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역은 그야말로 교통의 허브다. 수도권에서 남쪽으로 향할 때, 그리고 전라도와 경상도를 오가려면 반드시 대전역을 지나가야만 한다. 이런 이유로 매일 6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거쳐가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하루종일 붐빈다.

그렇기에 소제동의 풍경은 낯설게 느껴진다. 대전역 동쪽 출구에서 불과 500m가 채 떨어지지 않은 지역이지만, 흔한 편의점 하나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곳은 일제강점기에 철도 관사 40여 채가 들어서며 작은 천을 따라 마을이 형성되었다. 1920년대에 세워졌으니 100여 년의 세월을 간직한 건물이 골목 사이사이에 남아 있다.

더 이상 관사로 사용하지 않아 한동안 버려져 있던 건물에 카페가 하나둘씩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3년 전쯤. 대부분의 카페가 새 건물을 짓는 대신 오래된 관사의 외형을 그대로 살린 덕분에 대전 스타일의 레트로 골목으로 재탄생했다. 대전역과도 가까우니 이곳에서 커피 한 잔을 즐기며 소제동의 정취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대전 여기소제
대전 여기소제
여기소제

소제동의 감나무에서 영감을 받은 홍시 음료
대전 동구 대동천좌안5길 25
대전 화양연화
대전 화양연화
대전 화양연화
대전 화양연화
화양연화
수제 보늬밤이 듬뿍 들어간 고소한 라떼, 달달하고 고소한 수제 보늬밤 조림
대전 동구 수향길 103
대전 양갱갱갱
대전 양갱갱갱
양갱갱갱
색색의 양갱과 전통차의 만남
대전 동구 수향1길 12
대전 워커샵
대전 워커샵
워커샵
미국 빈티지 레스토랑에 들어온 듯한 공간
대전 동구 새둑길 180
대전 소제화실
대전 소제화실
소제화실
따끈한 와플 먹으며 스케치북에 나만의 그림 그리기
대전 동구 새둑길 154, 2층


소제화실은 소제동의 오랜 역사를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강기애 대표는 1972년부터 10년 동안 여관으로 운영했던 공간에 카페를 열었다. 30년 동안 사람의 출입이 없었던 곳이기에 깔끔히 단장했으나, 당시 건물의 구조와 소재는 최대한 살렸다.

좁은 복도를 따라 1인실의 작은 방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이 마치 시대극의 세트장에 들어온 듯한 기분을 준다. 벽에는 다양한 스케치가 붙어 있는데, 모두 이곳을 거쳐간 손님들이 직접 그린 작품이다.
대전 반오
대전 반오
반오는 2022년 11월에 문을 연 신상 카페지만, 이 자리에서 오랜 세월을 보낸 듯 소제동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창가 자리에 앉으면 천변 풍경이 액자 속 그림처럼 눈에 들어온다. 오리와 두루미 등 새들이 찾아와 노니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신정희 대표가 카페를 연 이유도 사람들이 이러한 장면을 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를 바라서였다. 카페 이름인 반오도 '한나절의 쉼'이라는 뜻이 담겼다.

“제가 예순이 넘었는데, 우리 세대 때는 쉼이라는 개념을 몰랐어요. 쉴새 없이 일하는 것만이 미덕이라고 배웠죠. 그런데 살다 보니 진정한 휴식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정 서적으로 메마르고 지친 요즘 같은 때는 더욱이요. 사람들이 카페에서 여유롭게 커피 한 잔을 즐기며 혼자 사색에 도 잠겨보고, 자신만의 세계로 떠나보는 여유를 가지는 공간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대전 여기소제
대전 여기소제
소제동에는 유난히 감나무가 많다. 카페 여기소제는 마을의 풍경을 음료에 담았다. 홍시청을 만들어 우유와 섞고, 위에 감말랭이를 얹은 소제홍시라테로 개발한 것. 골목의 정취가 입 안으로 느껴지는 듯하다. 작은 마당에 캠핑 의자를 설치해 둔 화양연화에서는 음료를 즐기며 소제동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