봉사하며 명인, 명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 이들 덕에 광주 동구에는 예술의 향기도 깊어가고 있다.
이미용 분야 대한민국 명장 ‘한울이미용실’ 김진숙 대표./사진=지다영
이미용 분야 대한민국 명장 ‘한울이미용실’ 김진숙 대표./사진=지다영
남성양복제조 분야 대한민국 명장 ‘전병원양복점’ 전병원 대표./사진=지다영
남성양복제조 분야 대한민국 명장 ‘전병원양복점’ 전병원 대표./사진=지다영
화훼 분야 대한민국 명장 ‘남영숙플라워앤아트’ 남영숙 대표./사진=지다영
화훼 분야 대한민국 명장 ‘남영숙플라워앤아트’ 남영숙 대표./사진=지다영

민주주의의 구심점에서

향긋한 커피를 음미하며, 흥미로운 장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동구를 둘레둘레 산책하다 보면 어느새 깨닫게 된다.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이 바로 소중한 역사의 현장이라는 것을. 만약 광주를 한 권의 책이라고 한다면 가장 맨 앞페이지에 놓일 5·18민주화운동의 중심지가 바로 광주 동구다. 옛 전남도청부터 상무관, 민주광장, 전일빌딩245까지 군부독재에 맞서 시민들이 치열한 항쟁을 벌인 현장이 동구 한가운데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
전일빌딩245의 전시 전경./사진=지다영
전일빌딩245의 전시 전경./사진=지다영
역사의 현장과 현대의 예술이 어우러진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사진=지다영
역사의 현장과 현대의 예술이 어우러진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사진=지다영
역사의 현장과 현대의 예술이 어우러진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사진=지다영
역사의 현장과 현대의 예술이 어우러진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사진=지다영
이들 유적은 과거를 넘어 미래 세대와 소통하고 미래 세대에게 이정표가 되어주고 있다. 최후의 항쟁지였던 옛 전남도청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으로, 헬기 사격의 증거를 생생히 전하고 있는 전일빌딩245는 당시 상황과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전시관으로 단장했다. 그날의 희생이 오늘의 평화를 만들었다는 당연한 사실이 새삼스럽게 마음 깊이 와닿는다.
헬기 사격의 생생한 증거를 간직하고 있는 전일빌딩245./사진=지다영
헬기 사격의 생생한 증거를 간직하고 있는 전일빌딩245./사진=지다영
헬기 사격의 생생한 증거를 간직하고 있는 전일빌딩245./사진=지다영
헬기 사격의 생생한 증거를 간직하고 있는 전일빌딩245./사진=지다영
추억의 충장축제
1970~1980년대 활기로 가득했던 충장로의 그때 그 현장이 되살아난다. 추억의 충장축제는 광주 시민들의 기억 속 충장로를 재현함으로써 세대 간 기억과 추억을 공유하는 축제의 한마당이다. 올해 축제는 스무 해 생일을 기념해 더욱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채워진다. 시민들의 삶 속에 깃든 충장로의 이야기를 모은 추억정원, 이동형 거리공연 ‘로드시어터 광주’ 등을 비롯해 다양한 즐길 거리가 펼쳐진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충장 퍼레이드. 광주광역시 13개 동 시민들이 동구의 13개 추억의 장면을 구현하는 퍼레이드는 놓치면 안 되는 볼거리다.
역사와 문화, 사람이 어우러진 광주 동구 골목 여행
동구 충장로·금남로·예술의 거리 일원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하늘마당·상상마당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5·18 민주광장과 이어지는 넓은 잔디마당. 버스킹이나 전시, 공연 등 다양한 야외 문화 프로그램이 열리는 명소다. 봄과 가을에는 광주 시민들이 소풍을 즐기기 위해 찾는 곳으로 인기가 높다. 특히 밤에는 색색의 조명과 미디어아트로 색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는데, 이를 한눈에 바라보기에 좋은 명당이기도 하다.
역사와 문화, 사람이 어우러진 광주 동구 골목 여행
동구 문화전당로 38


광주극장
1935년 문을 연 광주의 가장 오래된 극장이자, 현존 유일한 단일관이다. 일제강점기에는 일제의 검열 아래서도 창극단이나 판소리 등을 극화한 공연을 상연하며 항일정신을 이어갔다. 당시 일본 순사들이 극장 내 동태를 파악하기 위해 마련한 좌석이 지금도 남아 있다. 지금은 예술영화 전용관으로 한 달에 한 번은 아날로그 영사기를 이용하여 필름 영화를 상영한다.
역사와 문화, 사람이 어우러진 광주 동구 골목 여행
동구 충장로46번길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