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로운 공간·넉넉한 인심 돋보여" 일본항공 비즈니스 클래스 탑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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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하네다 노선 비즈니스 클래스 '스카이 스위트 3' 체험
-장거리 노선 전용기 '보잉 787-9' 도입으로 여유로운 공간
-장거리 노선 전용기 '보잉 787-9' 도입으로 여유로운 공간
진정한 여행은 비행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창가든 복도든 취향에 맞는 자리를 지정하고, 신중하게 고른 기내식을 맛보며 영화를 감상하는 시간은 여행의 설렘을 두 배로 만든다.
그러나 이런 즐거움은 단거리 비행에서만큼은 예외인 것으로 취급되곤 했다. 단거리 노선에는 중·장거리 노선과 비교해 기체가 작은 항공기를 투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옆 승객과 무릎이 닿을 듯 붙어 앉아야 하는 답답함도 비행시간이 짧다는 것을 위안 삼으며 견디곤 했다.
도쿄로 향하는 여정에 일본항공을 선택한 것은 이러한 배경에서다. 기자는 항공사별 운항 일정을 꿰고, 마음에 드는 기종의 일정에 여행 스케줄을 맞추는 '항공 덕후'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일본항공이 올해부터 도쿄-하네다 노선에 도입한 '보잉 787-9 드림라이너' 기종은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 기종은 보통 유럽·미주 노선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 중장거리 전용 기종으로, 아시아 노선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일본항공은 코로나19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난 한국인의 일본 여행 수요를 반영해 대형 항공기를 도입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비즈니스 클래스. 일본항공은 보잉 787-9 기종에 '스카이 스위트 3'이라는 새로운 설계를 도입해 한층 프라이빗하고 여유로운 비행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도쿄로 떠나는 출장길에 새로운 비즈니스 클래스를 직접 체험해봤다. 비행기에 탑승해 비즈니스 클래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넓다'는 것. 한 줄에 4개의 좌석이 설치되어 앉기 전에도 공간이 여유롭다는 느낌을 준다. 일반적으로 한 줄에 6개의 좌석을 배치하는 다른 항공사들과는 확실히 차별되는 부분이다.
자리에 앉으니 여유로운 공간이 더욱 실감 난다. 뒤로 완전히 젖혀지는 풀 플랫 시트와 다리를 쭉 뻗어도 편안하게 받쳐주는 레그룸이 있다. 좌석을 사선으로 배치하고, 높은 파티션을 갖춰서 다른 좌석과 완전히 분리된 공간에서 프라이빗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용한 항공편의 비즈니스석이 거의 만석이었음에도 오르고 내릴 때를 제외하고는 다른 승객과 마주치지 않은 것도 이러한 이유다. 덕분에 전용기를 탄 듯 조용히 비행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유용했던 것은 바로 테이블. 기내식을 먹을 때 펼치는 접이식 테이블과 별개로, 창문 아래에도 별도의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기내에서 노트북으로 일을 하거나 책을 읽곤 하는데, 기내식을 먹을 때면 짐을 둘 데가 없어 끌어안고 밥을 먹느라 번거로운 경우가 많았다. 이 한 뼘의 테이블은 이륙, 착륙 때와 식사 때 소지품을 보관할 수 있어 매우 유용했다. 줄어든 좌석만큼 늘어난 여유 공간의 효과를 톡톡히 누린 셈이다.
이러한 넉넉한 공간은 이코노미 클래스에서도 누릴 수 있다. 같은 기종을 운항하는 다른 항공사의 경우 '3-3-3' 방식으로 한 줄에 9개 좌석을 설치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일본항공은 '2-4-2' 방식으로 8개 좌석을 배치해 승객 1명에 좀 더 여유로운 공간이 주어진다. 기내식 역시 비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비행시간이 짧은 만큼, 코스 형식이 아닌 한상차림으로 제공된다. 메뉴는 일본의 파인다이닝 셰프들이 개발한 것으로, 매달 새로운 구성으로 선보인다. 도쿄로 향하는 길에는 채소 프리타타를 메인 디쉬로 한 양식이,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는 모둠 초밥을 중심으로 한 일식이 제공됐다.
출장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 가벼운 마음으로 공항으로 향했다. 수화물 무게에 대한 걱정을 덜었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쇼핑을 즐기다 보면 짐의 무게가 늘어나기 마련이다. '맥시멀리스트'를 자처하는 기자는 지난 도쿄 여행에서 늘어난 짐 때문에 난감했던 경험이 있다. 쓰타야 서점에서 구입한 여러 권의 책과 지인들에게 선물하겠다며 편의점에서 여러 개의 캔맥주를 구입했다가 수화물(23kg) 기준을 넘기고 만 것. 이를 공항에서 확인하고 현장에서 무게를 줄이려고 해봤지만, 액체류는 부칠 수밖에 없어 결국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했다.
이번 출장에서는 이러한 걱정을 덜 수 있었다. 일본항공의 넉넉한 수화물 기준 덕분이다.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은 32kg 수하물을 최대 3개까지 무료로 부칠 수 있다. 이코노미 클래스 승객 에게도 23kg 수하물이 2개까지 허용된다. 다른 항공사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넉넉한 기준이다. 이와 별도로 기내에 반입할 수 있는 수하물 역시 10kg까지 허용해 맥시멀리스트 승객도 여유롭게 쇼핑을 즐길 수 있다. 귀국길에는 평소보다 여유 시간을 두고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다. 앞서 일본항공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했던 이들의 후기에서 빠지지 않는 시설, 공항 라운지를 이용하기 위해서다.
일본항공은 하네다 국제공항에 전용 라운지인 사쿠라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탁 트인 활주로를 바라보며 여행의 여운을 곱씹을 수 있는 곳으로, 웬만한 뷔페 레스토랑 못지않게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음식과 음료를 진열해놓은 바(bar)가 세 곳으로 나뉘어 있을 정도. 간단한 요리와 주류를 제공한다는 점은 여타 라운지와 비슷하다. 그러나 생맥주, 사케, 위스키까지 일본 주류를 10여 종 구비해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는 것이 남다르다. 이곳의 명물은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비프 카레다. 소고기를 듬뿍 넣고 끓여낸 카레가 웬만한 전문점보다 맛있다고 해서 '카레 맛집'이라고 소문이 났을 정도. 실제로 라운지에서 국적을 불문한 이들이 줄을 서서 카레를 가져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과연 그 맛은? 오랜 시간 끓여 제대로 어우러진 카레와 소고기의 맛이 마치 노포에서 오래도록 끓인 곰탕을 연상케 했다. 흐물거릴 정도로 부드럽게 부서지는 큼직한 소고기가 아낌없이 들어가 있다는 것마저 노포의 넉넉한 인심을 떠오르게 했다.
어디에 앉을까?
가능하다면 출국·귀국편 모두 왼쪽 창가 자리를 사수하는 편이 좋다. 도쿄로 향하는 길에는 착륙 30분 전쯤 창으로 후지산을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다. 귀국편에는 이륙 직후 도쿄 도심의 풍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그래서 가격은?
비즈니스 클래스 요금은 100만 원 초반대로 합리적인 편이다. 이코노미 클래스의 요금이 50만 원대 후반~60만 원대 초반이다. 일반적으로 비즈니스 좌석의 가격이 2배 이상으로 측정된 것을 생각해보면 마냥 비싸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즐거움은 단거리 비행에서만큼은 예외인 것으로 취급되곤 했다. 단거리 노선에는 중·장거리 노선과 비교해 기체가 작은 항공기를 투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옆 승객과 무릎이 닿을 듯 붙어 앉아야 하는 답답함도 비행시간이 짧다는 것을 위안 삼으며 견디곤 했다.
도쿄로 향하는 여정에 일본항공을 선택한 것은 이러한 배경에서다. 기자는 항공사별 운항 일정을 꿰고, 마음에 드는 기종의 일정에 여행 스케줄을 맞추는 '항공 덕후'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일본항공이 올해부터 도쿄-하네다 노선에 도입한 '보잉 787-9 드림라이너' 기종은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 기종은 보통 유럽·미주 노선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 중장거리 전용 기종으로, 아시아 노선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일본항공은 코로나19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난 한국인의 일본 여행 수요를 반영해 대형 항공기를 도입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비즈니스 클래스. 일본항공은 보잉 787-9 기종에 '스카이 스위트 3'이라는 새로운 설계를 도입해 한층 프라이빗하고 여유로운 비행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도쿄로 떠나는 출장길에 새로운 비즈니스 클래스를 직접 체험해봤다. 비행기에 탑승해 비즈니스 클래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넓다'는 것. 한 줄에 4개의 좌석이 설치되어 앉기 전에도 공간이 여유롭다는 느낌을 준다. 일반적으로 한 줄에 6개의 좌석을 배치하는 다른 항공사들과는 확실히 차별되는 부분이다.
자리에 앉으니 여유로운 공간이 더욱 실감 난다. 뒤로 완전히 젖혀지는 풀 플랫 시트와 다리를 쭉 뻗어도 편안하게 받쳐주는 레그룸이 있다. 좌석을 사선으로 배치하고, 높은 파티션을 갖춰서 다른 좌석과 완전히 분리된 공간에서 프라이빗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용한 항공편의 비즈니스석이 거의 만석이었음에도 오르고 내릴 때를 제외하고는 다른 승객과 마주치지 않은 것도 이러한 이유다. 덕분에 전용기를 탄 듯 조용히 비행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유용했던 것은 바로 테이블. 기내식을 먹을 때 펼치는 접이식 테이블과 별개로, 창문 아래에도 별도의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기내에서 노트북으로 일을 하거나 책을 읽곤 하는데, 기내식을 먹을 때면 짐을 둘 데가 없어 끌어안고 밥을 먹느라 번거로운 경우가 많았다. 이 한 뼘의 테이블은 이륙, 착륙 때와 식사 때 소지품을 보관할 수 있어 매우 유용했다. 줄어든 좌석만큼 늘어난 여유 공간의 효과를 톡톡히 누린 셈이다.
이러한 넉넉한 공간은 이코노미 클래스에서도 누릴 수 있다. 같은 기종을 운항하는 다른 항공사의 경우 '3-3-3' 방식으로 한 줄에 9개 좌석을 설치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일본항공은 '2-4-2' 방식으로 8개 좌석을 배치해 승객 1명에 좀 더 여유로운 공간이 주어진다. 기내식 역시 비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비행시간이 짧은 만큼, 코스 형식이 아닌 한상차림으로 제공된다. 메뉴는 일본의 파인다이닝 셰프들이 개발한 것으로, 매달 새로운 구성으로 선보인다. 도쿄로 향하는 길에는 채소 프리타타를 메인 디쉬로 한 양식이,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는 모둠 초밥을 중심으로 한 일식이 제공됐다.
출장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 가벼운 마음으로 공항으로 향했다. 수화물 무게에 대한 걱정을 덜었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쇼핑을 즐기다 보면 짐의 무게가 늘어나기 마련이다. '맥시멀리스트'를 자처하는 기자는 지난 도쿄 여행에서 늘어난 짐 때문에 난감했던 경험이 있다. 쓰타야 서점에서 구입한 여러 권의 책과 지인들에게 선물하겠다며 편의점에서 여러 개의 캔맥주를 구입했다가 수화물(23kg) 기준을 넘기고 만 것. 이를 공항에서 확인하고 현장에서 무게를 줄이려고 해봤지만, 액체류는 부칠 수밖에 없어 결국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했다.
이번 출장에서는 이러한 걱정을 덜 수 있었다. 일본항공의 넉넉한 수화물 기준 덕분이다.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은 32kg 수하물을 최대 3개까지 무료로 부칠 수 있다. 이코노미 클래스 승객 에게도 23kg 수하물이 2개까지 허용된다. 다른 항공사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넉넉한 기준이다. 이와 별도로 기내에 반입할 수 있는 수하물 역시 10kg까지 허용해 맥시멀리스트 승객도 여유롭게 쇼핑을 즐길 수 있다. 귀국길에는 평소보다 여유 시간을 두고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다. 앞서 일본항공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했던 이들의 후기에서 빠지지 않는 시설, 공항 라운지를 이용하기 위해서다.
일본항공은 하네다 국제공항에 전용 라운지인 사쿠라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탁 트인 활주로를 바라보며 여행의 여운을 곱씹을 수 있는 곳으로, 웬만한 뷔페 레스토랑 못지않게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음식과 음료를 진열해놓은 바(bar)가 세 곳으로 나뉘어 있을 정도. 간단한 요리와 주류를 제공한다는 점은 여타 라운지와 비슷하다. 그러나 생맥주, 사케, 위스키까지 일본 주류를 10여 종 구비해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는 것이 남다르다. 이곳의 명물은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비프 카레다. 소고기를 듬뿍 넣고 끓여낸 카레가 웬만한 전문점보다 맛있다고 해서 '카레 맛집'이라고 소문이 났을 정도. 실제로 라운지에서 국적을 불문한 이들이 줄을 서서 카레를 가져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과연 그 맛은? 오랜 시간 끓여 제대로 어우러진 카레와 소고기의 맛이 마치 노포에서 오래도록 끓인 곰탕을 연상케 했다. 흐물거릴 정도로 부드럽게 부서지는 큼직한 소고기가 아낌없이 들어가 있다는 것마저 노포의 넉넉한 인심을 떠오르게 했다.
어디에 앉을까?
가능하다면 출국·귀국편 모두 왼쪽 창가 자리를 사수하는 편이 좋다. 도쿄로 향하는 길에는 착륙 30분 전쯤 창으로 후지산을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다. 귀국편에는 이륙 직후 도쿄 도심의 풍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그래서 가격은?
비즈니스 클래스 요금은 100만 원 초반대로 합리적인 편이다. 이코노미 클래스의 요금이 50만 원대 후반~60만 원대 초반이다. 일반적으로 비즈니스 좌석의 가격이 2배 이상으로 측정된 것을 생각해보면 마냥 비싸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