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깅스 입고 퇴근하기 민망했는데…" 직장인들에 인기 폭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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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개관한 서울 여의나루역 '러닝 스테이션'
락커·탈의실 갖춰…'퇴근길 러너' 사이서 입소문
무동력 '트레드밀'서 자세 교정도 받아
"러닝 문화 겨냥하며 여의도 색다른 면 부각"
락커·탈의실 갖춰…'퇴근길 러너' 사이서 입소문
무동력 '트레드밀'서 자세 교정도 받아
"러닝 문화 겨냥하며 여의도 색다른 면 부각"
![10일 여의도 한강공원을 뛰고 있는 한 러닝 크루 / 사진=성진우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406/01.36999374.1.jpg)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 증권사에 다니는 20대 직장인 강민선(가명)씨는 자신의 가방을 보관함에 넣으며 이같이 말했다. 강씨는 직장 동료와 거의 매일 여의도 한강공원을 뛰는 이른바 '퇴근길 러너(Runner)'다. 전에는 회사나 지하철 화장실에서 불편하게 옷을 갈아입었다는 그는 최근 달리기 전 반드시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을 찾는다. 물품 보관함, 탈의실 등을 갖춘 '러너 스테이션'에 들리기 위해서다.
강씨는 "여의나루역이 한강과 바로 인접해있다는 점에서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며 "러너 스테이션에서 옷을 갈아입으면 운동복으로 도심을 다니지 않아도 돼 덜 민망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좀 피곤해서 여의도 공원을 도는 코스로 뛰려고 한다"며 직장 동료와 함께 서둘러 2번 출구로 발걸음을 옮겼다.
퇴근길 러너들의 성지, '러너 스테이션' 직접 가보니
지난달 21일 여의나루역에 문을 연 러너 스테이션은 서울시가 지하철 내 유휴공간을 시민 문화공간으로 바꾸는 '펀스테이션'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공간 조성에 26억5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현재 역내 2개 층(B1~M1층) 일부 공간을 사용 중이다.![서울 여의나루역 '러너 스테이션' / 사진=성진우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406/01.36999255.1.jpg)
러너 스테이션 관계자는 "시설은 상시 개방돼있고, 오후 4시부터 8시30분까지 관리자가 상주한다"며 "아직 정확하게 집계된 것은 아니지만, 하루 평균 130~140여명이 찾고 보관함 사용도 100건 이상이다. 개관 직후부터 방문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러너 스테이션에 설치된 물품 보관함과 탈의실 / 사진=성진우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406/01.36999323.1.jpg)
러너들에게 입구 옆 기둥에 설치된 '러닝코스 랭킹 보드'도 운동을 끝낸 후 꼭 들려야 하는 곳이다. 코스 모양이 고구마 모양이라 '여의도 고구마 코스'로 불리는 한강공원 둘레길 8.4㎞를 달리면 크루와 개인의 랭킹과 기록이 등재되기 때문이다. '런플' 어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아 활성화하면 누구나 이곳에 자신의 이름을 올릴 수 있다.
![10일 서울 여의나루역 '러너 스테이션' 내 설치된 트레드밀을 이용중인 시민들 / 사진=성진우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406/01.36999243.1.jpg)
서울시 관계자는 "러너들이 자신의 SNS에 러너 스테이션 곳곳에서 찍은 인증샷을 올리면서 더욱더 많은 이용자가 몰리고 있다"며 "도심지인 여의도가 '러닝'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현장의 소리를 듣고 다양한 러닝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러너 스테이션 외에도 올해 7호선 자양역과 2호선 뚝섬역, 6호선 신당역, 내년에는 2호선 시청역, 8호선 문정역 등 10곳에 각자 다른 펀스테이션을 개관할 예정이다. 자양역은 한강 변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 뚝섬역은 다목적 운동 공간으로 조성된다. 신당역에는 액티비티 스포츠를 중심으로 한 복합문화공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