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의 봄을 물들이는 꽃축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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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의 1004개 섬은 봄마다 총천역색으로 빛난다. 꽃과 음악으로 가득한 신안의 봄 축제를 들여다 보자.임자도의 튤립축제
1004개 섬이 별처럼 바다 위를 수놓고 있는 신안.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예쁘다’는 시구처럼 각각의 섬에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깃들어 있기에 이들 섬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기대될 수밖에. 웅장한 위용을 뽐내는 임자대교를 건너는 길이 그렇다. 신안의 12번째 대교인 임자대교는 길이 5km 교량으로 지도와 임자도를 잇는다. 임자도는 풍요로운 섬이자 활기가 넘치는 섬이다. 철마다 고급 어종이 풍부해 미식가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해양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봄만큼은 다른 수식어는 잠시 뒤로 미뤄두고 튤립에 주목해야 한다. 매년 4월마다 튤립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14만㎥의 광활한 대지에 100만 송이 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백사장’인 12km 길이의 대광해변이 총천연색으로 물드는 장관은 길기만 했던 추위와 잿빛 계절의 기억을 저 멀리 사라지게 만든다. 자은도의 피아노축제
따스한 햇볕과 기분 좋은 봄바람이 콧노래를 불러일으키는 봄. 자은도에서는 계절의 향취를 음악으로 전한다. 곳곳에서 피아노 선율이 울려 퍼지는 피아노 축제가 열리기 때문. 축제 기간에 자은도는 그야말로 예술의 섬으로 변신한다. 1004섬뮤지엄파크를 중심으로, 섬 곳곳에 피아노가 설치되어 라이브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전문 피아니스트는 물론이고, 이들과 지역 주민의 협연, 관람객들의 연주도 가능하다. 특히 사전 심사를 통과한 104명의 피아니스트가 함께 곡을 연주하는 ‘100+4 피아노 오케스트라 연주회’는 자은도에서만 볼 수 있는 명장면. 백사장에 설치된 피아노를 통해 바다를 바라보면서 감상하는 음악은 남다른 봄의 낭만을 선사할 것이다. ‘봄노래’ 하면 ‘벚꽃엔딩’만을 떠올렸던 이들이라면, 이번 봄에는 자은도에서의 피아노 연주를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해보는 것은 어떨까. 지도·선도의 수선화 축제
축제는 다른 섬에서도 이어진다. 봄이면 샛노란 수선화로 노랗게 물드는 지도와 선도에서는 ‘나의 사랑, 수선화’를 주제로 수선화 축제가 열린다. 선도에는 13.4㏊의 면적에 아클, 핌퍼넬 등 17종의 수선화 200만 송이가 화사하게 피어나 장관을 이룬다. 섬이 그야말로 ‘수선화의 섬’이 되기까지는 한 사람의 노력이 있었다. ‘수선화 여인’이라고 불리는 현복순 할머니가 그 주인공. 30년 전 지도읍 선도리에 정착한 할머니가 집 주변에 하나둘씩 수선화를 심으며 어느새 선도가 노란 수선화 정원으로 꾸며지기 시작한 것. 덕분에 신안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섬 선도는 봄의 주인공으로 주목받게 됐다.
한겨울 애기동백나무 2만 그루가 숲길을 붉게 물들였던 압해도의 1004섬 분재정원도 봄을 맞아 새로 단장한다. 4월에는 땅속줄기의 모양이 새우를 닮은 새우난 30만 송이를 만날 수 있다. 정교한 모양새와 색채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치 미술관의 조각 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