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자수 그늘 아래 누워 - 팔라완 호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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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 비치를 향해 누울 듯 뻗어있는 야자수, 금빛 해변의 선베드에는 태양 빛을 사랑하는 것이 분명한 누군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한국을 떠나왔음에도 한국에서 해야 할 일 생각으로 분주했던 나를 돌아봤다. 여기는 팔라완. 계획 없이 하루를 보내도 태양 빛은 충만하고, 어디든 쉴만한 그늘을 찾을 수 있다.세부나 보라카이에 비한다면 한국인에게 미지의 섬과도 다름없는 팔라완은 제주도의 8배 크기, 면적 1만4896km²로 필리핀에서 다섯 번째로 크다. 주도는 푸에르토 프린세사로 국제공항과 함께 대표적인 생태 관광지인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강 국립공원, 사방 맹그로브 숲이 자리한다. 휴양과 탐험을 동시에 즐기고 싶다면 이들 생태 관광지와 인접한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팔라완 푸에르토 프린세사가 제격일 것이다. 투숙객은 공항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한 시티 라운지에서 간단한 다과를 즐기거나 급한 업무 등을 처리할 수도 있다. 공항에서 호텔까지는 약 90분 거리로 꽤 긴 시간이 걸리는 데 대한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다.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팔라완에서 기자가 제일 반한 장면은 건축물의 파사드다. 건물과 건물 사이에 중정이 있어 담백과 여백의 미를 전하는 것처럼, 호텔의 파사드는 양쪽 객실 사이로 야외 수영장이 중정처럼 담겨 있다. 푸른 중정 너머로는 동중국해로 이어지는 사방 비치다. 총 168개의 객실도 매력적이다. 물놀이를 즐긴다면 무조건 객실은 1층을 선택할 것. 너른 창문을 문처럼 사용해 바로 야외 수영장으로 ‘첨벙’ 할 수 있다. 2층 객실에도 테라스가 나 있어 창문만 열면 ‘내가 있는 곳이 휴양지임을’ 매 순간 실감하게 된다. 1367㎡(약 413평)에 달하는 수영장 가운데는 물놀이를 하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는 풀 바가 자리한다. 팔라완에서만 선보이는 로컬 맥주부터 다양한 종류의 산미구엘 맥주, 믹솔로지스트가 제조한 칵테일까지, 지는 해와 함께 놓칠 수 없는 묘미다. 하룻밤을 보내고 이틀 차가 되니 사방 비치에 누워 시간을 보낸 여행객의 마음을 알 것만 같다. 여유란 호텔 냉장고의 생수 아닌가. 언제든 차갑게 준비되어 있으나 꺼내 마시지 않아 갈증을 느끼며 괴로워한다. 자연 속에, 자연의 색들과 함께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팔라완에서 보낸 이틀, 그 이상의 여유를 선물 받았다. 동굴, 숲을 지나서 가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지하강 탐험 사방 비치와 이어지는 선착장에서 뱃길 따라 십 여분을 나아가면 경이로운 자연환경을 품은 지하강(Puerto Princesa Subterranean River National Park)을 만나게 된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배를 타고 들어갈 수 있는 지하강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길다. 지금까지 발굴된 총 길이는 8.2km로 더 늘어날 수도 있는 것이다. 헬멧과 구명조끼를 착용한 관람객들은 보트에 몸을 싣고 지하강을 약 1시간 가량 탐방하게 된다. 깜깜한 석회동굴에서 의지할 것은 안전요원이 켠 손전등 하나다. 2000만 년에 걸쳐 형성된 자하강의 주인은 인간이 아닌 박쥐. 고유한 자연환경과 생태서식지를 지키고,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 인위적인 불빛도, 대화도 잠시 멈추는 것이 좋다. 한국어 지원이 되는 오디오 가이드는 적재적소에서 꼼꼼하고 친절한 설명을 덧붙여 여정을 더욱 유쾌하게 이끈다. 살아 움직이는 듯한 종유석과 석회는 시선을 압도하고, 생김에 따라 인간이 붙인 이름은 기가막히게 어울린다. 지하강 투어를 마치고 해안선을 따라 조금 더 이동하면 육지와 강, 바다 사이에서 고유한 생태계를 유지하는 맹그로브 숲으로 이어진다. 패들 보트에 몸을 싣고 조용히 수면 위를 흐른다. 이름 모를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고요함을 메우고, 마치 바다생물처럼 보이는 맹그로브 뿌리는 수면 밖으로 살아 움직일 듯 꿈틀거린다. 맹그로브의 뿌리는 염분을 처리하며 땅 위로 솟아난 뿌리는 산소를 흡수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지하강과 멀지 않은 해안에 거대한 맹그로브 숲이 존재하는 이유다. 가이드가 저기 물뱀이 있다고 손짓한다. 오늘도 찾아온 손님이 특별한 방해가 되지 않게, 잠시 눈을 맞추고 하늘 지붕을 쳐다본다. 쪽빛 이국의 하늘이 아름답다.
Memorable Palawan
'먹고 추억하라' 사방 비치를 바라보며 올데이 다이닝을 즐길 수 있는 에볼루션은 휴양지에서 상상할 수 있는 레스토랑 모습 그대로다. 라이브 키친의 모든 직원은 자신의 가족을 대하듯 정겹고, 그 안에서 세팅되는 음식은 하나같이 신선한고 정성 가득하다.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팔라완 푸에르토 프린세사와 지역 커뮤니티가 서로 상생해 투숙객 또한 유의미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허브 농장 ‘세리디안 팜(Sheridan Farm)’을 방문해 필리핀 농촌 사회를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기회를 갖는다. 필리피노도 한국인만큼 빙수에 진심이다. 빈 코코넛 속에 간 얼음과 과일, 젤리를 듬뿍 넣어 먹는 이 음식의 이름은 ‘할로 할로’. 할로는 필리핀어로 Mix를 뜻한다고. (공항 안의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에서 귀여운 버전의 할로할로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