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도 잠시 쉬어가는 섬, 부산 을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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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청소년생태센터, 오는 7월 부산 을숙도에 개관
생동하는 여름, 을숙도의 자연을 국립청소년생태센터와 거닐다
청정 자연을 품은 생태의 보고가 7월 문을 연다.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이 운영하는 7개 국립청소년시설 중 하나인 국립청소년생태센터다.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낙동강 하류 철새 도래지)로 지정된 부산 을숙도 북단에 위치해 때 묻지 않은 천혜의 자연은 물론, 다채로운 문화·체험 시설을 즐길 수 있다. 7월, 생명의 땅이 간직한 신비로운 풍경 속으로 떠나보자.
철새와 사람의 보금자리
부산 사하구 강어귀, 낙동강의 출구이자 남해의 입구가 되는 이곳에 푸른 섬 을숙도가 자리한다. 부산 하면 떠오르는 해운대나 광안리처럼 귀에 익은 관광지는 아니지만 철새들에겐 그 어느 곳보다 포근한 쉼터가 되어주는 공간이다.귀한 생명을 품은 이곳에 2024년 7월 국립청소년생태센터가 개관한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을숙도에서 청소년이 동식물의 생태를 쉽게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체험시설이다. 총 부지 면적 6만4710㎡(약 1만9500평), 건축 면적 5834㎡(약 1764평)에 달하는 규모로, 하루 124명이 머물 수 있는 숙박시설을 갖췄다. 개관 전임에도 국립청소년생태센터 인근의 공원에는 따뜻해진 햇살을 만끽하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을숙도에 들르게 된다면 한 번쯤 방문할 법한 입지와 시설을 두루 갖춘 덕이다.
가장 큰 장점은 ‘누구나’ ‘언제나’ 체험 가능한 생태센터라는 점. 청소년부터 일반시민, 사전예약부터 현장예약까지 다채로운 선택지로 접근성을 높였다. 운영센터 1층은 당일 체험 전용 공간으로 구성돼 지역민 누구나 함께하는 공익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 예정이다.
을숙도에 실려온 자연의 속삭임
새을(乙), 맑을숙(淑), 섬도(島). 새가 많고 물이 맑은 섬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을숙도는 사시사철 생동감이 넘쳤다. 하지만 농경지·쓰레기매립장 등이 들어서며 서서히 병들어갔고, 결국 1996년부터 16년간 대대적인 복원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복원된 을숙도는 다시 새들의 낙원이 됐다. 철새가 날아들고 생명이 움트기 시작했다. 을숙도에 조성된 낙동강하구에코센터, 탐방체험장, 야생동물치료센터 등에서 자연을 되살리기 위한 인간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국립청소년생태센터 역시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또 하나의 공간이다. 조류·곤충·식물 3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생태놀이·생태탐구·생태감성·생태실천 등 생태계를 이해하고 보호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센터 방문객은 통창으로 을숙도의 비경이 펼쳐지는 생활관에서 하루를 묵으며 자연을 느끼고, 미디어아트전시관·실험실 등 체험 공간에서 오감으로 생명을 배울 수 있다. 건물을 둘러싼 녹색 공간은 그 자체로 멋진 놀이터가 된다. 도심에서 쉬이 관찰할 수 없는 철새의 날갯짓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순간이다.
'부네치아'부터 감천문화마을까지
국립청소년생태센터가 자리한 부산 사하구 곳곳에는 시간을 내어 둘러봄직한 여행지가 산재해 있다. 낙동강 하구의 풍경을 제대로 눈에 담고 싶다면 아미산전망대로 향하자. 추천 방문시간대는 단연 해 질 무렵이다. 하늘과 바다를 서서히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낙조와 그 밑으로 도톰하게 솟아오른 모래톱이 장관을 이룬다. 일몰 하면 부산의 베네치아, 일명 ‘부네치아’로 불리는 장림포구를 빼놓을 수 없다. 포구를 따라 늘어선 작은 배와 알록달록한 건물이 마치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무라노섬을 닮았다고 해 부네치아라는 별칭을 갖게 됐다. 쉼터·카페는 물론, 이국적인 느낌을 물씬 풍기는 시계탑과 각종 포토존을 갖춰 SNS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곳이기도 하다. 저무는 노을로 반짝이는 바다와 하나둘 출항하는 배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감천문화마을 역시 꾸준히 사랑받는 사하구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다. 6·25전쟁 피란민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으로, 가파른 골목길을 따라 늘어선 아기자기한 주택 경관이 이곳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더한다.박소윤 한경매거진 기자 park.so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