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더 감수하라고요?"…억대 보상안에도 신뢰도 추락하는 여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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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티메프 사태 피해자"
"피해 지속, 계약 이행시 더 큰 손실 피하기 어려워"
여행업계 보상 대책 마련…여행산업 침체 우려
"피해 지속, 계약 이행시 더 큰 손실 피하기 어려워"
여행업계 보상 대책 마련…여행산업 침체 우려

최근 티몬과 위메프(티메프)의 판매자 정산금 지연 사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한 여행사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이번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여행업계가 자체 보상안을 담은 대책 발표에서 소비자들의 반응이 싸늘해서다. 여기에 정부가 여행계약 이행 협조를 당부하면서 사면초가에 빠진 모습이다.
여행업계는 "이번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피해자"라고 입을 모은다. 정산금을 받지 못한데다 출발일이 임박한 상품을 정상 출발시키며 추가 손실을 감수했다는 이유에서다. 또 보상안을 마련해 대응했지만, 이 역시 여행사가 책임을 떠안는 형국이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A 여행사 관계자는 "티메프를 통한 매출이 3~4%대로 큰 타격이 없다고 해도 비용적 측면에 대한 부담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라며 "미수금이 쌓여 있는데 추가로 이를 감당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C 여행사 관계자는 "이번 사태 대응을 두고 소비자들의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온전히 여행사가 책임을 떠안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D 여행사 관계자는 "각 여행사에서는 이미 피해가 지속되고 있지만 수수료를 부담하는 등 고객 중심의 대책을 세워왔다" 며 "이미 정상적으로 여행 계약을 이행해 피해를 본 상황임에도 계약 이행을 이어간다면 여행사들은 더 큰 손실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일괄 사용 불가 처리(강제 취소) 고객을 대상으로 티몬과 위메프로부터 환불받았더라도 야놀자 포인트를 지급한다"고 밝혔다. 다만 자발적 취소를 진행한 경우 해당 취소 환불은 티몬과 위메프를 통해 처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여행업계가 손실을 감수하고서도 각각 보상안을 내놓은 이유는 산업 전반에 걸친 수요 감축을 염려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장기간 침체됐던 여행업계가 올해 들어 여행 수요 급증으로 한숨 돌렸는데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악영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