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기념품] 내 손 안의 작은 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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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거제 도자기잔
거제를 가득 담아가세요
취재하며 이곳저곳을 떠돌다 보면 기념품·특산물에 자연스레 눈이 간다. 그런데 여행 선물을 고르는 일, 생각보다 쉽지 않다. 쓸모를 찾지 못해 방구석에 방치된 지인들의 선물이 문득 떠오른다. 내 선물도 누군가에겐 '예쁜 쓰레기'에 불과한 건 아닐까, 계산대 앞에서 망설이게 된다.다행히 거제에서는 이런 고민을 넣어둘 수 있었다. 거제의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긴 소품 숍 상점톡톡을 발견한 덕이다. 마그넷부터 생활잡화, 의류까지 다채로운 소품이 아담한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상점톡톡을 지키는 캐릭터는 귀여운 쇼핑백 톡톡이. 박솔이 상점톡톡 대표가 직접 디자인했다. 도시살이에 지쳐 귀향한 톡톡이가 거제의 자연을 통해 마음을 치유해 간다는 세계관이 재미있다. 몽돌쇠, 동백세자매, 유자씨, 바람의언덕 커플, 매미왕자, 대교삼형제 등 거제 관광지·상징물 등을 의인화한 친구 캐릭터가 함께한다. 소품 숍 인근에는 거제 대표 여행지인 매미성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2003년 태풍 매미로 2000㎡ 규모의 경작지를 잃은 백순삼 씨가 다음 태풍에 대비해 제방을 쌓기 시작한 것이 매미성의 시초다. 유럽 중세 성을 연상케 하는 이국적 자태로 사랑받고 있다.
안녕, 거제
고민 끝에 집어 든 기념품은 '안녕 거제 도자기잔'. 도자기를 비롯한 핸드메이드 굿즈, 각종 여행 굿즈를 제작하는 '쿠도'의 제품으로, 2022년 제25회 경남 관광기념품 금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그릇과 잔 모으기를 좋아하는 친구 집들이 선물로 딱이겠다 싶었다.작은 잔 안에는 캐릭터화한 거제의 몽돌이 자리하고 있다. 작은 눈코입에 무뚝뚝한 표정이 되레 웃음을 유발한다. 회색과 분홍색 몽돌 각 한 잔씩 캐리어에 태웠다. 도자기잔을 받자마자 '당장 써보자'는 친구의 재촉에 매실주를 살포시 따랐다. 알코올 위로 얼굴을 빼꼼 내민 몽돌의 깜찍함 덕에 술맛이 배가되는 듯했다. 잔과 캐릭터 사이에 음식물이 배지 않도록 유약으로 꼼꼼히 마무리한 세심함도 합격점. 다음 출장길에 한 쌍 더 업어와야지, 다짐해본다.
박소윤 한경매거진 기자 park.so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